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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진짜 시작일까

AI 신약 개발

by AI러 이채문
1단계_ 기대와 좌절의 10년 - visual selection.png



기대와 좌절의 10년

2010년대 중반, “AI가 신약 개발을 혁신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수많은 스타트업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신약 개발은 단순히 분자를 설계하는 문제가 아니라, 인체의 복잡한 환경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까지 확인해야 하는 지난한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임상 시험에서는 90% 이상이 실패하며, 지금까지 AI가 제시한 후보 물질 가운데 상용화된 신약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지난 10년은 화려한 약속과 달리, 뚜렷한 성과 없이 좌절이 반복된 시간이었습니다.



알파폴드와 생성 AI의 등장

그럼에도 최근 몇 년 사이 새로운 전환점이 찾아왔습니다. 2021년 구글 딥마인드가 공개한 **알파폴드(AlphaFold)**는 단백질 접힘 구조 예측 문제를 해결하며 제약 업계에 혁신적 돌파구를 열었습니다. 여기에 2023년 이후 본격적으로 확산된 **생성 AI(Generative AI)**는 신약 후보 분자 설계와 탐색을 획기적으로 가속화했습니다. 과거 수개월 걸리던 과정이 이제는 며칠, 심지어 몇 시간 만에 가능해진 것입니다. 이 두 가지 흐름은 AI 신약 개발을 단순한 실험적 시도가 아닌, 본격적인 연구 패러다임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습니다. 단백질 구조 예측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약물이 표적과 얼마나 강하게 결합하는지, 신체 각 부위에서 어떤 상호작용을 일으키는지, 환자별로 어떤 용량이 적합한지 등 수많은 난제가 남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진정한 AI 신약 엔진을 구축하려면 ‘알파폴드급 발견’이 다섯 번은 더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즉, 지금은 긴 여정의 초입에 불과합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있습니다. 지난 10년간의 정체기를 지나, 이제 AI 신약 개발은 비로소 출발선에 섰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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