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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혼 Dec 13. 2024

트레이너는 언어 통역사

눈높이 소통이 최고의 능력이다

도전 2 ]


PT 트레이너와의 소통은 필수다. 드래서 내 몸에 맞는 운동을 위해 질문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은 살빼주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제대로 된 자세로 운동을 하게 가르쳐서 건강하게 운동을 혼자서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사람이다. 그러기 위해 애를 쓰는 그들은 맞춤형 언어 통역사 들이다. 왜 그런지 내 이야기를 해본다


랫플다운. 

늘 보던 친숙한 운동 기구라 앉아 보라며 시법을 보일 때만 해도 자신만만했다. 얼마나 무거운 것을 잡아당겨 트레이너를 놀라게 할까 그 생각뿐이었다. 앉자마자 몸을 뒤로 젖혀 힘껏 당기고 반동에 엉덩이가 들썩하며 따라 올라 다시 당겼다. 


'그만'

아주 냉정한 목소리가 나왔다

'다쳐요 이렇게 하시면'


다들 이렇게 하던데 아닌가? 무게를 버티고 당겨 이기려고 했다. 랫플다운은 체중을 이용한 줄다리기가 아니었다. 날개뼈에 집중하여 등근육으로 당겨 내려오는 턱걸이와 비슷한 운동이다. 지금이야 자세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는 운동기구가 이것이다. 그것은 우리 정원식 통역사님 덕분이다.

'가슴 들고 으쓱해 보세요 어깨부터 내리고 이제 팔꿈치를 내리세요'

나에게 맞는 언어로 가르쳐주신다. 운동을 하며 멀티가 못 되는 나로서는 오로지 어깨에 집중하다 등으로 옮겨갈 뿐인데 어쩌다 바른 자세가 나온 모양이다. 이렇게 하나를 넘어간다.


데드리프트.

처음에 저건 왜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운동이었다. 들어 올리면 되지 왜 저렇게 잡아당기면서 힘쓸까 단순하게 보인 동작에 자신 만만하다. 그런데 트레이너의 사전설명이 너무 길다. 이 운동은 위험해서 다칠 수 있어 지금까지 이걸 하려고 보조운동을 해왔다고 했다. 아니 이 데드리프트를 하려고 지금껏 운동을 했다고 그렇게 중요한 운동인가?


빈 바벨 앞에 세우더니 시범을 보인다. 체중은 앞으로 허리를 세우고 엉덩이를 쭉 빼고 하면서 내리고 들어 올린다. 글쎄 쉬워 보이는데  무게라도 좀 달지 빈 바벨이 뭐야 정신은 빈 바벨에 꽂혔다. 역시나 한번 들어 올리자마자 여지없다.


'그만'

이번 통역은 오래갔다. 여러 곳의 말을 옮겨 다니다. 드디어 내가 이해하는 말을 찾았다.

'엉덩이 자랑, 자랑, 자랑, 팔은 뒤로, 앞을 보세요'

어쩌다 통역이 되었다. 비슷하게 흉내를 내는 모양이다. 트레이너의 잔소리가 줄어들면 제대로 한다고 알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조용해지더니 이젠 무게도 좀 달고 한다. 




롱플, 와이드체스트프레스, 숄더플라이, 인타이, 아웃타이, 파워레그프레스, 레그컬머신 하나같이 처음 만나 인사하며 소개를 받고 또 나의 소통언어를 찾아 이해한 운동들이다. 어떤 때는 한 번만에 어떤 것은 몇 회를 거쳐 이해를 했지만 사실 지금도 헷갈린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제일 어려운 것은 의외로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었다. 


'이 운동 뭐라고 했지요?'

지금도 이름이 헷갈린다 하지만 어떻게 하는지 PT를 받으며 나만의 언어로 몸이 익힌 기억은 도망가지 않는다. 이제 또 처음 보는 장비 앞에 섰다. 정원석 트레이너는 나에 맞는 눈높이 언어를 찾아 이곳저곳의 언어로 통역을 해댄다. 하나만 걸려라 나는 단순하다고


이렇듯 소통을 잘하는 열의 있는 트레이너를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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