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멀쩡한 제목과 달리, 진짜 충격적으로 이상한 영화인데 마지막에는 생각지도 못한 김동이 있다. 내 기준 이상한 영화로는 펄프픽션이랑 록키호러픽처쇼였는데, 이제는 에에올이 그냥 원탑이다. 에에올은 단순 B급 감성을 능가하는 핵폭탄급 안드로메다 전개인데, 그나마 영화라는 매체로 비교적 자유롭게 구현했다. 이걸 다 어떻게든 소화하며 CG 없이 연기한 배우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보다 보니, 어디까지 내용이 산으로 가나 째려보게 되었는데, 돌과 핫도그손과 너구리와 베이글 교주까지 나오는 전개에 결국 나는 두 손두발 들었다.
그런데 결말즈음부터 여러 떡밥이 회수되며 메시지가 정확해지고, 그 모든 이상함이 사실 하나를 향했다는 걸 알게 되며 의외의 감동이 뒤늦게 온다. 어떻게 보면 반전영화라고 할 수 있는 게, 병맛감성으로 포장되었으나 알고 보면 깊숙한 철학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컬트,액션, SF, 코미디 라고 겉보기로 장르를 규정해 버리기엔 너무 아깝다. 그런 장르는 하나의 메타포일 뿐, 창작자의 진정한 메세지는 철학과 물리(양자역학)인 것 같다는 나만의 생각이다.
성경에서도 가장 큰 가치를 사랑으로 두고, 세기의 사랑이야기도 역사 속에도 현실에도 사실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그 사랑이 너무 고귀해 보여서 보잘것없는 내 일상 속에는 찾기 어려운 가치 같았다. 그런데 이 말도 안 되는 병맛 스토리를 두 시간을 참으며 보고 나니, 이미 망해버린 것 같은 내 일상과, 다소 허무하고 냉소적으로 변해 자존감을 잃어 방황하던 내 인생에서도, 어쩌면, 정밀 어쩌면 그것을 찾을 수도 있겠다는 용기가 조금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