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리티란 무엇일까
디자인에서 ‘퀄리티’란 무엇일까요?
퀄리티를 정의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디자이너에게는 시각적 표현력과 미적 감각이 퀄리티의 핵심일 수 있지만, 클라이언트에게는 자신의 사업 목적과 개인적인 취향이 우선입니다. 이 두 가지 기준이 충돌할 때, 외주 작업은 종종 감정적으로 얽히고 상처로 끝나곤 합니다.
외주 매칭 플랫폼의 리뷰를 보면, 이런 갈등의 흔적이 곳곳에 드러납니다.
클라이언트: "결과물이 너무 실망스럽다. 요청했던 것과 다르다."
디자이너: "내 커리어를 걸고 만든 퀄리티 높은 작업인데, 왜 문제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퀄리티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가 각자의 관점에서 최선을 다해도, 서로의 기대치가 어긋나면 불만족과 갈등만 남게 됩니다.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는 같은 결과물을 보더라도 서로 다른 관점에서 평가합니다.
디자이너의 관점
디자이너는 미적 감각과 시각적 완성도를 중심으로 결과물을 바라봅니다. 디자인의 균형, 색감, 타이포그래피의 적합성 등 기술적 요소에 집중하며, 이를 통해 퀄리티를 판단합니다.
클라이언트의 관점
클라이언트는 자신의 취향과 사업의 목적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 디자인이 내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핵심입니다. 디자인의 아름다움보다는 효과와 실용성에 더 민감합니다.
예를 들어, 클라이언트가 애플 같은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원한다고 요청하면서도 15줄 이상의 정보를 포함해 달라고 요구할 때, 두 관점이 충돌하기 시작합니다. 애플의 디자인 철학은 최소화와 간결함인데, 클라이언트의 요청은 이 철학과 정면으로 대치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디자이너는 "어쩌라는 거야?"라는 난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제가 강조하는 한 가지는 클라이언트의 핵심 지표를 먼저 반영하라는 것입니다.
디자인 작업은 단순히 아름다운 결과물을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결과를 명확히 이해하고, 그 기대치를 조금 더 뛰어넘는 무언가를 제안하는 과정입니다.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방향에서 10%의 추가 가치를 더하는 것, 이것이 디자인 퀄리티의 진짜 의미입니다.
제가 늘 강조하는 말이 있습니다.
“디자인은 CS(Customer Service)고, 컨설팅이다.”
디자이너는 자신의 미적 감각과 기술에만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그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가치를 더해야 합니다.
클라이언트의 방향성을 우선 반영하기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핵심 메시지와 목표를 명확히 파악하고, 우선적으로 반영하세요.
현실적인 한계를 설명하기
만약 클라이언트의 요구가 비현실적이거나 디자인 철학에 어긋난다면,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정보량이 많아 심플한 느낌이 나오기 어렵습니다"처럼 구체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설명이 필요합니다.
10%의 추가 가치를 더하기
클라이언트가 생각하지 못한 세부적인 아이디어나 개선점을 제안해보세요. 그 10%의 차이가 퀄리티에 대한 만족도를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디자인 퀄리티는 디자이너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가 서로의 기준과 기대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집니다.
디자인은 미적 완성도를 뛰어넘어,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더하는 작업입니다.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방향에 맞추되, 그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10%를 더해주는 것 – 이것이 디자인의 진짜 퀄리티입니다.
디자인은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는 것이 진정한 퀄리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