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으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나는 PR
지금부터 소개할 3가지는 지난 7년간 현장에서 부딪히며 필자도 강화해온 홍보역량이다. ‘PR’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춰야 할 3가지. 과연 무엇일까?
홍보는 혼자 할 수 없다. 홍보의 모든 업무에는 사람이 들어있다.
인하우스 홍보팀은 본인이 소속된 홍보팀의 선후배 뿐만 아니라 내부 이슈 발굴 등을 위해 유관 부서와 끊임없이 협업한다. 홍보(PR) 대행사를 쓰는 경우 대행사의 우리 브랜드 담당자와 커뮤니케이션한다.
때로는 소비자와 대면/비대면으로 직접 대화하기도 하고, 어제까지 모르던 기자와 오늘 우연히 만나 마치 절친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즉, 늘 낯선 사람과 일로 끊임없이 엮이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해야 스트레스가 덜하다.. 회사와 관련된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만나 일을 논의하고, 필요하면 그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늘 반복한다.
당신이 화장품 회사의 마케팅 홍보팀이라고 가정해보자. 회사에서 수분크림 신제품을 출시해 론칭 날짜에 맞추어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마침 기자가 보도자료를 보고 기존 제품에서 무엇이 업그레이드 되었는지, 제품에 함유된 히알루론산 성분은 몇 % 더 증가한 것인지 등의 문의사항을 우리가 기용한 홍보대행사를 통해 물어본 상황이라고 생각해보자.
홍보팀인 내가 제품에 대한 모든 것을 알면 좋으련만. 일반적으로 보도자료는 관련 제품을 담당하는 부서에게 받은 상품 기술서와 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하므로 우리는 기자의 문의를 응대하기 위해 유관부서에 추가로 자료를 요청해야 한다. 정확한 Fact가 담긴 정보를 수령하고, 이를 바탕으로 홍보팀에서는 기자가 보기 좋게 자료를 정리한다. 자료 작성을 마치면 이를 우리 팀의 윗 사람들에게 컨펌을 받고, 최종본을 대행사에게 전달해 기자가 받아볼 수 있도록 한다.
이미 우리는 여기서 우리 팀 부장님 / 홍보대행사 AE / 유관 부서 – 총 3명과 소통했다. 이런 과정이 번거롭게 느껴지고 지친다면 아마 홍보일을 오래하기는 힘들 것이다.
홍보대행사의 AE도 마찬가지다. 내가 맡은 브랜드의 실무 담당자와 주로 소통하지만, 내가 주니어일 경우 대행사 내부의 윗분들에게 내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지 먼저 보고하고 확인 받는 과정을 거친다. 기자와의 커뮤니케이션도 마찬가지다. 기자에게 어떻게 소통할지 확인 받으면 그제서야 기자와 소통한다.
이 외에도 PR AE는 고객사가 요청한 PR서비스에 따라 실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수많은 사람들과 일한다. 고객사가 유가 기사 배포를 원하면 담당 업체에게 유가 배포를 요청한다. 고객사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진행 중이라면 수많은 유튜버, 블로거 등 인플루언서에게 메일 또는 전화로 직접 소통한다.
결국 우리는 사람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때문에 홍보담당자는 사람을 좋아하면 좋고, 그들과 비즈니스를 소통할 때 톤앤매너가 좋으면 상당히 일하기 쉬워진다. 대면/비대면으로 사람 만나는 것에 스트레스가 없고 그들과 신속하고 정확하게 소통할 자신이 있다면, 당신은 홍보를 할 자격이 충분하다.
홍보는 끝없는 공부의 과정이다.
우리 회사의 사업이 무엇인지, 우리 제품은 어떤 강점과 약점을 갖고 있는지, 회사가 속한 산업군의 동향이 어떤지 알아야 홍보담당자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회사와 회사의 제품 및 서비스, 산업군의 특징 등을 공부하는 가운데 정보를 수집하고 / 이해하고 /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결과물을 내는 과정이 홍보일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자료를 이해하고 해석한 뒤 콘텐츠를 만들 때에는 개인의 주관은 접어두어야 한다. 물론 광고 영상 등을 만들 때에는 창의력이 필요하지만, 보도자료나 리플렛 등을 만들 때는 철저히 FACT기반으로 움직여야 한다.
필자가 주니어일 때 일이다. 인터넷에서 자료를 서칭한 뒤 임의로 보도자료에 녹이는 실수를 범했고, 필자는 엄청 혼났다. 세계적인 논문이든, 기본적인 상식이든 우리 회사가 출처가 아닌 정보를 함부로 자료에 추가하면 해당 자료는 그야말로 ‘전혀 다른’ 자료가 된다. 만약 제한된 정보로 인해 보도자료 구성이 어려워 추가 서칭을 하고 싶다면, 인하우스는 유관 부서에, PR AE는 고객사에게 추가 자료를 요청한 뒤 해당 내용을 자료에 녹여야 한다.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특히 홍보대행사에서 비딩을 준비할 때 AE의 자료수집 역량은 빛을 발한다. 신규 고객사 수주는 RFP를 이해하고, RFP의 행간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후 업계 및 고객사에 대해 공부하고 그에 필요한 적절한 자료를 수집해서 고객이 딱 원하는 전략과 전술로 최적화된 홍보제안서를 만들면 비딩에서 승리할 수 있다.
광고 영역의 카피라이팅, 이미지, 영상광고 또한 결국 자료 수집과 해석, 콘텐츠화 영역의 한 범주로 볼 수 있다. 창의력은 자료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데서 나온다. 개인적으로 보도자료처럼 친절한 글 보다 단 1~2문장에 핵심을 녹이는 광고메시지를 만드는 작업은 참으로 숭고하다고 생각한다.
홍보 직무 키워드에서 {긴장, 공유, 선택, 판단, 그리고 설득력}은 빼놓을 수 없다.
돌발상황이나 위기 이슈는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른다. 하여 홍보담당자들은 늘 평온하지만 불편한 마음으로 긴장하며 미디어 모니터링을 진행한다. 우리 회사의 평판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그 자체로 안심한다. 무소식이 희소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어 온라인에서 부정 여론이 형성될 조짐이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어찌해야 할까? 당연히 위기상황임을 인지하고 신속한 공유와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 위기로 발전하기 전 작은 불씨부터 빠르게 없애는 것이 홍보 담당자의 중요한 업무다. 창구를 단일화하고, 이슈의 확산을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내부에서 합의된 적절한 해결책에 따라 이슈를 최소화해야 하는데, 언론홍보에서는 주로 기자를 설득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위기 상황이 아니더라도 평소 홍보담당자는 회사를 대표해 사람을 만나기에 늘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대면/비대면으로 소비자, 기자 등을 만나 소통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적절한 포커페이스, 평온한 감정 유지, 상황을 리드할 수 있는 신중한 말과 행동은 늘 갑옷처럼 붙어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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