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을 느끼고 이해하다.
찌릿찌릿하다. 나는 이 기분을 느끼기 위해 자유여행을 떠난다. 패키지 여행을 따라다니는 것처럼 눈만 뜨면 보이고 입만 벌리면 먹을게 들어오는 여행이랑은 다르다. 그 곳에서 먹은 비릿한 음식에 진저리를 치고 느릿한 분위기에 여유와 행복을 대리만족한다. 그들이 살아가는 문화의 자극의 찌릿함에 익숙해지면 우리는 그들의 일상에 더 가까워지고 싶어진다. 궁금하다. 그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
숙소를 일부러 교토의 주택가 근처로 잡았다. 하루의 시작, 마무리인 출퇴근을 보고 싶었기에. 아침 일찍일어나 골목을 걷다보니 아침을 여는 사람들이 보였다. 우리가 보기에는 좁디좁은 골목이 비좁지 않다는 냥 걸어서, 혹은 자전거를 타고 그리고 차를 타고 출근하였다. 골목의 차선이 하나면 불편하지 않을까? 골목을 늘리기 보다는 차를 좁고 길쭉하게 만든다. 집이 서있던 모양 그대로 길이 나있던 옛날 모습 그대로 이 곳은 변하지 않는다. 어렸을 적의 마을에 가면 모두가 변해있는 우리와는 다르게 교토는 마차가 다니던 길이 이제는 차가 다니게 되었다.
그 1차선 도로를 건널 때에도 우리는 신호등을 건너야 했다. 비록 두, 세걸음이면 건너갈 거리지만 기다린다. 기다림. 기다리는 것에 대한 관대함은 그들의 일상이었다.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현장학습을 가는 날인가 보다. 우리 같으면 "자자, 줄맞춰서 따라와."를 외칠 선생님도 뒤를 흘낏보며 따라오는지만 확인한다. 선생을 앞질러가는 학생도 있고, 앉았다 쉬어가는 학생도 있다. 학생의 숫자가 적어서 일 수도 있지만 각자의 템포를 존중해준다.
가볍게 점심을 먹고 다시 돌아다녀본다. 디자이너일까? 입구에서 부터 자신의 모습이 보이건만 아랑곳 없다. 흘끗 바깥을 보더니 웃음을 지어준다. 일에 쪼이지는 않는지 스트레스는 없는지 궁금해진다. 오랜만에 보는 사적인 욕심이 없는 웃음이라 나도 슬며시 지어본다. 다시 한국에 돌아가 업무에 치어갈 내 모습이 그려진다. 지나가는 택배아저씨한테라도 웃어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넓디넓은 뿔태사이로 심각한 표정이 보인다.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 거지. 80년대에서 등장하신 듯 한 모습이지만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택시에 타면 사투리로 오늘 있었던 뉴스이야기를 해주실 것 같다.
퇴근시간에는 지하철을 타보았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모습의 지하철이라 궁금하다. 퇴근 길의 모습들은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지 않았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누군가 한국인들은 책을 읽지도 않으면서 노벨문학상을 바란다는 일침이 기억난다. 나도 군대에서 100권을 읽어야지 하며 아무진 목표를 세우고 나서는 제대하고 독서를 해본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래서 귀국 후에 주변 도서관에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빌렸다. 출퇴근시간에 책을 읽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될 것 같다.
퇴근을 즐겁기도 하지만 참 고단한 것이라는 점은 어디든 변하지 않나보다. 교토의 사람들도 고개를 푹 숙이고 퇴근한다. 마치 나 자신에게 고단했던 하루를 사과하는 듯이. 일상을 보고자 했는데 집안에 들어가 배를 벅벅 긁으면 tv를 보는 모습을 보지는 못해 아쉽다. 겉에서 보는 일상은 다른 듯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