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님은 기록과 분류에는 집착이 엄청나다. 얼마 전 한 발표자료를 아주 오랫동안 준비하셨다. 그 중 한페이지에 우리 회사 소속의 모든 전국 수의사들을 큰 표에다가 지역별, 직급별로 구분해 놓았다. 사표내고 이미 떠난 분이 아직도 이리 조직을 아낀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내 이름이 현재 직급보다 높은 칸에 있었다. 사실 내가 진급이 느려서, 원래대로 넣었으면 나는 후배들이 있는 칸에 들어가야 했다. 오타 같아서 부장님께 메세지를 보냈다.
‘부장님, 그런데 저 4급이에요. 아시죠? 그런데 3급
위치에 넣어놓으셨네요 (수정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이런 답이 왔다.
‘때로는 조직이 일처리가 늦을 때가 있죠.’
헉.. 심쿵.
할말을 잃었다. 역시 부장님은 키다리 아저씨가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