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었니? 너도 오늘 하루 고생했어."
우린 이 세상에서
언젠가 죽어야 할 존재임을
깨닫지 못하는 이가 있다.
이것을 깨달으면 온갖 싸움이 사라질 것을
- 법구경 1.6-
우린 먼 사람에겐 조심하지만 가까운 사람들에겐 머릿속에 떠오른 대로 여과 없이 뱉어 버린다. 가정에서 벌어지는 싸움의 대다수는 실제 의도와 다르게 뱉어 버린 말에서 시작된 것이다. 말해놓고 후회하는 경우도 있고 잘못 말했다 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다. 어떨 때는 듣기 싫은 말 좀 들어봐라고 홧김에 말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우린 영원히 살 것처럼 힘들게 살 고 있다.
아등바등거리며 안달하고, 괜한 기대를 하고 상처받는다.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받고, 내게 심한 말을 하는 상대에게 속상한 마음을 가득 담고 잠든다. 그리고 나에게 기대어 남을 보자고 몇 번이고 다짐했지만 또 잊고 화를 내어 버린다.
심한 말을 들어서 상처를 받았을 땐 잠시 떨어져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생각해 보자. 가까운 사람에게 심한 말을 하고 막대하는 이유 중엔 '자기도 힘들다. 날 좀 알아달라.'는 호소인 경우가 많다. 나 또한 가족에게 서운한 말을 한 날은 내가 힘드니 날 좀 알아달라는 이유였다.
(오늘 너무 힘들었어, 좀 쉬고 싶어)근데, 집에 일찍 들어왔으면 빨래 좀 개고 있지 뭐 했어?
(애들 보느라 힘들었어) 집에 왔으면 애들이랑 좀 놀아주지 폰만 보고 있냐?
(회사에서 멘탈 털려서 가다듬는 중이야,,) 아니 내가 뭘 얼마나 했다고 그래? 넌 폰 안 봐?
힘들게 일하고 왔는데, 얼굴 보자마자 불숙 사나운 말을 먼저 들어 버리자 참았던 서운함이 터져버린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아무렇지도 않았을 말들이 갑자기 비수로 내 마음에 상처를 내고 잊고 있던 과거의 서운함들이 밀려들어 와 한바탕 싸우거나 언성을 높이곤 한다.
사실 상대는 그럴 의도에서 한 게 아닐 수도 있는데 일단 내가 듣기 좋지 않게 말을 하니 들이받아 버리게 된다. 어떨 때는 조건반사처럼 방어기제가 발동하며 기분이 얹잖아 지기도 한다.
하지만, 기억하자. 우린 일시적인 존재다. 필멸자. 우주에 잠시 스쳐가는 존재. 우리의 삶이 언제 꺼질지 모르는데 그 짧은 삶을 감정 낭비하는데 써버리면 너무 아깝지 않은가? 수많은 사건사고들을 보면 죽음은 굉장히 가까이 있다. 우리의 삶은 언제 꺼져도 이상할 것 없이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란 거다.
상처받지도 주지도 않으려 애를 써보자. 우주에서 본 지구는 검은 공간 안에 작고 하얀 작은 점만 한 푸른 별하나고, 그 안에서 사는 우리는 거대한 시간 안에 찰나의 순간도 살지 못하는 하루살이 만도 못한 존재란 걸 잊지 말자. 수많은 후회를 하며 살아가는 삶이지만 성냄을 성냄으로 받아서 하는 후회는 하지 말자. 그렇게 성냄이 없는 하루를 가져 보자.
우리의 삶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은 당연히 알지만 느껴지지 않는다. 깨달음이 있어야만 그걸 느낄 수 있다.
"만약 누군가가 선물을 주었는데 받지 않으면 그 선물은 누구의 것인가?"부처님의 일화 중에 선물의 비유가 있다. 나쁜 말을 해도 받지 않으면 결국 그 나쁜 감정은 준 사람이 다시 가져간다.
서운하고 기분 나쁜 말을 들으면 힘들어서 그랬구나라고 생각해 보자. 그리고 그 힘듦을 알아보려 노력해 보자. 마음이 우러나오지 않아도 그냥 오늘 힘들었구나?라고 말해보자. 나도 못하는 일이지만 오늘도 한번 더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