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세상의 창조자가 되고 싶어.

by 아인

나도 안다. 꿈이 뭐냐고 했을 때, ‘세상을 만들고 싶어’라고 말하면 참 이상하게 들릴 걸 안다.

‘창조자가 되고 싶어’라고 말하면 웃기 싫어도 헛웃음이 나올 수도 있다.

감히 네가 뭔데, 세상을 만들 수 있겠냐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정말 내가 만들고 싶은 건 세상이다.

우리가 지금 사는 세상이 아닌, 모두가 잠시 즐기며 쉴 수 있는 어딘가의 세상이 만들고 싶다.

한 곡의 노래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 한 편의 소설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 한 장의 그림으로 기억되고 싶지도 않다.

‘나는 그 사람이 만든 독특한 세상이 좋아요’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리고 무심코, 나보다 더 빛나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내 세상에서 쉼터를 차렸으면 한다.

세상 한켠에 그들의 작은 오두막을 만들고 빛나는 이야기를 만들어주었으면 한다.

이야기는 내 세상의 안 보이는 면을 밝게 비출 테고 나도 몰랐던 세상의 아름다운 곳이 발견될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또 다른 이가 와서 이야기꽃을 피울 것이다.


스탠 리의 히어로들의 세상, 톨킨의 아르다, 루이스의 나니아, 롤링의 마법사 사회, 토미노의 건담의 세계, 블리자드의 아제로스...

어떤 세상은 지금은 이전만큼의 빛을 내지는 못하지만, 어느 세상이건 수없이 긴 시간 동안 참 찬란하고 매력적인 빛을 자랑했다.

그 세상에서 참 많은 이야기가 다시 태어났고, 원작자들조차 그 이야기들을 다 셀 수 없었고, 상상할 수 없었다.

원작자들이 그들의 세상을 창조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세상은 더 이상 그들의 세상이 아니게 되었다.

모두가 힘들면 돌아와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옛이야기를 다시 추억하고, 캐릭터들과 같이 행복을 나누는, 모든 이의 세상이 되었다.

그 점이 무엇보다 매력적이었다. 내 세상이 모두의 세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 혼자 만들고 나 혼자 즐기는 닫힌 세상이 아닌, 내가 손을 댈 수 없어도 모두가 소중히 여기고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어떤 이야기의 형태도 상관없다. 해보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사랑스러운 텃밭 같은 세상의 창조자가 되고 싶다.

너무도 거창한 꿈이지만, 감히 네가 뭔데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내 어정쩡한 손으로 다른 이의 마음의 쉼터, 이야기의 장을 만들고 싶다.

다른 세상에는 없는 독특한 세계를 창조하고 싶다. 수백수천의 이야기의 뿌리가 되고 싶다.

이야기의 주인이 아닌 이야기의 근원이 되고 싶다. 이것 또한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고 싶은 보통 사람의 소망이라 해도 이루고 싶다.


모두와 그 세상에서 즐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