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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혼 Dec 02. 2024

PT는 처음이라 죄송합니다

용기는 나를 변화시킨다

시작 1]


"61세의 나이에 PT를 받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망설였다. '지금 운동한다고 달라질까?' 하지만 변화의 삶을 선택한 지금 몸을 위해선 무엇이든 해야 했다. 첫날, PT 트레이너의 말이 아직도 기억난다. '몸은 나이와 상관없이 변할 수 있어요' 그 말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



출근준비로 아침에 일어나 머리를 감으려고 허리를 숙였다. 

'찌릿 찌르르' 

갑자기 살갗으로 전해오는 진동을 느끼며 아차 싶다. 또 기울어진 몸으로 2-3주 고생해야 하는구나 그런데도 이렇게 담담할 수 있을까 한두 번 당해본 일이 아니다. 머리를 마저 털고 마치 무슨 일이 있어야 될 듯 성큼성큼 나선다. 아니나 다를까 회사로 가서야 허리가 기울어지기 시작한다. 긴장된 근육과 버티려는 근육과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주변의 놀라는 성화에 등 떠밀려 찾아간 한의원의 익숙한 시스템에 따라 찜질, 침, 부황을 받고 나선다. 늘 그렇다 체념한다.


기울어진 몸으로 돌아오는 길 통유리에 비친 단체 PT를 받는 사람들을 멍하니 쳐다본다. 활력이 넘치며 힘들어하면서도 즐거워한다. 마치 게임을 하듯 돌아가면서 운동을 쉴 새 없이 한다. 

'나는 언제 PT를 한번 받아볼 수 있을까, 아니지 이 나이에 무슨 헬스야 그저 건강하게 잘 먹고 쉬는 게 제일이지' 

생각이 나에게 말했다.


PT를 한다는 것은 단순한 몸 관리가 아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일에서 물러나자 갑자기 모든 환경이 바뀌기 시작했다. 

아내가 미국에서 돌아오고 새집 장만도 하고 마치 모든 것이 제2의 인생의 스케줄로 준비나 된 듯 상황이 착착 맞아간다. 운도 좋은 사람이다. 그렇게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새로운 동네를 두리번거리며 걷는다. 이곳은 카페가 많아 카페거리라 불리는 젊은이의 거리다. 예쁜 가계들이 즐비하다. 한참을 걷다 벤치에 앉았는데 바닥에 큼지막한 포스터가 붙어있다.

 

'석세스짐&PT 수원신동점' PT전문 헬스장 오픈기념 대 이벤트. 

한참을 노려보다 앞서가는 발을 쫓아갔다. 그냥 구경만 하러 가는 거다. 아파트 정문 앞에 있다. 코앞에 PT샾이 있다니 운명적 예감을 가지고 무작정 올라갔다.


'어서 오세요'

특유의 우렁찬 합창의 목소리가 들리고는 고요하다. 어찌 운동하는 사람들이 없다. 멍하니 서있다가 인포 아가씨의 이끌음으로 한 바퀴 휘 둘러보고는 우람한 관장? 앞에 앉았다.


'나이 먹은 사람들도 오나요?'

첫 질문이 소심하다. 

'재활하러도 오시고 몸의 균형을 잡으려도 오시고 몸을 만들려고 오시고 다양합니다'

그러고는 당연하다는 듯 만면의 미소를 띠면서 준비된 자료를 들이밀고 인체구조 설명부터 하신다. 하지만 그 소리는 아무것도 안 들리고 그동안 기다렸던 마음은 서둘러 얼른 사인을 하자고 보챈다.




PT첫날. 나의 선생님으로 지정된 정원식 트레이너와의 첫 만남이다. 

자기 아버님과 내가 동갑이란다. 아들뻘이다. PT를 받고 어떤 변화를 원하냐고 묻는다. 바로 튀어나온 대답은 '체중감량'이라고 했다. 의미심장한 그의 웃음은 다들 그렇게 시작한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것은 하나의 현상으로 나타날 뿐인 것이었다. 


첫날 운동은 몸 측정이다. In-body부터 몸의 균형도 잡아보고 간단한 근력도 측정하고 자세를 비틀어도 보고 이리저리 눌러도 본다. 나에게 알맞은 운동부터 하련다고 했다. 하지만 실망이다. 얼마나 바라고 왔는데 첫날부터 바벨도 들고 줄도 잡아당기고 힘차게 막 하고 싶은데 힝 ~.


이렇게 이끌리듯 용기를 내어 PT샾에 입성했다. 

반듯한 자세의 몸을 갖춰 새로움을 찾아 다시 나서려는 의지가 갸륵하다. 이번 PT는 단순 몸관리가 전부는 아니다. 새로운 나를 만나기 위한 출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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