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도우러 왔습니다, 휴먼

휴머노이드 로봇은 왜 만드는 걸까?

by 먀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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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에 팔다리가 생기면 어떨까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가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 Figure AI(피규어AI)에 5억 달러(한화 약 6,600억 원) 투자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에는 챗GPT로 로봇에 명령을 내리는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 로고 모양으로 블록을 옮겨달라는 명령을 따르는 로봇(왼쪽). 실제 로고(오른쪽).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이번 투자가 성사되면 피규어AI는 로봇 업계 최초의 유니콘 기업이 됩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왜 만드는 걸까요?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은 모든 업무에 적합하지는 않습니다. 거친 지형은 두 발보다는 네 발로 이동해야 효율적인 것처럼요. 하지만 인체를 중심으로 구축한 우리들 세상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형태는 단연 휴머노이드 로봇입니다.

상자를 집어 옮기는 휴머노이드 로봇. 출처: 앱트로닉

본격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대지진으로 인해 폭발한 원자력 발전소에 접근해야 했던 일본은 로봇 투입을 결심하는데요.


로봇은 계단을 내려가 문을 열고 밸브를 잠그는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업무를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계단은 내려가지만 문을 못 열거나, 문은 열지만 밸브를 못 잠그는 로봇뿐이었죠. 결국 가장 위험한 업무는 사람이 수행했습니다. 이후 로봇 업계에서는 'how precise(얼마나 정확한가)'에서 'how adaptable(얼마나 범용적인가)'이 중요해집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실조사팀이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를 검사하는 모습. 출처: Reuters

미국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인간 대신 위험한 환경에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2012년 DRC(DARPA Robotics Challenge)를 개최합니다. DRC는 general purpose(범용적 목적) 로봇 경진대회인데요.


차를 몰고 문을 열어 플러그를 꽂는 등, 여덟 개의 임무를 한 시간 안에 완수해야 통과입니다. 중간에 인터넷과 통신수단이 끊기면 AI를 이용해 로봇이 자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해야 하죠.

DRC 1등 로봇인 카이스트의 휴보(HUBO). 출처: IEEE Spectrum

2015년에 열린 결승전에서 1위를 차지한 로봇은 바로 대한민국의 카이스트가 개발한 휴보(HUBO)입니다! 휴보는 여덟 개의 임무를 44분 28초만에 정확히 완수했습니다.




DRC 결승으로부터 9년이 지났는데요. 지금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어떤 모습일까요?


Figure AI (피규어AI)


2022년에 설립해 벌써 유니콘 기업을 노리는 피규어AI를 보겠습니다.

피규어AI의 휴머노이드 로봇 Figure01. 커피 머신을 사용할 줄 안다(아래). 출처: 피규어AI
모델명: Figure01
키: 약 171cm
몸무게: 약 60kg
운반 가능 무게: 약 20kg
보행 속도: 약 4.3km/h
배터리 수명: 5시간

무척 반짝이고 날렵해 보이지요?


날렵한 로봇을 만들려면 생각보다 제약이 많습니다. 몸집이 작으려면 모터도 작아야 하는데, 모터가 작으면 힘이 약해 로봇을 움직이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가벼운 소재로 로봇을 만들면 이번에는 몸체가 약해집니다. 피규어AI의 CTO(최고 기술 경영자) 제리 프랫은 Figure01이 슬림한 몸 덕분에 다리가 서로 부딪히지 않아 보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고 합니다.

제리 프랫(Jerry Pratt, 왼쪽). 2015년 DRC 2등 기념사진(오른쪽). 출처: The Verge

제리는 앞서 언급한 DRC에 출전해 2등을 거머쥔 IHMC의 리더로, 20년이 넘는 휴머노이드 로봇 경력을 가진 업계 유명인사입니다. 피규어AI가 주목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죠.


Tesla (테슬라)


업계 유명인사라고 하면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를 빼먹을 수 없는데요.

모델명: Optimus - Gen2
키: 약 173cm
몸무게: 약 57kg
운반 가능 무게: 약 20kg
보행 속도: 약 8.0km/h
배터리 수명: 미제공

반짝이는 메탈 소재가 돋보이는 피규어AI의 로봇과는 사뭇 다른 테슬라의 옵티머스 2세대입니다. 날달걀을 깨트리지 않고 옮기는 손가락, 그리고 스쿼트를 해도 무너지지 않는 균형감각을 자랑합니다.


사람에게 쉬운 일은 로봇에게 어렵고, 로봇에게 쉬운 일은 사람에게 어렵습니다. '모라벡의 역설'인데요. 촉각을 느낄 수 없는 로봇은 20kg 박스를 옮기는 큰 힘보다 유리구슬을 집어드는 작은 힘을 조절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하지만 옵티머스 2세대는 열손가락 모두 촉각 센서가 있어 압력을 통해 적당한 힘을 가할 수 있죠.


게다가 신나게 춤도 출 수 있습니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옵티머스 2세대. 출처: 테슬라


Apptronik(앱트로닉)


빌게이츠가 직접 블로그에 언급한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 중 앱트로닉이 있습니다.

모델명: Apollo
키: 약 177cm
몸무게: 약 73kg
운반 가능 무게: 약 25kg
보행 속도: 미제공
배터리 수명: 4시간

<Robots for Humans(인간을 위한 로봇)>이라는 모토를 가진 회사인데요. CTO 겸 공동창업자인 NASA 출신의 닉 페인(Nick Paine)은 짜인 구조 안에서 작동하는 로봇이 아닌, 변수가 가득한 일상생활에 잘 적응하는 로봇을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우리가 다니는 길은 눈이 와 미끄러울 때도 있고, 치우지 않은 장애물로 방해를 받기도 하기 때문이죠.


인간의 반감을 사지 않기 위해 디자인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데요. 고개를 기울이는 각도, 미소 짓는 입의 위치 등을 모두 미세조정하여 친근한 이미지를 주고자 합니다.

다양한 고개 각도를 시험하는 자료 화면. 출처: 앱트로닉

고개를 꺾으니 무서워 보여 조정했다고 하는데요. 어떤가요? 정말 오른쪽이 좀 더 섬뜩한가요?




휴머노이드 로봇은 자세히 보면 아직 엉성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발전 속도에 주목해야 합니다.


카이스트의 휴보는 불과 9년 전 로봇입니다. 테슬라는 매년 기능이 향상된 로봇을 출시하고 있고, 피규어AI는 올해 안으로 BMW 공장에 로봇을 투입하고자 합니다. 오픈AI는 로봇만 있다면 갖다 붙일 수 있는 챗GPT 데이터와 기술이 있죠. 물론 로봇 회사를 살 수 있는 자본도 있습니다.


본격적인 로봇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올해는 흥미로운 로봇 소식을 자주 들고 올 것 같은 예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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