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콜센터의 미래

인공지능(AI)이 상담사를 대체할 수 있을까? _ 2016. 가을

by 아크바

지난 3월, 한국, 아니 인류를 대표하는 바둑기사인 이세돌 기사와 구글의 딥마인드(DeepMind)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 Go)와의 세기적인 대결이 있었다. 결과는 모두 아는 바와 같이 이세돌 기사의 1승에 큰 의미를 두고 말았는데, 이 당시 느꼈던 기분은 놀라움이 아닌 공포에 가까웠다.


이 세기의 대국 이후에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였는데, 인공지능(AI _ Artificial Intelligence)이란 사고나 학습 등 인간이 가진 지적 능력을 컴퓨터를 통하여 구현하는 기술을 말하며, 개념적으로 강(强) 인공지능(Strong AI)과 약(弱) 인공지능(Weak AI)로 구분할 수 있다. 강(强) AI는 사람처럼 자유로운 사고가 가능한 자아를 가진 인공지능을 말하며, 약(弱) AI는 자의식이 없는 인공지능을 말하는데 강(强) AI는 인간처럼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할 수 있다고 해서 범용인공지능(AGI _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라고도 하며, 약(弱) AI는 주로 특정한 분야에 특화된 형태로 개발되어 인간의 한계를 보완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용도로 활용된다.

현대까지 개발된 인공지능은 모두 약(弱) AI에 속하며 다행스럽게도(?) 자아(自我)를 가진 강(强) AI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연구는 생각보다 꽤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다. 이미 1940년 현대적인 디지털컴퓨터가 개발되면서부터 수학, 철학, 공학, 경제 등 다양한 영역의 과학자들에게서 인공적인 두뇌의 가능성이 논의되기 시작하였고, 1956년 다트머스 컨퍼런스(Dartmouth Conference)를 통해 본격적으로 학문으로서의 인공지능이 다루어지게 되었다. 이 다트머스 컨퍼런스 이후 1974년까지는 인공지능 연구의 황금기로 불릴 정도로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였는데 이 기간에 만들어진 프로그램은 대수학 문제를 풀고 기하학의 정리를 증명하였으며, 영어를 학습하기도 하는 등 연구가들은 완전한 지능을 갖춘 기계가 향후 20년 내 등장할 것이라는 섣부른 예측을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황금기 이후 암흑기를 맞기도 하는데 1970년대 후반에는 연구실적의 저조로 지원금이 끊겨 연구가 중단되기도 하다가 1980년대 들어서 전 세계적으로 사용된 ‘전문가 시스템(Expert System)’이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인해 암흑기를 벗어나게 되었다. ‘전문가 시스템’은 특정 지식의 범위에 대해 문제를 해결해 주거나 질문에 답해주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이후 2차 암흑기를 겪는 등의 부침을 거친 후 지금까지 활발하게 연구가 지속되고 있는데 1990년대 중반에는 지능형 에이전트라는 방식이 도입되었고, 가장 최근에는 빅데이터 시스템과 머신러닝 분야의 발전으로 인공지능 분야도 급격하게 발전을 하게 되었다. 우선 빅데이터 시스템의 발전으로 기존의 인공지능 알고리즘 수행을 위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했던 RDBMS(Relation Database Management System _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의 비용 및 속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고, 머신러닝 분야의 발전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분석하는 등 과거에 나왔던 이론들이 최근 발전된 시스템에 적용되면서 본격적으로 인공지능이 그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그럼, 이러한 인공지능의 적용 현황은 어떠할까? 먼저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분야는 자동차의 자율 주행 분야이다. 사람이 운전하는 대신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을 하는 것으로, 구글을 비롯한 유명 IT업체들이 미래의 핵심사업으로 삼고 뛰어들고 있는 모양새이다. 자율 주행 이외에 자동 주차 시스템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것인데 이는 이미 상용화되었고, 무인자동차 시스템 또한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단계이다. 이러한 자동차의 자율 주행 등의 적용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그 적용 사례를 살펴볼 수 있는데, 그중 눈에 띄는 분야가 바로 콜센터 산업이다. 지난 이세돌 기사와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 이의 놀라운 결과를 알리는 기사만큼 많았던 기사가 바로 인공지능이 대체하여 미래에 사라질 직업을 소개하는 기사였는데 이의 상위를 차지한 것이 바로 콜센터 상담사였다.


이미 콜센터 분야에서는 자동응답(ARS)이나 문자 상담 시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로봇이 일부 상담을 하고 있지만, 그동안은 상담사의 업무를 돕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 정도였다. 하지만 머지않아 전문 상담원을 대체하여 인공지능이 콜센터 업무 흐름 전체를 수행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최근 하나카드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와 손잡고 단순 의사소통을 넘어서 전문가 수준의 질의응답식 지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콜센터에 도입하기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IBM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왓슨(Watson)이 내년 초 국내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 분야가 바로 콜센터라고 한다. 왓슨이 이렇듯 국내 첫 서비스 분야로 콜센터를 지목한 첫번째 이유는 바로 시장의 확장성 때문이다.국내 콜센터는 이동통신사부터 금융사, 신용카드사, 유통업체, 공공기관까지 전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며 운영 부문만 연간 약 10조 원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니 적지 않은 시장이다. 또한, 콜센터는 의료, 법률 등의 분야보다 전문성, 위험도가 낮아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도 그 선택의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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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인공지능의 적용 산업으로 너도나도 콜센터를 꼽고 있으니 콜센터 상담사의 자리가 위협받을 날이 머지않은 것은 자명해 보인다. 상담사만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적용되지 않은 시스템이나 솔루션도 곧이어 콜센터 산업에서 밀려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 혹자는 과연 우리에게 유토피아(Utopia)를 열어줄지, 디스토피아(Distopia)를 가져다줄지 모를 일이라 우려하지만, 이미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온 기술이다. 부디 인류의 친구로 삼아 미래를 윤택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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