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데이비스, 기계 속의 악마

by Arborepeary is elsewhere

생명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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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생명의 진짜 비밀을 발견하기까지 왜 이렇게 수십 년씩이나 걸렸는지 이유를 따져보자면, 그 새로운 물리학이란 단순히 또 하나의 힘—’생명력life force’—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더욱 미묘한 무엇, 물질과 정보, 전체와 부분, 단순성과 복잡성을 엮는 무엇이라는 것이다.

그 ‘무엇’이 바로 이 책의 중심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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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종류의 힘이든 그 힘을 행사하려면 에너지를 소비해야만 한다. 따라서 ‘생명력’이 진짜 있다면, 에너지 전달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27

그러나 비록 생명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생명 물질에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인상을 떨쳐버리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문제는 이것이다. 그것이 대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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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가 던진 물음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이해한다는 것은, 생물학자들이 생명의 속성들을 줄줄 읊어대는 전통적인 방식을 포기하고, 생명을 가진 상태를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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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단순히 기회가 왔을 때에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생명은 분화하고 적응해서 새로운 생태자리로 침투해 들어가 목숨을 이어나갈 교묘한 메커니즘을—때로는 기상천외한 방식으로—발명한다.


31

매우 색다르고 이상한 이 생물—이름은 코로오코키디옵시스Chroococcidiopsis—은 에너지를 방사능에서 얻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광합성을 해서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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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극한의 추위와 더위, 염도, 금속 오염, 사람의 피부를 태울 정도로 강한 산도acidity를 견뎌낼 수 있는 미생물들의 존재도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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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는 생명의 진화 과정을 그려내는 매력적인 비유를 하나 소개했다. 곧, 그 과정을 ‘불가능의 산Mount Improbable’이라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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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생명에서 생명으로 올라감은, 생명 없는 물질에서 출발해 완만하게 경사지고 끊어진 데 없이 매끄러운 긴 여정을 거쳐 생명에 도달하는 길이었을까, 아니면 물리학에서 상전이phase transitions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게 돌연히 일어난 일련의 큰 꼴바꿈들을 거친 길이었을까? 아무도 모른다.

화학적 복잡성에만 초점을 맞춘 설명에는 분명 무언가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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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보동물tardigrades이라고 불리는 작디작은 여덟 다리 동물은 액체 헬륨 온도까지 냉각되어도 단순히 몸 기능을 꺼버릴 뿐이고 다시 몸이 따뜻해지면 평소 하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데, 이 경우는 어떨까?


40

아미노산과 당에서 리보솜과 단백질까지 이어지는 분자선상에서 확실하게 생명이 관여했다고 말할 수 있는 지점은 과연 어디일까? 순수하게 생명의 화학적 지문만을 가지고 생명 여부를 식멸하는 것이 가능하기나 한가?


47

생명이 없는데도 생명처럼 평형에서 먼 상태에 있으며 생명처럼 내구성이 좋은 계들도 분명 있다.


50

생명과 생명 아닌 것을 가르는 것은 정보이다.


51

생물학적 생식의 본질은 바로 상속가능한 정보heritabel information를 복제하는 것이다.


53 새들도 무리를 짓고 물고기도 떼를 짓는다. 그들의 일사불란한 행동의 중심에는 바로 정보 교환이 있다. … 인간 사회는 월드와이드웹 같은 행성 규모의 정보처리계들을 만들어 냈다. 그래서 현재 많은 과학자들이 생명을 정보적 속성의 관점에서 정의하는 쪽을 선택하는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이를테면 생물물리학자 에릭 스미스는 생명을 에너지의 흐름 및 저장이 정보의 흐름 및 저장과 관련되는 화학적 계라는 식으로 표현한다.




악마의 등장


58

맥스웰의 악마는 역설이었고, 불가해한 수수꼐끼였고, 우주의 법칙성을 모욕하는 것이었다.


60

그런 구속성은 일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 열에너지 자체가 아니라 열의 흐름이라는 사실에서 비롯한다. 열에너지를 거두어 쓰려면 반드시 어딘가에 온도 차이가 있어야 한다.


63

우주의 엔트로피는 결코 내려가지 않는다.


70

다른 한편으로 정보는 분명히 이 세계에서 어떤 물리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생물에서 그렇다. 생물의 DNA에 저장된 정보에 변화가 생기면 돌연변이 자손이 나와 진화의 과정을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보는 세계에 차이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정보가 ‘인과력causal power’을 가졌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추상적인 정보를 물리적 대상들로 이루어진 구체적 세계와 연결할 수 있을지, 그 길을 알아내는 것이 과학의 도전과제이다.


75

따라서 생명의 사용설명서는 잡음이 많은 통신 채널을 통해 보내진 부호화된 정보에 대한 섀넌의 분석과 논리적으로 동등하다.


88

“정보는 물리적이다!” 이 말로 그가 뜻했던 바는, 모든 정보는 물리적인 대상과 결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99

무언가의 없음(빈 기억)이 물리적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 나오는 불가능확률추2진을 생각나게 한다.


102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 실험이 자율적인 맥스웰의 악마라는 것이다. 곧, “계와 악마 사이에서 직접 교환되는 것은 열이 아니라 정보뿐”이라는 말이다.


118

이 모두를 해내려면, 세계에 대한 내적 표상 같은 것—일종의 가상현실—을 가져야 하고, 거기에 정교한 통계적 가늠을 통합해 넣어야 한다. 그래서 세균이라 할지라도 수학의 귀재 같은 모습을 보인다.

생물은 그저 정보 자루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생물은 컴퓨터이다.



생명의 논리


129

역설들이 널려 있는 이 영역은 오늘날의 우리에게 친숙한 시뮬레이션과 가상현실 등으로 이어지는 길을 열었다.


수학의 토대 자체에 결정 불가능성이 안배되어 있음을 감안하면, 바로 그 수학의 법칙들에 기초하는 우주에서도 결정 불가능성은 근본이 되는 속성일 것이다.


137

단순한 규칙들을 반복해서 적용한 결과로 그처럼 매력적인 복잡성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142

사소하지 않은non-trival 복제와 끝없는 진화 능력이라는 쌍둥이 특징을 얻기 위해 필요한 복잡성의 최소 수준은 무엇일까?


146

두 사람은 이처럼 단순ㄴ한 모형에서도 상태의존적 동역학state-dependent dynamics이 복잡성과 다양성을 이루어낼 새로운 경로를 제공한다는 것을 충분히 확신할 수 있음은 발견했다.


153

몸 안쪽을 살피면 기관, 세포, 세포 아래 수준의 소기관, 염색체 그리고 심지어 분자 자체까지 만나게 된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은 정보이다 뇌 회로에서 회오리치는 정보 흐름의 패턴을 우리는 보지 못한다. 우리는 세포에서 악마 같은 정보 엔진 군단을 보지 못하고, 신호를 발하는 분자들이 쉬지 않고 조직적으로 춤을 이어나가는 모습도 보지 못한다. 그리고 DNA에 조밀하게 꾸려 넣어진 정보도 눈으로 보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산 것들에 있는 정보 패턴들이 무작위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154

생명을 완전하게 설명하려면, 우리는 생명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생명의 분자적 조직성과 정보적 조직성—를 모두 이해할 필요가 있다.


161

과학자들이 세포의 회로도를 풀어나가면서 ‘재배선rewiring’과 관련하여 수많은 실용적 가능성들이 열려가고 있다.


162

질병(이를테면 암)이 정보관리의 결함—이를테면 오작동하는 모듈이 있거나 회로 연결이 깨진 경우—과 결부되어 있을 때, 세포들을 파괴하기보다는 화학적으로 재배선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172

그 분석의 요지는, 효모 네트워크에는 무작위성의 범위를 넘어선다고 볼 만한 고수준의 체계적인 정보의 흐름이 있다는 것이다. 진화는 한편으로 네트워크가 정보를 처리하는 성질을 갖도록 네트워크 짜임새를 조각해온 것으로 보인다.


176

정보 호름의 패턴들은 계의 미시적 동역학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보편적 법칙들의 지배를 받는다.


180

이런 형태의 떼의사결정swarm decision-making—과감하게 떼지능swarm intelligence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을 시전하는 능력은 개미만 지닌 것이 아니다.


182

광대하고 복잡한 지구상 생명의 망은 세균부터 인간 사회까지 모든 수준에서 개체와 개체, 집단과 집단끼리 이루어지는 정보 교환으로 짜여진다. 바이러스조차 지구 전역을 떼지어 다니는 이동형 정보 꾸러미로 불 수 있다.


183

생명이 가진 그 모든 놀라운 능력 가운데에서 가장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 것 하나가 바로 형태발생morphogenesis—꼴의 발생—이다.

문제는 그 마당이 무엇의 마당이냐는 당연한 물음에 설득력 있는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다.


187

생물학에서 정보 개념이 가지는 가장 강력한 측면 가운데 하나는, 동일한 일반적 생각들이 생명의 모든 크기 수준에 적용된다는 것이다.



다윈주의 2.0


192

이 모든 정보의 흐름을 바꾸고 처리하는 미세한 악마들의 존재도 우리는 알아채지 못한다. 그러나 열역학적 완전성에 가까이 다가간 그 악마들은 수십억 년 동안 진화가 다듬어온 결과들이다.


201

발생 과정의 훨씬 나중에—매우 놀랍게도 개구리가 되기 직전에—떠오르게 되어 있는 구조들을 그 전기 패턴들이 미리 모양 자는다pre-figure고 결론을 내렸다. 전기적 선행패턴화pre-patterning는 최종 3차원 꼴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해서인가 저장하여 배아의 먼 지역들이 서로 통신해서 큰 규모의 성장과 형태빚기morphology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형태발생을 인도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인다.


204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어떤 단백질이 어디에 쓰이냐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전체로서의 계가 단일 세포보다 훨씬 큰 규모의 크기, 모양, 지형topology에 대한 정보를 처리하느냐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크고 복잡한 구조들의 모양을 부호화하기 위한 정보의 흐름과 메커니즘에 초점을 맞추는 하향식 시각이다.


206

그러나 세포들이 폐소공포증을 느낄 만한 상태, 이를테면 세포 군체가 접시의 벽을 타고 밀려 올라갈 정도로 개체군이 과밀해지는 상태가 되면 분열은 멈출 것이다.


207

하찮은 살모넬라균조차 자신이 우주공간에 떠 있다는 것을 어떻게 해서인가 감지해서, 그에 따라 유전자 발현을 바꿀 수 있다. 이 발견은 우주조종사들의 안녕에 명백한 함의를 가진다. 왜냐하면 지구에서라면 억지할 수 있을 해충이 우주공간에서는 사람을 병들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보통 몸속에 담아 가지고 다니는 미생물 수는 약 1조 마리에 이르며—그중 많은 수가 내장에 있다—미생물군유전체microbiome라는 것을 형성한다.


208

도룡뇽은 다리 전체를 재생하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만일 잘라서 내준 다리에 암이 있고 종양의 중간 지점에서 다리가 잘려나갔다면, 새로 자라난 다리에는 암이 없음이 밝혀졌다.


214

“세포는 어떤 돌연변이를 일어나게 할지 선택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선택한다고?


215

돌연변이는 무작위적이지 않다는 것이었다.


220

세포가 돌연변이적 해법을 찾아낼 가능성이 높아지는 까닭은 돌연변이를 언제 어디에서 일으킬 것이냐에 대한 지적인 암시를 제공하는 체계를 그 세포의 진화적 과거가 구축해 놓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다윈주의를 반증하는 것이 아니라 다윈주의를 더 정교하게 다듬는 것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은 가장 잘 적응한 생물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잘 적응한 생존 전략도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명이란 위로 치올라 가는 정보학습곡선informational learning curve으로 묘사할 수도 있다.


221

세포들이 자신의 유전체를 능동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면?


227

진화에는 눈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이 있다. … 적응을 끌고 가는 것은 우연만이 아니라, 무작위적인 변이가 일어나는 데 걸릴 만한 찰나의 시간 동안에 새로운 분자와 메커니즘을 자연이 발견해낼 수 있도록 해주는 일단의 법칙들이기도 하다.

우리가 물려받은 유전자들이 우리 몸을 짓는 청사진이라는 생각을 버릴 때가 왔다. … 유전적 정보는 개체가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에 영향을 미치는 한 가지 인자에 불과하다. 생물은 자기 자신의 되어감development과 자손들의 되어감에 능동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하며, 그렇게 해서 생물들은 진화에 방향을 부여한다.


229

암을 하나의 생명 현상으로 이해하는 쪽으로는 사람들이 거의 눈길을 주지 않았다.


231

어떤 세포가 되었든 정신이 올바로 박혔다면, 잠깐 동안 복제를 신나게 하고는 사잘을 할 수밖에 없는 다세포적 존재에 응할 까닭이 있을까?


238

임이 손상의 산물이 아니라 손상을 일으키는 화나경에 대한 체계적 반응—원시적인 세포방어메커니즘—이라는 것이다.


240

우리 시각에서 보면, 암은 일종의 퇴행throwback 또는 고대 꼴로의 초기화이다. 전문어로 말해보면 암은 격세유전적atavistic 표현형이다. 암은 다세포 생명의 논리 속에 깊이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암이 가진 고대의 메커니즘들은 높이 보존되었고 맹렬하게 보호되었다.


245

스트레스를 바은 세균의 경우처럼, 암세포에서 일어나는 돌연변이도 결코 무작위적이지 않다. 곧, 돌연변이의 ‘열점’과 ‘냉점’이 명확히 있다는 말이다. 완벽하게 이해가 가는 일이다.


246

진화가 암을 제거하지 않은 또 한 가지 이유는 배아발생과의 연관성 때문이다.



도깨비 장난 같은 생명과 양자 악마들


양자컴퓨터의 비밀은 중첩superposition이라고 부르는 것에 있다.

그러나 양자컴퓨터에서는 스위치가 켜져 있으면서 동시에 꺼져 있을 수 있다. 그래서 1과 0을 동시에 표상할 수 있다.


254

문제는 바로 실재의 본성에 대해 양자역학이 정말정말 이상한 함의를 가진다는 데에 있다.


255

이 사건들이 만일 일상에서 일어난다면 기적이라고들 여길 것이다. 그러나 양자물리학의 영역인 원자와 분자 수준에서는 늘상 일어나는 일이다. 일상에서 그 짝을 찾을 수 없는 또 다른 이상한 양자효과들로는 전자 같은 입자들이 동시에 두 곳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 서로 몇 미터 떨어진 광자 한 쌍이 자발적으로 행동을 서로 맞추는 것, …

우리가 정말로 알고 싶은 것은 터널링tummelling이라든가 얽힘entanglement 같은 사소하지 않은non-trivial 양자 과정들이 생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느냐이다.


258

만일 생명에 이점을 주는 무엇이 있다면, 그것이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자연선택이 활용하게 될 것임은 예외가 아니라 규칙이다.

모든 양자효과의 적은 무질서이다. 그런데 생명은 무질서로 넘쳐난다!


259

그러나 악마를 기억하라. 그 악마는 혼돈에서 질서를 불러내어 열역학 제2법칙을 속여서 엔트로피의 부식효과를 피해갈 수 있도록 맥스웰이 정교하게 설계한 것이다.


263

적어도 이 경우에는, 생명이 실제로 양자적 이점을 알아보고는 그것을 시험해본 것으로 보인다.


274

그런데 행성과는 달리, 모든 전자는 스핀의 양이 정확히 똑같으며, 전하와 질량도 마찬가지로 모든 전자가 똑같다.


283

여기서 열쇠가 되는 물음은, 생명 줄질에 실제로 사소하지 않은 양자장난quantum shenanigans이 일어나고 있다면, 그것들이 과연 괴이쩍은 변칙성에 불과할 것이냐, 아니면 생명에 중요한 모든 과정들을 포괄하는 양자빙산의 일각일 것이냐 하는 것이다.


284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옥한 중간지대는 있다. 곧, 무언가 생명에 쓸모가 되는 일이 일어날 만큼 충분히 오랫동안 잡음과 양자적 결맞음이 공존하는 영역이 있는 것이다.


287

그러나 우리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신뢰성 높은 이론은 양자역학이다.




거의 기적


293

생명의 기원을 완전하게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정보의 흐름과 저장의 조직화 원리들 그리고 ㅈ정보가 화학적 네트워크들—생명의 영역과 무생명의 영역을 포괄할 만큼 충분히 넓게 정의된 네트워크들—과 엮에는 방식을 더 잘 이해하는 것이다.


297

맨 처음 말해야 할 것은 지구상의 생명이 지구에서 시작되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는 없다는 것이다.


298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지구와 화성이 서로로부터 격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지구와 화성에서는 이제까지 역사 내내 미생물에 의한 교차오염cross-contamination이 있어왔을 수 있다.


308

서식 가능하다고 해서 서식하고 있음을 함축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320

그러나 진정한 유의미성은 꼴이나 복잡성의 변화가 아닌 그 변화에 수반되는 정보적 짜임새informational architecture의 재조직화에 있다.




기계 속의 유령


337

1. 어떤 물리적 과정이 의식을 생성하는가?

2. 마음이 존재한다고 하면, 마음은 물리적 세계에 어떻게 차이를 만들 수 있는가?


338

그러나 사람에게는 깊은 자아감각, 곧 ‘기계 속의 유령’ 같은 것이 있다는 느낌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339

신경 정보와 의식이 연결되어 있다는 한 가지 실마리는 인간 경험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측면에서 나온다. 곧, 시간이 흐른다는 감각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시간의 지나감은 자아인식self-acareness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부분이다.


352

내재적 관점에서 볼 때, 인과적으로 자율적인 존재자가 되려면 통합된 원인-결과 구조가 있어야 한다. 정보를 단순히 ‘처리’만 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357

계가 열려 있는 한, 원자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이야기와 행위자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이야기가 서로 모순됨 없이 나란히 펼쳐질 여지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360

원리적으로 볼 때조차 우리가 설명하고자 하는 원인-결과의 사슬은 원자 수준에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나가는 말


373

계가 무엇을 하느냐는 계가 어떻게 있느냐에 달려 있다.


380

생명이 어떻게 무생명에서 떠올랐는지 과학자들이 완전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단 한 번이라도 기적을 끌어들이면 ‘빈틈을 메우는 신’ 논증의 덫에 빠지게 될 것이다.


알려진 물리법칙들이 생명에 유리하게 조작되어 있다는 증거는 없다. 그 법칙들은 ‘생명을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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