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일이라도 꾸준히 끈기를 가지고 하면 그 결과는 엄청나다고
토요일 밤새 친구들을 만났던 아들이 피곤함을 무릅쓰고 우리와 약속했던 조조 영화(범죄도시 3)를 같이 보고자 일찍(?) 들어왔다. 재미있게 함께 영화를 보고 나자 힘들어하는 아들을 먼저 집에 데려다주고 아내와 둘이서 점심으로 브런치 먹으려 헤매다 발견한 인도 음식을 선택했다 주방과 서빙 모두 한국말 잘하는 인도인들이 있어 그 믿음으로 추천받은 음식을 잘 먹고 커피까지 마시고는 이번엔 아내를 집에 데려다주고 혼자서 사우나 한증막에 땀을 빼며 휴일을 마무리하러 나섰다.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며 어울리는 모습은 바람직하다. 이해의 배려가 신뢰와 동참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와본 찜질방. 지금 오후 3시 시간이 애매해서인지 고온의 재래식 한증막은 입구가 막혀있다. 아마 다시 데우는 중 인 것 같다. 그 옆의 저온방으로 들어갔다.
'에게 이게 뭐지 미지근하네 나갈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선택의 여지가 없음에 수건을 푹 눌러쓰고 벽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가마방에서도 잠이 온다니 놀랍다. 미지근한 온도가 늘어지게 하더니 잠시 졸았던 것 같다.
'나가자 이게 뭐야 다 식었잖아'
불평하며 들락거리는 소리를 몇 번 들으며 잠에 취해 있었는데 얼마쯤 지났을까 온몸이 축축하게 젖어있고 다리와 팔에는 땀이 주렁주렁 매달려 아우성을 치고 있다. 나도 깜짝 놀라 살펴보다 흐뭇해진다.
내 몸에서 배출되는 땀의 쾌감을 온전히 느끼고 있는 것이다.
지금 막 들어와 실망하는 사람들은 나를 보더니 이상한 듯 쳐다본다. 이런 미지근한 곳에서도 저렇게 땀이 나는가 이상한 사람이다 아마 그렇게 보고 있는 것 같다.
서서히 달아오른 몸에서 배출되는 땀은 엄청나다.
덕분에 마음을 바꿔 나의 나쁜 기운들과 불평들 잠재되어 숨어있는 불신을 하나도 남김없이 내보내려고 신경을 온몸 구석구석으로 보내며 더욱 편안하게 기대어 눈을 감고 명상을 하고 있다.
우리는 살면서 모두 빨리빨리를 외치며 잠시 기다리는 것을 참지 못하고 있다.
찜질방에서도 고온의 한증막에 들어가 순식간에 몸을 데워야 직성이 풀리며 좋아하는 것 같다, 서서히 미지근하게 달아오르는 원적외선의 힘을 기다리지 못한다 아니, 믿지를 못하기에 사람들은 그 결과를 느낄 수가 없다.
세상 사는 이치가 모두 똑같은 것 같다.
가벼운 일이라도 꾸준히 끈기를 가지고 하면서 한곳에 집중할 때 나타나는 그 힘은 엄청난 결과를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미지근하던 한증막의 땀의 배출 결과처럼
덕분에 휴일을 잘 마무리하고 글을 쓰면서 꾸준하게 집중하며 계속 나아가자고 다짐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