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공인노무사 1차 시험이 있었다. 시험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한숨 자고 쉬고 난 후 가채점을 해보니 평균 70.5, 1차 합격이었다. (마킹만 제대로 다 했다면 이란 가정하에.)
올 1월 초 부동산 일을 그만두자마자 아이들 겨울방학이 시작되어 두달여 동안에는 아이들 삼시세끼 해 먹이느라 어영부영 시간이 지나갔다.
아이들 개학 후 3월 초, 다시 부동산 소공일을 하려고 자리를 찾아보고 있었는데 부동산 경기가 안 좋은 탓인지 마땅한 자리가 없었다. 그때 남편이 공인노무사 준비를 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다.
공인노무사라.....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냥 무지하게 어려운 시험이라는 것 외에는 아는 정보도 없었다. 남편은 노무사하나 따 놓으면 너무 좋지 않겠느냐며 몇번이고 권했다.
이제 선택지가 두개가 생겼다. 다시 부동산 사무실에서 소공으로 일을 할 것이냐.노무사 공부를 할 것이냐.. 어떤 것이 더 하기 싫은지 생각해 본 결과... 부동산 일을 하는 게 더 싫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40대 경단녀의 입장에서는 어떤 걸 더 하고 싶냐의 문제가 아니다. 슬프지만..)
공부가 그나마 낫겠다는 결론에 다달았고 3월3일경 노무사 시험을 한번 봐 보겠노라 남편에게 통보했다. 그러나 남은 시간은 2달 반 남짓. 그마저도 토익 700이상이라는 점수를 만들어 놔야 했다.
부랴부랴 그 주에 있는 토익시험을 접수하고 3일정도 모의고사 문제를 풀며 시험을 준비했다. 3월9일 토익시험을 봐야 그 시험 성적으로 노무사 1차 시험접수가 가능했다.
다행히 토익점수는 800점을 넘겨주었고 그 덕에 노무사 1차 시험을 무사히 접수할 수 있었다. (엄마표영어 한답시고 아이들 영어책 읽는 것을 봐준 것이 그나마 도움이 되었던 모양이다.)
접수를 하고 유튜브를 찾아보며 공부전략을 세우고 책 주문을 하니 1주일이 금세 지나가버렸다. 그러고 나니 정작 공부할 수 있는 기간은 두달. 1차는 5과목으로 만만치 않은 시험인데 최근 문제수도 25문제에서 40문제로 늘어나며 난이도가 훌쩍 높아졌다고 했다.
여유를 부릴 틈이 없었다. 인강을 들을 시간도 없었다. 민법은 유튜브에 올라온 특강으로 근근히 따라 갔고 나머지 과목은 순수하게 독학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아침 9시 까지 도서관에 갔다. 어디 출근하는 사람마냥 시간을 지켰다. 초3인 작은 아이가 끝나는 3-4시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아이들 챙기고 저녁밥 해주고 공부도 봐준 후 작은 아이가 잠들면 밤 10시부터 2~3시간 더 공부했다.
주말에는 행정사를 준비하는 남편이 도서관에서 공부를 해야 했기에 내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줘야 했다.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 1~2시간, 잠들고 난 후 1~2시간 짬을 내 공부했다.
딱 두달을 이렇게 보내고 나서 오늘 시험을 봤는데 감격스럽게도 가채점 결과 평균 70점을 넘었다. 합격이었다. 비록 1차이지만 남편과 아들, 딸과 껴안고 소리지르며 거실에서 방방 뛰었다. 합격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기에 기쁨이 더 컸다.
1차는 어찌어찌 잘 넘겼는데 더 큰 복병인 2차가 남았다. 그냥 공인중개사로 취업을 했다면 노무사 볼 생각은 꿈도 못 꾸었을 것이다. 노무사 시험 볼 것을 권했던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아직 최종합격은 아니지만 지난 두달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단 사실 만으로도 너무 뿌듯했다. 남은 2차 시험도 최선을 다해 공부해서 꼭 합격증을 받아보고 싶다. 2차에 합격해 다시 글을 쓸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