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발전을 누리는 '모두'는 누구인가
테슬라 전 AI 총책임자이자, ChatGPT를 만든 회사 OpenAI 초기 멤버였던 안드레 카파시의 글을 읽었습니다. 카파시는 기존 기술 확산은 위(기관)에서 아래(개인)로 퍼지는 흐름이었으나, Chat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의 경우 개인이 가장 먼저 접근이 생기며 오히려 기관보다 더 큰 수혜를 입고 있다고 말합니다.
LLM이 유독 개인에게 큰 수혜를 주는 이유에 대해 카파시는 LLM의 넓고 얕은 준전문성을 꼽습니다. 여러 방면에서 평균 이상은 하기 때문에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는 확장시키지만, 오류가 잦기 때문에 기관에서 믿고 아예 업무를 전담시키기에는 부담이 크지요.
이어, SF 소설가 윌리엄 깁슨이 한 말: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다만 고르게 퍼지지 않았을 뿐.
을 인용하며, '놀랍게도 이번엔 미래가 이미 와 있고, 충격적일 만큼 고르게 퍼져 있다'라고 말하는데요.
공감하며 글을 읽던 중, 키오스크 이용법을 몰라 눈물을 흘린 어르신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온라인 예매가 어려워 표를 구하지 못해 야구장을 서성이던 노년층 야구팬의 모습도요. 정말 미래는 모두에게 고르게 퍼져있는 걸까요?
우리가 정의한 '모두'는 누구일까요? 모든 소수를 포함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 특히 대한민국은 —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습니다. 떨어지는 출산율을 고려하면, 젊은 층이 소수이고 노년층이 다수인 사회는 머지않은 현실입니다. 언제, 누가 '모두'에 속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화면을 터치부터 해본다고 합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터치 기술이 있었던 아이들은 화면을 손으로 조작하는 게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생각과 상상의 범위가 다르지요. 글을 쓰면 그림과 영상을 만들어 주고, 사진 한 장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세상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는 어떤 것들이 '당연'할지, 저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그 아이들이 커서 제가 노년층이 되었을 때, 저는 그들의 세상에서 울지 않고 잘 버틸 수 있을지 물으신다면, 모르겠습니다.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해, 몇몇 팀에서 만 65세 이상이나 장애인 야구팬을 위한 오프라인 매표소를 운영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두세 시간씩 줄을 선 어르신들 표정은 무척 밝습니다.
변화하는 세상을 다양한 계층이 조금은 더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교육 제공이든, 시스템 개선이든 우리는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더 많은 '모두'가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우리만의 친목모임에서 벗어나 이웃과 동네 사람을 초대하는 잔치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