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생의 계절

by 말자까

3월이다. 망아지의 탄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봄이 왔다. 입원 망아지를 치료하러 가고, 체크하러 가고, 만져보려 가고, 젖 먹는 거 보러 가고,


원인이 뭔지 찾느라, 또 그냥 좋아서 닳도록 보다가 어느덧 친해진 이 요놈이 며칠 새 제법 크고 활력도 좋아져서 떠난 지가 한참인데, 뒤도 안 보고 말차에 올라타는 뒷모습이 (당연하겠지만) 아련하다.


존재 만으로도 보는 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새 생명은, 신생아이든, 망아지든, 강아지든, 길가의 새싹이든, 꽃망울이든, 그 자체로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새 생명은,


신께서 여린 새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 고심해서 요리조리 망울망울 소중한 모양으로 만들었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고서야, 우연히 저 완벽의 순수한 형상을 한 채로 나온다는 게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봄이 왔다. 제주 땅에 요기조기 에너지가 넘쳐흐르는데, 그 일부에 초지의 연둣빛 풀들과 여기저기 탄생하고 있는 망아지들도 있다. 그렇게 봄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사람을 설레이게 하고 눈길이 가게 하는 구석이 있다. 오랜 시간 마른 갈색에서 이제 초록빛으로 변해가는 이 동네 한 구석에서 내가 존재하는 것 만으로, 덩달아 그 소생의 힘을 입어 빛을 쬐듯 색의 명도가 조금은 밝아지는 것 같은 3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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