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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mer Aug 30. 2024

클라이언트 관리

첫 클라이언트와 소통 경험



나는 사회초년생부터 5년 차까지

에이전시에 다녔었다.


학창 시절에는 디자이너들끼리 각자 가고 싶은 에이전시가 있을 정도로 에이전시 전성기였다.


아예 사회초년생 때는 클라이언트와 소통할 일이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이직도 하고 시간이 지나 3년 정도 일했을 무렵 120명 정도 되는 규모의 에이전시에 입사하고 선임 직급을 달며 클라이언트와 이야기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과거로 돌아가보면 대학시절에 패키지 수업을 들을 때 교수님께서 “얘는 왜 이렇게 고집이 세?”라고 하실 정도로 나만의 디자인 고집이 있었는데, 이게 회사에서까지 이어졌다.



클라이언트가 하는

피드백이 엉터리라고 느껴졌었다.


무슨 자신감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클라이언트와의 소통이 어려웠다. 마음 편하게 작업하려면 시키는 대로 하면 됐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나는 디자인 고집이 있다 보니 시키는 대로 하기엔 반발심이 생겼던 것 같다.


그렇게 어떻게 내 디자인을 설득할까 많은 고민을 해봤다. 운이 좋게도, 내 첫 회사는 에이전시였지만 UX Lab이라는 소속이었고 디자인보단 UX관점으로 문제 해결을 할 때 꽤 많은 방법론들을 사용했었다.

(이 시절 대표님이 국민대학교 석사과정을 밟았다고 하신 게 생각나서 나도 곧 입학 예정이다.)


이 시절에는 보통 에이전시는 데이터드리븐 같은 개념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고, 디자인의 예쁨에 대해서만 논의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UX를 크게 신경 쓰지도 않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더 어렵게 클라이언트에게 설명했다. 괜히 있어 보이려고 방법론들을 이것저것 사용했다고 하고, 심리학관점에서의 이야기도 했다. 생각보다 이 방법이 잘 먹혔던 것 같다. 나도 IT대기업에 현재 재직 중이긴 하지만 첫회사를 대기업으로 시작한 사람들을 보면 성장이 멈춘 사람들이 꽤 많이 보인다. 그런데 전통대기업은 얼마나 더 많을지 예상되기도 한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으니 완전히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경험상으로는 그렇다.

그래서일까? 나의 전략은 잘 통했고, 어쩌다 보니 이 회사에서 업무가 몰려 동시에 7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7명 이상의 부사수를 관리하기도 했다. 아무튼 나의 에이전시 생활은 힘들긴 했지만 많은 포트폴리오를 쌓을 수 있었고, 프로젝트 관리 능력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포트폴리오 강의를 많이 하다 보니

에이전시 소식을 종종 듣는다.


요즘에도 에이전시는 데이터를 거의 못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클라이언트에게 어느 정도 필요한 데이터를 요청하고 성과도 어느 정도 나왔는지 정중하게 요청하면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많이 봐왔다.

에이전시 다니는 분이고 이런 시도를 안 해봤다면 개선의 목적으로 한번 시도해 보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

만약 받지 못하더라도 대기업 프로젝트라면 뉴스기사나 홍보채널을 통해 성과를 가늠할 수 있으니 포트폴리오 만들 때 참고해 보자.



우리는 클라이언트를 갑,

우리를 을로 생각한다.


실제로 회사관점에서 그게 맞다. 그렇기 때문에 피드백을 거부하기도 어렵고 순종적이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가끔씩 근거 있는 반항은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무조건 시키는 걸 잘하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이참에 정중함을 가지고 다양한 요구를 해보는 것도 시도해 보면서 클라이언트와의 협업을 원활하게 하는 법을 익힐 수 있으면 좋겠다. 어느 정도 나만의 디자인 고집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이번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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