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 산책하기
서촌을 나누고자 한다면 통인시장을 기준으로 나눌 수 있다.
경복궁에서 통인시장까지의 서촌과 통인시장부터 서쪽으로 향하는 서촌.
두 곳 모두 서촌이라 불리지만 그 곳의 색깔을 너무나 다르다.
내가 지금 말하고자 하는 곳은 후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경복궁에서 통인시장까지의 서촌을 좋아한다. 그 곳은 신기하리 만큼 갤러리들과 여러 전시관련 업체들이 모여있다. 앞서 쓴 서촌의 무료 갤러리글을 찾아보면 된답니다.
그렇다면 이제 가볼 곳은 후자.
경복궁역에서 나와서 쭉 걸어올라가다보면 우리은행이 나옵니다.
그 골목에서 꺾어 들어가면 서촌 산책길이 보입니다.
이 산책길은 간단히 이 곳 부터 박노수미술관까지의 사이사이 골목들입니다.
산책은 산책. 등산하는 것이 아니기에 끝까지 걸을 필요도 최단거리로 걸을 이유도 없습니다
공식적인 지도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 루트를 따라가면 즐기기 좋다. 가는 도중에 길을 새서 구석구석 골목을 돌아다니는 시간은 꼭 지참하도록 한다. 다만 조심해야 할 것은 북촌과 마찬가지로 주민들이 거주하는 곳이기에 늦은 시간까지 하하호호하다보면 민폐가 됩니다. 아니 집순이가 떠들고 술먹으려고 오랜만에 나온 것인데 조용히 해야 하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는 당신.그래서 서촌은 낮술집이 많습니다. 곳곳에 보이는 낮술환영 표지판은 당신을 부르는 것입니다. 하지만 낮술은 부모도 못 알아본다고부모님을 알아보기위해 낮술을 피하고 싶다면 산책하고 다른 곳으로 갑시다.
골목을 구석구석돌아다니다보면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장면들이 많다. 너무나 젊게 보이던 까페가 할머니와 손잡고 산책하는 아이의 모습으로 아늑한 풍경으로 변하기도 하고
홍상수 영화의 한 장면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뭔가 주인공이 사사로운 이야기를 하고 걸어오는 장면 같습니다.
특히 서촌의 가장 매력적인 요소는 '아이템' 입니다. 각자의 가게에서 무심한 듯 아름답게 꺼내놓은 아이템들은 서촌 골목의 악세사리중 하나입니다. 세탁소의 탈을 쓴 레스토랑.
지나가면서 슬쩍 슬쩍 보이는 아이템들을 찾는 재미.
아이템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별다를게 없는 골목, 내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서촌을 걷다보면 세탁소, 미용실이 참 많습니다. 이 분위기가 서촌의 분위기.
서촌에 왔으면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는 장소들도 소개시켜드릴게요.
대오서점, 안에서는 사진촬영이 안된답니다. 상업용으로는 사용이 안되요. 그만큼 안의 모습의 매력이 있습니다. 아이유가 앨범자켓을 촬영한 장소이기도 하죠.
그리고 옥인 오락실. 최신게임이 없는 것이 자랑인 장소. 이 때 갔던 날씨가 쌀쌀했었는데 취향저격을 하는 듯 붙인 '개따뜻' 정말 개 따뜻 하겠다.
미술관옆 작업실을 만났다면 산책길을 거의다 오른 것입니다. 이 곳 앞이 버스정류장이라는 것도 나름 재밌는 요소.
미술관 옆 작업실 옆 미술관입니다. 박노수미술관. 여기까지 왔으면 체력이 많이 떨어졌을 터 굳이 보지않아도 됩니다. 여러분 마음대로.
중요한 것은 내려올 때는 정석이 아니라 내려왔던 길이 아닌 곳으로 내려가는 것. 굳이 올라온 길로 다시 내려갈 필요 역시 없습니다. 끌리는 대로 걷다보면 다시 경복궁 역으로 가게 됩니다. 시기하지만 정말로 그렇습니다.
서촌 골목길. 돌고 돌고 돌아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