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땡땡은 무엇일까요?
당신은 ㅇㅇ을 무엇으로 읽으셨나요?
1. 천고마비
2. 독서
3. @@$#
무엇을 생각하였든 당신 말이 맞습니다. 저의 경우는저 두개 단어 정도가 떠오르더라고요.
(어색하여 다시 반말체로 시작)
천고..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계절 10월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하늘이 높은 계절. 하늘이 아름답고 깊다는 느낌이 이 곳 제주도에서는 확실히 느껴진다. 한 해도 저물어가고, 무언가 새로운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달은 아니다. 일터에서는 올해를 마무리하는 보고서, 내년을 계획하는 계획서 등으로 나름 바쁘게 흐르는 달이지만, 동물병원 업무 상으로는 풀뜯는 말과 푸르른 하늘을 보기 가장 좋은 달이다. 즉, 말들의 응급 상황이 덜하거나, 정기적 검진 업무가 비교적 적은 달이다. 아니 그러길 바란다. 말들에게는 휴식같은 건강한 10월이 되길 바란다. 그 때를 틈타 나는 그냥 수시로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이 아름다움을 가득 담아서, 수많은 흐린 날들에 이것들을 하나씩 꺼내먹으면서 버티도록 눈에 그냥 다람쥐 볼주머니처럼 가득 가득 담아 놓아야 겠다.
https://brunch.co.kr/@aidia0207/4
..마비
지난 주에는 말 체중계에 서로가 올라가 보았다. 헉.. 전체공개되는 체중의 숫자에 충격을 받고, 다시금 이건 무거운 신발 탓이야 외투 탓이야 하면서 신발도 벗고 겉옷도 벗고 심지어 휴대폰도 내려놓으며 다시 말체중계에 올라가 보았지만, 체중계는 아무 잘못이 없었다는 것을 깨닫고 한바탕 웃으며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다. '이건 가을 탓이야' ㅎㅎ. 맞다. 말도 살이 찌고 사람도 살이 찌는 가을이다. 뭐 아파서 찌는 것도 아니고 힘들어서 찌는 것도 아니고 편안해서 찌는 것이니깐 이 정도는 살짝 눈감아 주자. 그래도 선선한 바람이랑 하늘이 있으니 걷기 산책에는 최적의 날씨이다. 조금만 지나도 기나긴 칼바람과 눈의 겨울이 오니깐 10월에는 평소보다는 더 많이 걷고 적당히 (안)쪄서, 다음번엔 전체공개되는 말체중계에 신발도 신고 겉옷도 입은 채로 당당히 올라갈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독서
나는 요즘 태어나서 가장 많이 책을 읽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6월부터 시작된 한다스 크루 모임을 지속하면서 우리는 2주에 한권을 선정하여 읽고 서로 나눈다. 초반에는 경제 책들로 내 머리를 아주 꽈당 치더니, 중반에는 자기계발 서적들이 나를 들었다 놓았다 했다. 사실 이 두가지 카테코리를 나는 가장 회피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다. 서점에 가더라도 에세이, 여행, 소설 류들을 주로 보고 자기계발, 재테크, 경제 쪽은 쳐다도 안볼 뿐 아니라 반감까지 있던 나에게, 올 한 해는 이 편견에 대한 큰 전환점이 되었다. 요즘은 책이나 신문보다는 블로그나 유튜브 등으로 훨씬 빠르고 자극적으로 재테크 지식들이 막 차고 넘치게 흘러들어온다. 하지만, 경제의 고전들은 최신 지식이 아닌, 기본 뿌리에 해당하는 나의 마인드를 완전히 바꾸게 해주었다. 특히 '보도섀퍼의 돈' 과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부의 추월차선-언스크립티드' 는 뒤늦게라도 이렇게 인생 조언을 받은게 너무나 감지덕지한 좋은 스승님들이다. 자기계발 책으로는 현재까지는 '역행자'와 '운이 풀리는 말버릇' 그리고 '시크릿' 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이 역시 요즘의 나의 생각과 말의 뿌리깊은 변화를 만들어준 책이다.
2주에 한 권의 책을 완독하는 것은 나에게 사실 쉽지 않다. 심지어 막판에 쫄리다 보면 괴롭기도 하다. 그리고 내가 마음에 들어 고른 책이 아니기에, 읽다가 잠들거나 딴생각에 빠지기도 너무나 쉽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책모임을 계속 할 마음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로, 일단 모르던 세상을 찍어 먹여주는 전세계의 작가들을 일대일로 바로 만날 수 있다. 사실 이거 모르는 바 아닌 누구나 아는 사실이나, 나는 체감을 살면서 못 해왔었던 듯 하다. 하지만 이렇게 어른이 되어서 찐으로 경험해보니 제대로 때려맞는 감흥이 올 때가 있을 때는 즐거운 술자리 저리가라 행복하다. 둘째, 책모임을 통해 타인의 소감과 시선을 듣게 되는 신선함과 흥미가 있다. 일례로 내가 감흥이 일었던 구절과 작가에 대한 생각이, 타인과는 정반대여서 큰 충격을 받은 적도 있었다. 그 이후 나는 사람의 생각이 이렇게 디테일하게 다 다르구나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되었고, 그게 현실에서는 때때로 이해가 안 가던 타인을 다시 한번 파악할 때에도 도움이 됨을 느낀다. 셋째, 2주 후 모임 전까지 책을 완독해야만 하는 괴로운 압박감 (긍정적 표현임)과 나이 성별 불문한 사람들과의 다양한 시선의 교류 자체가 섬에 사는 나에게 큰 일탈이자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시간은 상대적이다. 그냥 내가 관심을 주고 짜내면 나오게 마련이다. 때로는 쪼개야 하는 시간 덕분에, 관계 스트레스를 받을 시간도 없고, 고민을 많이 할 시간도 없다. 심지어는 책 내용과 버무려져서 끝도 없이 들어갈 뻔한 고민이 어느새 스리슬쩍 얕아지면서 스스로 해소도 되는 것 같다. 요즘 좋아 보인다는 말을 간혹 듣는데, 그게 빵빵해지는 신체에 대한 평이 아니고 내 아우라에 대한 평이길 감히 바라본다.
가을이다.
가을이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오늘 문득 이렇게 끄적이는 이유는, 내 삶의 기록이나 떠벌림이라기 보다는 '독서' 라는 행위가 따분하지 않고 하나의 일탈이 된다는 것을, 친구에게 수다 떨며 이거 해보라고 막 추천하듯이 말하고 싶어서였다. 어디 말할 데가 없으니 이렇게 글을 쓰며 좋은 것을 막 소개하고 있는게 정말 나답지 않지만, 나대면 뭐 어떠리. 그저 내 집에서 내가 쌓아올리고 있는 이 공간인 것을.
새해도 아니고, 새학기도 아니지만, 10월은 책을 읽는 것을 시작하기에 너무나 너무나 딱 들어맞는 달이다.
다이어리를 새로 사서 적기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휴대폰을 각잡고 내려놓은 후, 책을 펼쳐 활자를 한번 읽어보는 것을 우아하게 시도하기에는 1년 중에 가장 최적화된 달이다.
이번 가을은 당신에게 어떤 계절이 될 지 모르겠다. 이제 갓 10월의 시작이니 오늘부터 내가 스스로 그리고 주인공이 되어 이끌어 가면 된다. 그게 무엇이든 이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져 평안하고 기억에 남는 '나의 2022년, ㅇㅇ 의 계절 가을' 로 당신에게 기억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