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3]
늦은 봄에 시작한 PT가 제법 익어가면서 막바지로 향한다. 이제 혼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성급함이 올라온다. 사실 운동 시간을 맞추는 것이 여간 신경 쓰이지 않는다. 그렇게 25회 차를 넘어서던 날 그날은 세 번째 인바디를 측정하는 날이다.
인바디 결과지를 들고 무덤덤히 습관처럼 설명을 해주던 트레이너께서 갑자기 두 눈을 크게 뜨더니 큰 소리로 마스터트레이너를 불러대고 주변 사람들에게 기적이라며 호들갑이다.
'어, 어 이러지 않아도 되는데 ,,,' 놀란 마음은 걱정스러운 부담이 덮쳐온다.
60넘은 나이에 한 달 만에 체지방이 1Kg 이상 내리고 근육량은 1KG 이상 오른 것은 정말 대단하단다. 그것도 중량운동을 조금 하면서 기본 훈련만으로 이루어 냈다며 칭찬들을 해댄다.
기분이 좋다. 그러고 보니 정말 내 몸이 많이 균형 잡히고 유연해졌다. 체중도 줄고 특히 굳었다던 고관절이 풀린 것 같고 뒷몸태도 늘씬해 보인다. 무엇보다 전보다 가벼워진 몸은 확실하다.
그동안 소위 헬스라고 하면 떡 벌어진 어깨에 근육질 몸을 만드는 것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석세스짐 신동점 PT를 시작하며 담당 트레이너의 눈높이 설명을 들으며 운동을 하다 보니 스스로 나의 PT 목적을 재정립하게 되었다.
나이 먹고 하는 운동은 우락부락 근육 몸을 만드는 것은 희망사항이고 우선 몸의 균형을 맞추고 제대로 자리 잡힌 근육과 유연성을 길러 정상적인 몸으로 계속 건강을 유지하는 힘을 얻기 위함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재미없어도 된다. 의미가 있다면 만족한다. 사실 제대로 된 재미란 삶의 이치를 깊이 헤아리는 의미에서 나오는 기쁨이다. - 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 중에서
그렇게 기본을 배우며 틀어진 몸을 바로잡고 유연성과 근육을 붙이는 60대 헬스에 재미가 붙었다. 처음에는 PT를 끊어 놓고는 비싼 돈을 내고 왜 이런 것을 하는지 혼자 할 것을 괜한 짓을 했다며 후회도 했었다. 하지만 변화되는 몸과 마음에서 PT의 묘미와 의미를 깨달아 사는 재미와 즐거움이 덩달아 달라붙었다.
헬스는 울퉁불퉁 몸짱이 전부가 아니었다.
이렇게 30회 PT를 마치고 휴식 겸 아내와 여행을 떠나로 했다.
'기왕 시작한 PT조금더 해보는 것 어때?'
여행 가기 전에 아내가 먼저 제안을 한다. 내가 PT를 하면서 자신감이 넘치는 행동과 부지런히 변해가는 생활의 활력이 보기 좋았다고 한다.
사실 나도 자세가 바로 잡히면서 당당한 몸의 변화를 느끼다 보니 자신감도 차오르고 정신이 맑아지는 좋은 경험을 잊지 못하고 있던 터라 망설이던 순간이었다.
'근데 비싸서,, 돈이 문제지'
'내가 대줄게 나중에 그만큼 벌어오면 되잖아'
에고 큰일이다. 벌어오란다.
혹시나 그동안 다진 마음이 바뀔까 봐 미리 상담을 하였더니 연장 혜택에 해당된단다. 이번에는 작정을 하고 40회 신청을 하였다. 어떤 이유라도 좋다. 나를 위한 즐거움을 깨우치고 있고 훌륭한 트레이너도 만났으니 이 순간 돈이 대수인가 아내의 말처럼 몸과 정신을 가다듬어 다시 일상으로 당당히 나서면 된다.
여행을 다녀온 후 다시 찾아간 석세스짐은 여전히 힘찬 소리가 울려 퍼졌고 운동 가는 날 아침 눈을 뜨면 설렘이 다가왔다.
그렇게 나의 소소한 즐거움에 헬스운동이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