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

유락에서 진행하는 모각글 시즌 5에 참여하며 쓴 글입니다

by 수빈

나의 질투에서는 썩은 냄새가 난다.


드라마 청춘시대에서 나온 말이다. 질투라는 감정을 이렇게 정확하게 말하는 문장을 본 적이 없다. 그것은 꺼내 보이기조차 껄끄러운 감정이다. 때로는 속이 비워진 듯 허탈하게 만들고, 때로는 그 안에 오래 고인 물처럼 쿰쿰하게 고여 있다가 불쑥 올라온다. 한 번 피어나면 잘 사라지지도 않고, 누르려 할수록 스미는 냄새처럼 퍼진다. 나는 그것을 숨기려 애썼고, 애쓸수록 더 깊이 스며들었다.


누군가가 나에게 타고난 재능이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마 잘 모르겠다고 할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어렸을 때부터 또렷하게 잘하는 것이 없었다. 학교에서 ‘특기’란에 무언가를 쓰라고 하면 늘 그 칸을 오래 바라보다가 대충 한 글자를 적었다. 아무리 적어도 나를 설명하지 못할 것 같았고, 빈칸으로 두자니 들키는 것 같았다. 남들과 비교하며 자신을 조금씩 파먹던 그 날카로운 습관은 나중에 내 안에서 더 단단해진 덩어리로 자랐다. 그 뿌리 깊은 결핍이 때로는 자신을 방어하다 날을 세웠고, 결국 그것이 나의 질투심이 되었다.


나는 부단히 노력해서 겨우 얻은 걸 누군가는 너무도 쉽게 얻는다. 그것이 설령 가까운 친구일지라도, 마음은 조용히 어두워진다. 며칠이고 매달려 고민해야 겨우 형태 하나를 만들어내는 나와 달리, 어떤 친구는 무심히 던진 손끝으로 단단한 완성을 만들어낸다. 마치 나무를 깎는 마음으로 천천히 다듬은 것과, 돌을 툭 깨뜨렸는데 그 안에서 조각이 나오는 것처럼. 나는 애써 웃으며 “진짜 잘했다”라고 말하지만, 마음 한편은 서서히 식어간다. 감탄과 동시에 스스로가 투명해지는 느낌. 그 친구가 나를 경쟁자로 여기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내 안에서 미세한 금을 낸다. 그 감정은 질투라기보다, 이름을 붙이기 애매한, 고요하지만, 무력한 파편처럼 날린다.


가끔은 내가 살리에리가 된 기분이 든다. 말로는 “나는 나의 길을 간다”라고 하면서도, 어느 순간엔 나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너무도 가볍게 잘 해내는 누군가를 보며 마음이 복잡해진다. 마치 모차르트를 질투했던 살리에리처럼. 그가 모차르트의 재능을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증오했던 것처럼, 나도 어떤 순간에는 감탄과 질투가 뒤섞인 복잡한 감정 속에서 허우적댄다. 그 재능이 아름답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 빛 앞에서 나의 노력은 희미한 잔광처럼 흐려지고, 나는 점점 목소리를 잃는다.


나는 아직도 질투한다. 그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가끔은 이유도 없이, 누구를 향한 건지도 모를 채, 천천히 스며든다. 그리고 그런 감정은,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 늘 한발 늦게, 그러나 분명히 남는다. 그저 그대로 남아 있을 뿐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사랑의 몽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