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를 위한 꼼꼼함과 섬세함
디자이너를 채용하고 디렉션을 주면서, 자연스레 나만의 기준이 형성되었습니다. 특히 여러 디자이너들과 함께 작업하며, 몇 가지 중요한 포인트들이 생겼습니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 자신만의 열정과 이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멋진 프로젝트와 창의적인 작업들로 가득 찬 꿈이 자리 잡고 있을 겁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자신의 업무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해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작은 업무에 대한 불만족>
이상과 꿈이 크기 때문에, 기본적인 업무(레이아웃 정리, 오타 수정 등)에 만족하지 못하고 대충 넘어가려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업무 숙지 부족>
기본적인 디자인 작업에서도 실수가 잦습니다. 이는 처음이라 어쩔 수 없지만, 문제는 이후의 대응에서 드러나곤 합니다.
<변론으로 문제를 회피>
작업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면 스스로의 행동을 변호하려는 태도를 보이게 됩니다.
"이건 이래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라는 식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자인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물입니다. 결과 중심의 작업에서는 변론이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합니다. 디자이너들에게는 이렇게 이야기하게 됩니다:
"당신은 디자이너입니다. 이미지로 보여주세요."
이 말은 단호할 수 있지만, 디자이너라는 직업의 본질을 담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자신의 생각과 해결책을 이미지로 표현해야 합니다. 변론으로 자신의 작업을 합리화하려는 태도는 디자인 업계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대학 강의에서도 비슷한 태도로 학생들을 지도하게 되었습니다. "이미지는 주관적이다"라거나 "예술은 취향이다"와 같은 논쟁은 생산적인 대화로 이어지기보다는 끝없는 논쟁거리로 남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결국 저는 그렇다면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주관적 판단인지 객관적 합리성인지, 어디까지가 타인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인지를 되묻기 시작하면 지레 본인이 단순히 변명을 하고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디자인 작업은 결과 중심의 업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을 섞는 것을 피하려는 태도를 유지해 왔습니다. 미대생 특유의 예술적 감성과 자부심은 존중하지만, 작업의 결과물이 부족하다면 그에 대해 솔직한 피드백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어왔습니다.
이런 피드백은 때로 날카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디자인은 결과로 말해야 하는 분야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디자이너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이미지를 개선할 방법은 많지만, 변론으로 결과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갓 졸업한 디자이너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겸손한 태도와 열린 마음입니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자세가 없다면 실력은 정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스스로의 부족함을 깨닫고 피드백을 받아들인다면 더 나은 디자이너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단순히 감정이나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로 증명하는 작업입니다. 이를 잊지 않고 임한다면, 디자이너로서 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