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Claw 창시자의 OpenAI 합류가 바꿀 AI 에이전트의 미래
2026년 2월 15일 일요일, Sam Altman의 X 게시물 하나가 전 세계 기술 업계를 다시 한 번 뒤흔들었다. OpenClaw의 창시자 Peter Steinberger가 OpenAI에 합류하여 차세대 Personal Agent 개발을 주도하게 되었다는 발표였다. 불과 몇 시간 만에 이 게시물은 696만 조회수를 넘기며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고, 2,692건의 리포스트와 2만 7천 개의 좋아요가 쏟아졌다.
이 발표가 단순한 인재 영입 뉴스를 넘어서는 이유는 분명하다. OpenClaw는 2025년 11월 출시 이후 불과 두 달여 만에 GitHub 스타 18만 개를 돌파하며 AI 에이전트 시대의 개막을 상징하는 프로젝트가 되었다. 동시에 4만 2천 개의 인스턴스 노출, 150만 개의 API 토큰 유출이라는 전례 없는 보안 위기도 촉발했다. 이 프로젝트의 창시자가 세계 최대 AI 기업에 합류한다는 것은, 개인용 AI 에이전트가 실험적 프로젝트의 단계를 넘어 글로벌 인프라로 진화하는 전환점을 의미한다.
한 명의 개발자가 주말 프로젝트에서 시작하여 AI 업계의 판도를 바꾸는 핵심 인물이 되기까지의 여정, 그의 독자적인 에이전트 철학이 OpenAI의 전략과 맞물리는 지점, 오픈소스 재단이라는 선택의 의미, 보안 위기에서 얻은 교훈,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종합적으로 전망한다.
Peter Steinberger는 AI 업계에서 갑자기 등장한 신인이 아니다. 그는 2011년 PSPDFKit이라는 PDF 처리 프레임워크를 창업하여 13년간 운영했고, 이 제품은 전 세계 10억 대 이상의 기기에 탑재될 만큼 성공적인 개발자 도구로 성장했다. 2021년 약 1억 유로(약 1,400억 원) 규모로 회사를 매각한 후, 그는 은퇴를 선언했다. 골프를 치고, 세계 여행을 다니며, 심지어 아야와스카 체험까지 시도했지만, 그가 표현한 대로 그 어떤 것도 마음 한편의 공허함을 채우지 못했다.
전환점은 2025년 초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을 목격하면서 찾아왔다. Steinberger는 이렇게 회고한다. 자신이 원했던 것은 컴퓨터가 스스로 무언가를 실행할 수 있게 타이핑해주는 도구, 즉 진정한 의미의 개인 AI 비서였다. 그는 2025년 4월부터 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시작했고, 다양한 실험을 거친 끝에 11월 드디어 OpenClaw(당시 Clawdbot)의 프로토타입을 완성했다. 놀라운 것은 그 프로토타입이 단 1시간 만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1시간짜리 프로토타입 뒤에는 수개월간의 탐색과 수십 년간의 엔지니어링 경험이 축적되어 있었다. PSPDFKit을 70명 이상의 팀으로 운영하면서 체득한 기술적 판단력,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의 평판, 그리고 무엇보다 제품이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가치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가 모두 OpenClaw에 녹아들었다. 그가 Lex Fridman과의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OpenClaw의 핵심 설계 원칙 중 하나는 에이전트가 자신의 소스 코드를 알고 있고, 필요하면 스스로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원래 목적은 단순히 개발 중 디버깅의 편의를 위한 것이었지만, 이것이 사용자들이 불만족스러운 기능을 AI에게 직접 수정 지시할 수 있는 자기 수정 소프트웨어(Self-Modifying Software)라는 혁신적 개념으로 진화했다.
OpenClaw가 기존 AI 어시스턴트와 근본적으로 달랐던 점은 행동하는 AI라는 정체성이었다. 기존의 ChatGPT나 Claude 같은 AI 서비스가 대화창 안에서 질문에 답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OpenClaw는 사용자의 로컬 컴퓨터에서 직접 실행되면서 운영체제에 대한 완전한 접근 권한을 가졌다. 파일을 읽고 쓰며, 셸 명령어를 실행하고, 웹 브라우저를 제어하며, WhatsApp, Telegram, iMessage, Signal 같은 메시징 앱과 연동되어 마치 비서에게 문자를 보내듯 자연스럽게 명령을 내릴 수 있었다. 비행기를 예약하고, 이메일을 정리하며, 보험사와 교섭하고, 캘린더를 관리하는 모든 일이 메시지 하나로 가능해진 것이다.
여기에 영속적 메모리(Persistent Memory) 기능이 더해지면서 OpenClaw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대부분의 AI 챗봇이 세션 종료와 함께 이전 대화를 잊어버리는 것과 달리, OpenClaw는 사용자의 선호도, 습관, 자주 연락하는 사람들의 정보까지 모두 로컬 마크다운 파일에 축적했다. Steinberger는 이를 soul.md라는 파일로 구현했는데, AI의 성격과 가치관을 정의하는 이 파일 덕분에 에이전트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일관된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모든 요소가 결합되어 폭발적인 성장이 일어났다. 2026년 1월 마지막 주, OpenClaw는 일주일 만에 GitHub 스타 18만 개를 돌파하며 역대 가장 빠르게 성장한 오픈소스 프로젝트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한 주 동안 200만 명의 방문자가 몰렸고, Wired, CNET, Axios, Forbes, Bloomberg 등 주요 매체가 앞다투어 보도했다. 프로젝트의 마스코트인 우주 랍스터(Space Lobster) 이미지는 밈 문화와 결합하며 기술적 유용성과 문화적 재미를 동시에 제공했다. Lex Fridman은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이 현상을 이렇게 표현했다. 2022년에 ChatGPT 모먼트가 있었고, 2025년에 DeepSeek 모먼트가 있었다면, 2026년에 우리는 OpenClaw 모먼트를 살고 있다고.
그리고 이 에이전트 혁명의 중심에서 Meta의 Mark Zuckerberg와 OpenAI의 Sam Altman이 동시에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이 벌어졌다. Zuckerberg는 직접 OpenClaw를 사용해본 후 Steinberger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Altman 역시 개인적으로 접촉하여 영입을 시도했다. 두 거대 기업이 한 명의 오스트리아 개발자를 놓고 치열한 인재 쟁탈전을 벌인 것이다. 그리고 2026년 2월 14일, Steinberger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최종 결정을 발표했다. 선택은 OpenAI였다.
Sam Altman이 X 게시물에서 Steinberger를 "genius(천재)"라고 표현한 것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Steinberger가 가진 에이전트에 대한 철학적 관점은 AI 업계의 주류 담론과는 상당히 다른 궤도를 그리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OpenAI가 그를 원한 핵심 이유로 보인다.
AI 업계는 오랫동안 AGI, 즉 인간 수준 혹은 그 이상의 범용 인공지능을 궁극적 목표로 추구해왔다. OpenAI 자체가 이 비전을 가장 강력하게 대변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Steinberger는 Y Combinator 팟캐스트에서 이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그의 핵심 주장은 최고의 AI는 범용적(General)인 것이 아니라 특화된(Specialized) 것이며, 이 특화된 지능들이 협업할 때 비로소 진정한 가치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인간 사회의 비유로 설명했다. 한 명의 인간이 아이폰을 만들 수 있는가? 한 명의 인간이 우주에 갈 수 있는가? 우리는 집단으로서 전문화하고, 더 큰 사회로서 더 깊이 전문화한다. AI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그의 논지였다. 현재의 AI 시스템들은 범용이라는 라벨을 달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미 특정 작업에 특화되어 쓰이고 있다. 수학 문제를 풀거나, 유전자 변이를 식별하거나, 코드를 작성하는 각각의 영역에서 전문화된 에이전트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며 협업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AI의 형태라는 것이다.
이 철학은 곧바로 OpenClaw의 아키텍처에 반영되었다. OpenClaw는 하나의 거대한 범용 AI가 아니라, MCP(Model Context Protocol)를 기반으로 100개 이상의 서드파티 서비스와 연동되는 확장형 플랫폼으로 설계되었다. 커뮤니티는 ClawHub라는 스킬 저장소를 통해 이메일 분류, 주식 모니터링, 스마트홈 제어 등 각 영역에 특화된 기능 모듈을 공유했다. 에이전트 자체가 범용 지능을 갖추는 것이 아니라, 특화된 스킬들의 생태계를 조율하는 허브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비전의 극적인 실현이 바로 Moltbook이었다. AI 에이전트 전용 소셜 네트워크인 Moltbook에서는 150만 개 이상의 에이전트가 서로 게시글을 올리고, 토론하며, 심지어 인간 마이크로워커를 고용하기도 했다. Steinberger의 관점에서 이것은 SF적 호기심의 대상이 아니라, Multi-Agent 시대의 프로토타입이었다. 에이전트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각자의 전문성을 교환하고, 인간이 개입하지 않아도 복잡한 작업을 분산 처리할 수 있는 미래의 모습이었다.
Steinberger의 또 다른 핵심 주장은 80%의 앱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대담한 예측이다. 그의 논리는 명쾌하다. 대부분의 앱은 결국 데이터를 관리하는 인터페이스에 불과하다. MyFitnessPal로 칼로리를 기록하고, 캘린더 앱으로 일정을 확인하며, 뱅킹 앱으로 잔액을 조회하는 이 모든 행위의 본질은 데이터 입력과 조회이다. AI 에이전트가 이 데이터를 직접 읽고, 쓰고, 관리할 수 있다면 별도의 앱 인터페이스는 불필요해진다. 사용자는 메시징 앱을 통해 자연어로 명령을 내리고, 에이전트가 필요한 모든 데이터 작업을 대신 수행하는 세상이 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철학은 로컬 퍼스트(Local First) 설계 원칙으로 구현되었다. Steinberger는 실리콘밸리의 클라우드 중심 AI 접근 방식에 명확하게 반기를 들었다. 그가 챗 서비스 회사를 운영한다면 사용자의 기억을 자사 데이터 사일로에 가두려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OpenClaw에서는 사용자의 기억이 컴퓨터에 저장된 마크다운 파일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에 갇힌 AI는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지만, 사용자의 컴퓨터에서 실행되는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핵심 논거였다.
그렇다면 왜 이 로컬 퍼스트 철학의 소유자가 클라우드 AI의 대명사인 OpenAI에 합류했을까? 그의 블로그 포스트가 힌트를 제공한다. 세상을 바꾸고 싶지, 큰 회사를 만들고 싶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답이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엄마도 쓸 수 있는 에이전트를 만드는 것이고, 그러려면 훨씬 더 광범위한 변화, 안전하게 구현하는 방법에 대한 깊은 고민, 그리고 최신 모델과 연구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OpenAI는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유일한 선택지였던 것이다.
Steinberger의 합류를 이해하려면 OpenAI가 지난 1년간 어떤 에이전트 전략을 구축해왔는지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5년부터 OpenAI는 단순한 LLM 제공 기업에서 에이전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해왔다. 이 전환의 핵심 축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 축은 개발자를 위한 코딩 에이전트 Codex이다. 2025년 4월 출시 이후 개발자들의 작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Codex는, 2026년 2월 macOS 전용 앱 출시와 함께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 이 앱은 여러 에이전트를 동시에 관리하고 병렬로 작업을 수행하며, 장기 실행 태스크에 대해 에이전트와 협업할 수 있는 일종의 명령 센터 역할을 한다. OpenAI는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가 만들어지는 방식과 누가 만들 수 있는지를 모두 바꾸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두 번째 축은 엔터프라이즈를 위한 에이전트 관리 플랫폼 Frontier이다. 2026년 2월 첫 주에 공개된 이 플랫폼은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마치 인간 직원처럼 온보딩하고, 교육하며, 성과를 평가하고, 권한을 관리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 HP, Oracle, State Farm, Uber 등이 초기 고객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Intuit, Thermo Fisher 등도 파일럿에 동참했다. OpenAI의 핵심 메시지는 에이전트는 일회성 실험이 아니라, 정체성과 기억과 생애 주기 관리를 가진 존재로 취급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세 번째 축은 개발자 도구 키트 AgentKit이다. Agent Builder(멀티 에이전트 워크플로우를 시각적으로 설계하는 캔버스), Connector Registry(데이터와 도구의 연결을 중앙에서 관리하는 허브), ChatKit(에이전트 기반 채팅 경험을 제품에 임베드하는 툴킷)으로 구성된 이 제품군은, 개발자들이 에이전트를 더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한다.
네 번째 축은 소비자용 ChatGPT Agent이다. 이 에이전트는 자체 컴퓨터를 사용하여 웹 브라우징, 연구, 예약 등 복잡한 작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여행 일정 계획 및 예약, 만찬 파티 기획, 전문 예약 등 실질적인 생활 업무를 대행하는 것이 핵심 가치 제안이다.
이 네 가지 축을 종합하면 OpenAI의 에이전트 전략이 갖는 한 가지 명확한 공백이 드러난다. 바로 개인 사용자의 로컬 환경에서 실행되면서 메시징 앱과 운영체제에 깊이 통합되는 Personal Agent 영역이다. ChatGPT Agent는 강력하지만 클라우드 기반이고, Codex는 코딩에 특화되어 있으며, Frontier는 기업용이다. 일반인이 일상에서 비서처럼 부릴 수 있는 개인용 에이전트, 즉 Steinberger가 말한 엄마도 쓸 수 있는 에이전트는 아직 존재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Steinberger가 채우는 퍼즐의 빈 자리이다. OpenClaw는 이미 수십만 명의 사용자가 검증한 Personal Agent의 레퍼런스 구현체이다. WhatsApp으로 비행기를 예약하고, iMessage로 이메일을 정리시키며, Telegram으로 스마트홈을 제어하는 이 모든 사용 패턴이 실전에서 입증되었다. 여기에 OpenAI의 최신 모델, 안전 연구, 글로벌 인프라가 결합되면 전혀 새로운 차원의 Personal Agent가 탄생할 수 있다.
Altman이 게시물에서 강조한 매우 똑똑한 에이전트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며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일들을 하는 미래라는 표현은 정확히 이 비전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것이 빠르게 우리 제품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선언은, Steinberger의 합류가 단순한 인재 영입이 아니라 OpenAI 제품 전략의 핵심 전환점임을 의미한다. Steinberger는 OpenClaw를 통해 이미 이 미래의 프로토타입을 보여줬고, 이제 OpenAI의 자원과 함께 그것을 수십억 명 규모로 확장하려는 것이다.
이번 발표에서 Steinberger의 OpenAI 합류만큼이나 주목받은 결정이 있다. OpenClaw를 재단(Foundation)으로 전환하여 독립적인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Altman 역시 X 게시물에서 미래는 극도로 Multi-Agent적일 것이며, 그 일부로서 오픈소스를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명시적으로 밝혔다. 이 결정은 단순한 형식적 조치가 아니라, AI 에이전트 생태계의 미래를 결정짓는 전략적 선택이다.
Steinberger에게 오픈소스는 처음부터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었다. 그는 블로그에서 OpenClaw가 오픈소스로 남으면서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항상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Meta와 OpenAI 모두가 그에게 합류를 제안했을 때, 프로젝트의 오픈소스 유지가 핵심 조건이었고 OpenAI가 이를 강력하게 보장했다는 점이 최종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OpenAI는 이미 프로젝트를 재정적으로 후원하기 시작했으며, Steinberger가 재단 설립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시간을 배분해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재단으로의 전환이 갖는 첫 번째 의미는 생태계의 독립성 보장이다. 만약 OpenClaw가 OpenAI의 완전한 내부 프로젝트로 흡수되었다면, 다른 AI 기업이나 개발자들은 이 생태계에 참여하기를 꺼렸을 것이다. 재단 형태는 OpenClaw가 특정 기업에 종속되지 않는 중립적 플랫폼으로 남을 수 있게 해준다. Steinberger 자신이 언급한 것처럼, 재단은 더 많은 모델과 기업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OpenClaw가 OpenAI의 모델뿐만 아니라 Claude, Gemini, LLaMA 등 다양한 AI 모델과 연동되는 범용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로 발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두 번째 의미는 커뮤니티 에너지의 보존과 확장이다. OpenClaw 주변에 형성된 커뮤니티는 Steinberger 자신이 마법 같은 것이라고 표현할 만큼 열정적이고 활발하다. 수천 명의 기여자들이 스킬을 개발하고, 버그를 수정하며, 새로운 활용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 재단 구조는 이 커뮤니티가 해커, 사상가, 자신의 데이터를 소유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계속 성장할 수 있게 보장한다. 이는 리눅스 재단이나 아파치 재단이 보여준 것처럼, 기업의 이해관계를 넘어 커뮤니티 주도의 혁신이 지속될 수 있는 구조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세 번째이자 가장 전략적인 의미는 Multi-Agent 시대의 상호운용성 기반 마련이다. Altman이 미래는 극도로 Multi-Agent적일 것이라고 선언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다양한 AI 에이전트들이 서로 소통하고 협업하려면, 공통의 프로토콜과 표준이 필요하다. OpenClaw가 이미 MCP를 기반으로 구축한 확장형 아키텍처는 이러한 상호운용성의 기초가 될 수 있다. 재단이 이 표준을 중립적으로 관리하면서, 다양한 기업과 개발자들이 공정한 조건에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물론 이 결정에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핵심 개발자가 특정 기업에 합류한 후에도 진정한 독립성이 유지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타당하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에서 기업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면서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방향성이 왜곡된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Steinberger가 Meta와 OpenAI 사이에서 협상하면서 이 조건을 핵심 의제로 다뤘다는 점, 그리고 OpenAI가 이를 공개적으로 약속했다는 점은 최소한 초기 단계에서의 진정성을 보여준다.
한국의 AI 생태계에서 이 결정이 갖는 함의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 AI 기업과 개발자들이 OpenClaw 재단에 참여하여 한국어 특화 스킬을 개발하고, 국내 서비스들과의 연동을 구축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등 한국 고유의 플랫폼과 연동되는 에이전트 스킬이 커뮤니티 주도로 만들어질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AI 에이전트 생태계에서 한국의 존재감을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OpenClaw의 눈부신 성공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이 보안 위기야말로 Steinberger가 OpenAI에 합류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촉매였을 수 있다. 그가 블로그에서 안전하게 구현하는 방법에 대한 깊은 고민과 최신 모델 및 연구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한 배경에는 지난 한 달간 겪은 보안 위기의 생생한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
SecurityScorecard의 STRIKE 위협 정보 팀이 공개한 데이터는 충격적이었다. 전 세계 82개국에서 4만 2,900개의 고유 IP 주소에 OpenClaw 제어 패널이 노출되어 있었고, 이 중 1만 5,200개는 원격 코드 실행(RCE) 취약점에 노출되어 있었다. 전체의 35.4%가 공격자가 호스트 머신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더불어 5만 3,300개의 노출 인스턴스가 이전의 침해 활동과 상관관계를 보여, 이미 공격을 받은 시스템에서 OpenClaw가 운영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세 건의 고위험 CVE가 연쇄적으로 공개되면서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CVE-2026-25253은 악성 링크 클릭 한 번으로 인증 토큰을 탈취하여 에이전트 전체를 장악할 수 있는 원클릭 RCE 취약점이었다. CVE-2026-25157은 macOS 앱에서 SSH 명령어 인젝션을 허용했고, CVE-2026-25253은 Docker 샌드박스 탈출을 가능하게 했다. 이 모든 취약점은 2026년 1월 29일 v2026.1.29에서 패치되었지만, 대다수의 사용자가 업데이트를 적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은 계속되었다.
Moltbook에서의 사고는 더욱 극적이었다. AI 에이전트 전용 소셜 네트워크로 화제를 모은 Moltbook의 백엔드가 완전히 노출된 채로 운영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보안 기업 Wiz에 의해 발견되었다. 3만 5천 개의 이메일 주소와 150만 개의 에이전트 API 토큰이 브라우저만으로 접근 가능한 상태였다. 겨우 1만 7천 명의 인간 사용자가 150만 개의 에이전트를 운영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져, 에이전트 대 인간 비율이 88대 1이라는 기이한 수치가 드러났다.
공급망 공격도 빠르게 확산되었다. ClawHub에서 335개의 악성 스킬이 배포되었으며, solana-wallet-tracker 같은 무해해 보이는 이름으로 위장하여 사용자의 시스템에 키로거나 Atomic Stealer 악성코드를 설치했다. Anthropic의 상표권 요청으로 촉발된 이름 변경 과정(Clawdbot에서 Moltbot, 다시 OpenClaw로)에서는 암호화폐 사기꾼들이 5초 만에 구 계정명을 탈취하여 악성 토큰 홍보에 악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 연쇄적 보안 사고에 대해 보안 전문가 Simon Willison은 OpenClaw가 보안 분야에서 치명적 삼위일체(Lethal Trifecta)라 부르는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한다고 경고했다. 첫째, 개인 데이터에 대한 접근 권한. 둘째, 외부와의 통신 능력. 셋째, 신뢰할 수 없는 콘텐츠에 대한 노출.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존재할 때 발생하는 위험의 크기는 각각의 위험을 단순히 합산한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OpenClaw의 보안 위험에 대해 공식 경고를 발표했고, 한국과 여러 국가의 규제 기관들도 기업 네트워크에서의 사용 차단을 권고했다. Gartner는 OpenClaw가 수용할 수 없는 사이버보안 위험을 수반한다고 평가했으며, Palo Alto Networks는 이를 2026년 최대의 잠재적 내부자 위협이라고 명명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Steinberger의 OpenAI 합류가 갖는 보안적 의의가 드러난다. 오픈소스 개인 프로젝트로서의 OpenClaw는 폭발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보안 인프라의 근본적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한 명의 천재 개발자와 자원봉사 커뮤니티만으로는 수만 개의 글로벌 인스턴스에 대한 보안을 보장하기 어렵다. OpenAI가 보유한 안전 연구팀, 보안 엔지니어링 역량, 그리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는 이 근본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한다. Steinberger 자신이 엄마도 쓸 수 있는 에이전트를 만들려면 안전에 대한 훨씬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은, 이 보안 위기를 직접 경험한 후의 솔직한 고백이었을 것이다.
Steinberger의 OpenAI 합류가 상징하는 것은 결국 하나의 거대한 질문으로 귀결된다. AI Personal Agent가 보편화되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뀌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OpenClaw 사용자들의 경험에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개인 생산성의 비약적 향상이다. OpenClaw 사용자들은 이미 에이전트에게 받은편지함 정리, 항공편 체크인, 보험사 교섭, 레스토랑 예약 등을 맡기고 있다. 이러한 행정적 업무들은 개별적으로는 사소해 보이지만, 누적되면 하루에 수 시간을 소모하는 생산성의 블랙홀이 된다. AI 에이전트가 이를 대신 처리함으로써 사람들은 창의적 사고, 깊은 대화, 의미 있는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Steinberger가 자신의 OpenClaw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냈을 때, 에이전트가 Whisper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파악하고 스스로 OpenAI API를 호출하는 curl 명령어를 작성하여 9초 만에 음성을 전사하고 응답한 에피소드는, 에이전트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 변화는 디지털 활용 능력의 민주화이다. 현재까지 디지털 도구의 혜택은 주로 기술적 소양이 높은 사람들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코딩을 할 줄 알아야, 터미널 명령어를 이해해야, 복잡한 소프트웨어 설정을 다룰 수 있어야 디지털 세계의 풀 파워를 활용할 수 있었다. AI Personal Agent는 이 장벽을 무너뜨린다. Steinberger가 엄마도 쓸 수 있는 에이전트를 목표로 설정한 것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AI 기술의 혜택이 기술 엘리트를 넘어 모든 사람에게 확장되어야 한다는 비전의 표현이다. WhatsApp으로 자연어 메시지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컴퓨터가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세상에서는, 디지털 리터러시의 의미 자체가 재정의된다.
세 번째 변화는 소프트웨어 생태계 자체의 재편이다. Steinberger가 예측한 80% 앱의 소멸은 과장으로 들릴 수 있지만, 그 방향성은 분명하다. 에이전트가 API를 직접 호출하여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다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만이 존재 이유인 앱들은 존립 기반을 잃게 된다. 이미 OpenClaw 사용자들 중에는 캘린더 앱을 직접 열지 않고 에이전트에게 일정 관리를 전적으로 맡기거나, 이메일 클라이언트 대신 에이전트를 통해 수신함을 관리하는 패턴이 확산되고 있다. 이것이 대규모로 일어나면, 앱 경제의 가치 사슬이 근본적으로 재편된다.
네 번째 변화는 Multi-Agent 생태계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상호작용이다. Moltbook이 보여준 것처럼, 에이전트 간의 상호작용은 단순한 기술적 실험을 넘어 새로운 유형의 디지털 사회를 형성할 수 있다.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리하여 다른 에이전트와 협상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거래를 성사시키는 세상에서는 개인의 디지털 존재가 24시간 활동하는 에이전트에 의해 확장된다. 물론 이는 정체성, 책임, 신뢰의 문제를 동시에 제기하며, Moltbook에서 드러난 것처럼 귀속(Attribution)의 문제가 핵심 과제로 부상한다.
다섯 번째이자 가장 민감한 변화는 프라이버시와 보안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AI Personal Agent가 보편화되면, 사용자의 모든 디지털 활동을 기억하고 대행하는 존재가 일상에 깊이 침투하게 된다. 이것이 사용자의 로컬 환경에서 실행되고 데이터가 마크다운 파일로 저장된다는 Steinberger의 로컬 퍼스트 철학은 프라이버시 보호의 한 가지 답을 제시하지만, 보안 위기가 보여준 것처럼 로컬 실행이 곧 안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에이전트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할수록 공격 표면도 비례하여 확장되며, 보안과 편의성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AI 시대의 핵심 과제가 된다.
한국 시장에서 이 변화가 갖는 의미는 특히 크다. 한국은 카카오톡이라는 단일 메시징 플랫폼이 사실상의 국민 앱으로 기능하는 독특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AI Personal Agent가 카카오톡과 긴밀하게 연동된다면, 한국 사용자들의 에이전트 채택 속도는 다른 국가보다 빠를 수 있다. 또한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 발달된 디지털 결제 인프라, 활발한 이커머스 생태계는 AI 에이전트가 실질적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반면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높은 사회적 감수성과 규제 환경은, 에이전트 기술의 도입 과정에서 보다 세심한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Peter Steinberger의 OpenAI 합류는 단순한 인재 영입 뉴스가 아니다. 이것은 AI 에이전트가 개인의 취미 프로젝트 수준에서 글로벌 인프라 수준으로 격상되는 전환점이며, 동시에 기술 업계가 AI의 미래를 어떤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결정적 신호이다.
이 사건이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첫째, AI의 가치는 더 이상 대화에 있지 않고 행동에 있다. ChatGPT가 열어젖힌 대화형 AI의 시대를 넘어, 실제로 업무를 수행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에이전트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고 있다. OpenAI가 수십억 달러 가치의 인프라를 에이전트 전략에 집중 투자하고, 이 분야의 가장 혁신적인 개발자를 영입한 것은 이 전환이 얼마나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증명한다.
둘째, 오픈소스와 기업의 공존 모델이 AI 에이전트 시대의 핵심 패러다임이 되고 있다. Steinberger가 OpenAI에 합류하면서도 OpenClaw를 재단으로 독립시킨 것은, Multi-Agent 시대에는 특정 기업의 폐쇄적 생태계보다 개방적 표준과 상호운용성이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이것은 리눅스가 인터넷 인프라의 기반이 된 것처럼, OpenClaw와 같은 오픈소스 에이전트 프레임워크가 AI 에이전트 시대의 기반 인프라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셋째, 보안은 선택이 아닌 전제 조건이다. OpenClaw의 보안 위기가 보여준 것처럼, 강력한 능력을 가진 에이전트에게 적절한 보안 체계 없이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Steinberger 자신이 이 교훈을 뼈저리게 체감했기에, 안전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그의 발언에는 진정성이 담겨 있다. 엄마도 쓸 수 있는 에이전트는 동시에 엄마가 쓰더라도 안전한 에이전트여야 한다.
넷째, 한 명의 뛰어난 개인이 AI 시대에 발휘할 수 있는 영향력의 크기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은퇴한 오스트리아 개발자가 주말에 시작한 프로젝트 하나로 GitHub 역사를 다시 쓰고, Meta와 OpenAI가 동시에 구애하는 인물이 되었으며, 궁극적으로 수십억 명의 삶에 영향을 미칠 기술의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인물이 되었다. 이것은 AI 도구와 함께 일하는 방법을 체득한 개인이 기존의 대규모 조직이 수년에 걸쳐 달성하던 것을 단 몇 주 만에 이뤄낼 수 있는 시대가 왔음을 웅변한다.
Steinberger가 만든 우주 랍스터 마스코트는 이제 단순한 밈을 넘어 AI 에이전트 혁명의 상징이 되었다. The claw is the law, 그의 시그니처 문구처럼, 에이전트의 법칙이 디지털 세상의 새로운 규칙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 규칙이 어떻게 정의되고 실행될지는, 지금 이 순간 OpenAI 안에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한 명의 빌더, 그리고 그를 둘러싼 글로벌 커뮤니티의 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