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 리터러시(Visual Literacy)

이미지를 읽고 쓰는 방식

by 디파트디렉터 Aiden

디자인은 단순히 예쁘게 꾸미는 일이 아닙니다. 본질적으로는 생각의 싱크를 맞추는 작업입니다. 그래서 이미지에 대한 이해, 곧 ‘비주얼 리터러시(Visual Literacy)’가 중요해집니다. 우리는 모두 이미지를 보고 있지만, 그 이미지를 어떻게 읽고, 어떻게 해석하며, 어떻게 전달하느냐는 각자 다릅니다. 이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 채, 많은 오해와 갈등이 시작됩니다.

클라이언트는 종종 디자이너의 실력을 문제 삼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미지에 대한 읽고 쓰는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일이 어긋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시각언어는 단지 시선을 끌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생각을 주고받는 하나의 언어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언어는 다르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미지에 대해서는 나와 상대가 똑같이 보고 있을 거라는 착각에 빠집니다.


하지만 상대방은 내가 보는 것을 보지 못합니다. 이는 당연한 일입니다. 서로의 눈에 들어오는 이미지의 포인트는 다르고, 해석의 순서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삶과 환경 속에서 시각적 경험을 쌓아왔고, 그 안에서 배운 방식대로 이미지를 읽습니다. 누군가는 형태를 먼저 보고, 또 누군가는 색이나 감정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러한 차이는 그 사람이 자라온 환경, 학습, 성향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이미지가 먼저 보이시나요?’라는 심리 테스트를 해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그것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이미지에 먼저 반응하는지를 보는 테스트입니다. 우리는 익숙하고 자주 접한 이미지를 우선적으로 인식하게 되어 있습니다. 즉, 익숙함이 우리의 시각적 판단을 선도하는 것이죠.


디자인이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서로가 상상하는 이미지의 학습 경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말로는 같은 말을 해도, 머릿속에서 떠올리는 장면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만으로는 원하는 디자인을 온전히 전달하기 어렵고, 그 간극은 종종 오해와 불만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상대방은 어떤 시각언어를 쓰고 있는가? 이 사람은 이미지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방식으로 반응하는가? 상대방의 시각언어와 인식 방법을 이해하는 것, 그것이 디자인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입니다. 같은 이미지를 두고도 전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결국 많은 디자인 실패의 원인은 디자이너의 능력 부족이 아닙니다. 대부분은 서로 다른 시각언어가 교차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인식의 어긋남 때문입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보는 방식’을 이해하고, 그것을 연결하는 다리를 놓는 일입니다. 디자인은 그 다리를 함께 건너는 과정이어야 하니까요.


<디파트(De;par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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