“여자 직업으로는 선생님이 최고야.”
어렸을 때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말입니다. 자식을 선생님으로 만들고 싶은 엄마의 바람도 컸지만 장래직업으로 선생님을 추천한 건 엄마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내 인생은 내가 정해’라며 선생님과 거리가 먼 직업을 택했지만, 막상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니 가끔 ‘엄마 말 들을걸…’ 후회가 되곤 합니다. 출퇴근이 일정하고 방학이 있고, 육아휴직을 3년까지 쓸 수 있는 선생님은 ‘엄마’ 직업으로 최고, 맞습니다.
미국의 'Working mother'지는 매년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을 발표합니다.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기업이라면 학교 뿐이 생각나는 곳이 없는데, 100대 기업을 선정해서 발표할 수 있다니… 발표자체가 놀랍습니다.
대체 어떤 기업들이,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기에 선정되는 걸까 궁금했던 차에 LG경제연구소에서 발간한 ‘‘Working mom이 일하기 좋은 기업’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보고서를 접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Working mother’지의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은 육아휴직, 육아 지원, 유연 근무 제도, 여성 리더십 개발 등 총 4가지를 기준으로 선정된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 법으로 규정한 유급 육아휴직이 없어서 기업마다 자체적으로 육아휴직제도를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2013년 기준,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들은 모두 여성 육아휴직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유급 남성휴직제도를 실시하는 기업도 83%였으며 자녀를 입양했을 때도 유급 육아휴직이 있습니다.
육아휴직이야 우리나라에서는 법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니 부럽지 않지만 유연 근무 제도와 육아 지원은 우리나라와 차이점이 많았습니다.
아이를 베이비시터에게 맡기다 보면 가장 난감할 때가 베이비시터가 아플 때입니다. 아이를 맡길 곳을 급하게 찾을 수도 없고 회사에 갑자기 휴가를 내기도 애매합니다.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중 85개 기업은 ‘Backup Child Care’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필요할 때 하루 또는 일주일 단위로 급하게 보모를 신청하는 제도입니다. 직원의 요청이 있을 때 회사는 지정되어 있는 보모들 중 직원의 요구에 맞는 사람을 연결해 줍니다.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100대에 다니는 직원 중 78%는 유연근무제도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유연근무제도는 근무시간을 선택하거나 자녀 학교 방문 등으로 일찍 퇴근해야 하는 경우 다른 날에 그만큼의 업무시간을 보충하는 제도입니다.
또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모두는 리더십 개발 교육과 멘토링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100대 기업 중 60개 회사는 직원 본인 뿐만 아니라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여성 교용과 여성의 역량 개발 방법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네요. 부하 직원의 역량 개발은 상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랍니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로 맞벌이 부부의 증가를 들었습니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 남자들도 육아와 가사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환경은 여성 직원들이 많은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보통 어린 아이를 둔 30~40대 맞벌이 부부는 일과 가정 사이에 충돌이 많습니다. 아이가 어린 만큼 부모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회사에서도 경력이 10년 안팎이 되며 가장 많은 일을 담당하게 됩니다. 이들이 일과 가정 사이에 균형을 찾지 못하면 이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기업 입장에서는 큰 손해지요. 그래서 육아휴직 탄력근무제 등 ‘맞벌이 부부’를 배려한 정책들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아빠 육아휴직자가 슬슬 보입니다. 사회적으로는 ‘육아빠’가 대세이고요. 앞으로 20년, 30년 후 우리아이들이 엄마 아빠가 될 즈음이면 많은 변화가 있으려나요. 나중에 아빠가 된 웅이가 '엄마는 어떻게 나를 그렇게 키웠어'라며 놀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