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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내 Jul 22. 2022

6. 불안의 불안

 불안함은 습관이다. 그러한 습관은 무의식적이고 계속된 불안함을 야기시킨다. 본인이 불안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불안해한다. 그런 불안함을 느끼기 때문에 더 불안해한다. 이것은 끝이 없다. 시간이 지나야 진정이 된다. 그때쯤 내가 극도로 불안했었다는 것을 느낀다. 아주 뒤늦게 다시 밝게 올라가려고 다짐한다. 만약 아까의 불안함이 주체할 수 없는 큰 크기의 불안함이었다면, 이미 큰일이 난 뒤엔 한참 늦은 것이라는 것을 상기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불안함은 무섭다. 이미 인지하고 있었고 항상 인지하고 있지만, 막상 커져가기 시작하면 인식을 하지 못한 채 증식한다. 불안한 것은 불안한 것을 낳고, 그것들은 점점 더 증식해서 아래로 내려간다. 점점 더 큰 불안함을 야기하는 것이다. 이 과정이 아주 짧다면 한숨 한 번으로 지나갈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이 길게 유지된다면 그때는 정말 힘들어진다. 다행히도 그러한 긴 순간은 자주 오지는 않는다. 또한 이미 경험해 본 불안함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면역 아닌 면역이 생기긴 한다. 면역이지만 큰 방어기제는 아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를 때보다는 대처하기가 조금은 더 수월하다. (어찌 보면 쥐가 나는 것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다르긴 하지만.)


 수월하다고 말했지만 사실, 불안함에 어울리는 단어는 아니다. 불안함은 대처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완벽하게 대처하고 수월하게 막을 수 없다. 이미 들어와서 퍼지는 불안함은 막을 수 없다. 다만 좀 덜 유지되게 할 수 있는 정도가 최선일 것이다. 


 정말 불안함이 증폭되는 사람들은 일상생활이 지장이 있는 정도이고, 그럴 땐 약이 가장 큰 방법이라고 한다. 거짓말 같이 불안함이 내려간다고 하니 약이 가장 최선의 방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약에 의지하는 것은 길게 봤을 때, 불안함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불안함을 이겨내는 것이 아닌 잘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아직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래서 불안함을 무방비 상태로 내버려두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인간은 불안하기 때문에 불안하다. 불안함은 불안함을 낳고 계속해서 불안하다. 이러한 악순환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느낀다. 우리는 불안함을 억제하고 긍정적인 것들을 보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기고, 그러한 힘은 우리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한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자신이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면 조금은 덜 불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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