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많은 시간 말을 하지 않는다.
오롯이 모니터와 모니터 앞에 앉은 나만의 시간.
하루에 사적으로 대화하는 시간이 30분이나 될까? 어느샌가 다시 내일의 말없는 나를 위해 침대에 누운 나를 보게 된다.
그렇게 말을 하지 않다 보면 나 자신과 대화를 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학생 때부터 그랬다. 그때는 모니터가 책이었을 뿐
내일도 오늘 같이 조용한 하루가 반복될 것을 알면서 다시 말없이 책상에 앉게 된다.
주변 사람들은 활기차 보인다. 어디선가 그들만의 태양이 떴는지 톡톡 튀는 빛남을 가지고 있다.
나는 말 한마디 못 붙이고 나 자신이 왜 이렇게 말이 없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말할 것도 없어 그 질문에 살을 붙이다 보면 어느샌가 생각은 뭉게구름처럼 커져 내가 잡을 수 없게 된다.
'왜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못할까?'
'왜 나는 능력이 이렇게 애매할까?'
'왜 나는 도전하지 못할까?'
'왜 나는 사람들과 맘을 터놓지 못할까?'
그렇게 몇 번 되뇌다 보면 어느새인가 내가 되뇌는 내용은 변한다.
'난 왜 이럴까.'
'정말 싫다.'
자기혐오에 빠지는 것은 정말 순식간이다
어떤 것은 사실이고, 후회하고 반성해야 할 것들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것은 많이 부풀려졌다. 나 자신도 안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나는 나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못난 사람은 아닐지도 모른다.
사실은 남들보다 잘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문제가 있다면 너무 높은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것.
하지 못하는 게 있다면 끝없이 떠오르는 혐오에서 눈 돌리지 못하는 것.
그 두 가지가 나를 계속해서 괴롭힌다.
그저 한 때 살았던 평범한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기 싫다.
솔직하게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
대단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가장 자신 있는 것을 다시 노력한다.
그와 동시에 입에 풀칠은 하고 살아야 해 다시 먹고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다 문득 주변을 보면 그 사이 대단한 사람들이 잔뜩 늘어있다.
요즘은 나보다 한참 어린아이들도 굵직하게 자신의 족적을 남긴다.
나는 그 사람들에 비하면 아직 한 걸음도 떼지 못했다.
핑계는 많다. 오늘도 밥 벌어먹기 위해 또 걸음을 떼지 못했다. 뭐 그런 거 말이다.
하지만 나도 안다.
그냥 내가 전력투구하지 못한 거다. 좋아하는 걸, 대단해지지 못할 만큼.
그게 참 싫다.
왜 꿈을 꾸게 되어서 저 잘난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며 살게 되는지.
그게 참 싫다.
꿈을 꿀 거면 비교하면서 비참한 마음이라도 들지 않던지.
그게 참 싫다.
오늘 하루가 끝났다는 것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거나.
내가 오늘도 조금 더 꿈꿔냈다는 데서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거나.
그런 사람이면 좋을 텐데.
우연히도 다른 사람과 똑같이 평범히 하루를 살아가는 것도 참을 수 없고,
우연히도 늘 꿈을 꾸며 조금씩 나아가면서도 날 더 높은 곳을 보며 자기혐오를 가지게 되었다.
참 얄궂다.
결국 더 대단한 사람이 되기 위해 어정쩡한 것을 자처한 나는 오늘도 모니터 앞에서 이렇게 자학한다.
얄궂은 모습을 하고 있는 이런 내가 나는 참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