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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 상용화의 시계가 빨라진다

사이퀀텀, 1.4조 투자 유치

by AI러 이채문

양자컴퓨팅은 오랫동안 “언젠가는 올 미래”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2025년 가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출발해 실리콘밸리로 옮겨간 사이퀀텀(PsiQuantum)이 역대 최대 규모인 10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두 배 이상 끌어올렸기 때문입니다. 단일 라운드 기준 업계 최대 투자라는 점에서 시장이 ‘이제는 가능하다’ 쪽으로 무게를 싣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엔비디아 벤처 캐피털까지 참여하면서, 젠슨 황 CEO가 직접 “내가 틀렸다”라며 전망을 수정한 것도 상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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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퀀텀이 내세우는 전략은 광자(photons) 기반 큐비트입니다. IBM이나 구글이 극저온 장비와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며 초전도 방식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광자는 기존 반도체 공정에서 제조할 수 있고 상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합니다. 이론상 상용화 속도를 크게 앞당길 수 있다는 계산이죠. 회사는 이번 투자금을 기반으로 2028년까지 100만 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현재 최고 수준이 수백 큐비트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도약입니다. 만약 목표가 실현된다면 구글과 IBM을 제치고 최초의 진정한 범용 양자컴퓨터를 선보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장밋빛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이퀀텀은 아직 단일 광자를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증명하지 못했고, 양자컴퓨팅의 성배로 불리는 오류 보정(error correction) 문제도 풀지 못했습니다. 한때 “2024년 프로토타입 공개”를 약속했다가 무산된 전례도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투자는 업계에 신호탄이 됩니다. 경쟁사 퀀티넘이 6억 달러, 핀란드 IQM이 3억 달러를 모으는 등 글로벌 투자 열기는 식을 줄 모릅니다. 결국 질문은 하나로 귀결됩니다. “양자컴퓨터가 진짜로 세상에 나오는 순간, 어떤 산업이 가장 먼저 변할까?” 금융, 신약 개발, 기후 시뮬레이션 등 기존 슈퍼컴퓨터가 풀지 못한 난제를 누가 먼저 손에 넣을지, 그 카운트다운은 이미 시작된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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