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이란 빈집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와 같은 것이 란다
< 지나간 일기를 들춰보며 >
작년 2월 초는 아내와 건강검진을 앞두고 준비를 하고 있던때다. 늘 내가 건강검진을 할 때가 되면 어머님생각이 난다. 그때 쓴 일기가 눈에 잡힌다.
어머님은 집안의 나쁜말이 바깥으로 나가는것에 무척 예민 하셨다. 아내가 처음 시집을 와서 우리 문화에 무척 낮설어 했다. 아내는 신혼초 내가 회사 다니면서 술을 마셔서 이런 저런 일이 있었다고 흉의 말을 할려고하면 어머니께서는
'어디 밖에 나가서 절대 이야기 하지말아라' 신신 당부를 하신다. 남들의 입방아에 무척 신경쓰신 분 이시다. 어릴적 38선 경계지역에서 살아오시던 삶으로 나중 그 이유를 알게 되었지만. 마음에 담다 병이 되셨다.
다행히 나는 어린나이에 집을떠나 유학을 하고 또 사회생활을 바로 제대로 접했고 결혼후 아내의 영향도 받아서 대충 넘길줄도 아는 우리집에서 보면 이단가가 되었다. 그런대도 아내의 눈에는 무척 답답한 눈치를 보는 사람으로 보였던지 늘 지적을 받았다.
그래서 살면서 늘 주관을 가지고 남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 할 말은 하며 살자고 다짐해왔었다.
지금은 어떤가 많이 나아졌는가?
있는 그대로 말하기가 어렵다
경청화상이 어떤 수행자에게 물었다.
“문 밖의 소리가 무슨 소리인가?”
“빗방울 소리입니다”
“중생이 전도되어 바깥의 소리만 쫓아다니는구나”
“그러면 화상께서는 무어라 하시겠습니까?”
“자칫하면 나도 미혹(정신이 헷갈리는)할 뻔했구나”
“자칫하면 미혹할 뻔하다니 무슨 뜻인지요?”
“속박에서 벗어나기는 쉬우나 있는 그대로 말하기는 더욱 어려운 것이야”
우리가 사는 것이 가끔은 주객이 전도되어있음을 느낀다. 자신을 어디다 팽개치고 남의 눈치나 보며 사는 것 같다. 남이 하니까 나도 쫓아하고, 남이 뭐라 할까 알아서 피하기도 생각을 바꾸기도 하고 타율적 요구의 소신을 따라 살다 보니 늘 피곤하다.
우리 아이들에게 까지 착함으로 가르칠 생각은 없다 그들은 이미 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테고 아니, 벌써 더 일찍 깨우쳐 우리를 가르치며 고집불탱이라며 답답해하고 있었을 테니까 말이다
천년 전 그 선각자 경천화상도 '속박에 벗어나기는 쉬우나 있는 그대로 말하기는 더욱 어려운 것이야'라는 말을 하고 이것 때문에 고민을 한 것을 보면 우리가 남의 신경에서 벗어나기가 힘들긴 힘든 모양이다.
그래도, 나도 이쯤 되면 조금은 깨우칠 때도 되었을 텐데 가급적 남을 의식하고 따지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살아야겠는데 여태 잘 못하고 산다.
“세상 체면이란 빈집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와 같은 것이다”라고 누가 말했다.
건강검진 >
울엄마는 한 번도 못해봤다
돈이 무섭다고
아들딸 재촉에도
늘 하기 싫다 하셨다
아픈 데가 나올까 봐 두렵다고
아프고 나니 하셨다
그냥 하셨다
건강검진 때면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먹구름이 걷히고
잠시 햇살이 날 때
그때가 늘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