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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올로스 Dec 24. 2018

사드(THAAD)는 미사일이 아닌 면역 주사였다.

사드(THAAD) 보복이 가져다준 한국 경제의 변화.

§ 중국! 파트너로서의 가치


필자가 고등학교 때만 해도 중국에 대한 중요성이 커진다 이야기만 있었을 뿐 실제로 체감하지는 못했었다. 어떤 제품의 뒤만 보면 MADE IN CHINA라고만 쓰여 있고, 싸구려의 인증이라고만 여겨졌지 지금처럼 G2의 지위를 갖는다고 생각하지는 못했었다. 제2외국어는 일본어, 독어, 불어 정도가 있었지 중국어는 당시 인기 있는 제2외국어가 아니었다.

▲ 시주석의 왼쪽에는 중국국가원로들이 자리하고 오른 쪽에는 우방국 순으로 배치하여 사실상 러시아 다음의 우방국임을 알리는 자리 배치다.

그리고 십수 년이 흐른 후, "중국 굴기"(中國崛起)란 단어가 나왔고, 마오쩌둥과 김일성이 함께 혈맹을 강조하던 천안문 망루 바로 그 자리에 우리의 대통령이 중국의 제1 혈맹국이라 일컬어지는 러시아 대통령 다음에 위치하고 있었다. 북한의 초청 인사는 저 멀리 앉아있었다. 보통 북한의 수장은 기차를 타고 베이징역에 내려서, 중국의 주석과 진한 포옹과 함께 혈맹임을 과시했었다. 하지만 중국의 표효를 알리는 행사에 이러한 자리 배치는 국제 정세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로 여겨졌었다.

 동양철학에서 오방색 중 노란색은 가운데를 의미하고 "황제"가 입었던 옷의 색이며, 그런 의미로 대한제국 말기에 고종이 황제로 즉위하며 입었던 옷 색깔이다. 우리 역시 국제 정세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G2의 사이의 끼어서 눈치를 살피는 형세가 아닌, 미국의 압력에서 벗어난 자주적 국가로서 외교적 결정권을 가지며, 외교적 힘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와 함께 이 사진을 접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이 사진을 보면 어떠한 생각이 드는가?


이후 중국의 눈밖에 났다고 생각한 북한은 지속적으로 도발을 감행하였고(더 삐뚤어질 테다), 한미 동맹은 북한의 경거망동을 좌시하지 않았고, 중국에 지속적으로 북한을 관리하라고 압박을 넣었다. 이미 중국과 별개로 자주 국가임을 강조하던 북한은 지속적인 도발을 감행하였고, 북한의 핵 미사일을 방어할 방안으로 사드 미사일 방어체계 ((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체계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다.)를 도입하게 된다.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날로 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문 바로 앞에 감시용 CCTV를 설치하고 총구를 겨누고 있는 모양새가 중국 입장에서는 달가울 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코 앞에서 계속 총을 쏘아 올리는데 한국에서는 무엇이라도 해야 했다.

 덕분에 한국과 중국의 혈맹의 가까웠던 심적 포지션은 일장춘몽으로 끝나고, 중국이 한한령(限韓令)을 내리며 양국의 갈등은 또다시 시작되었다.

파트너로서 잠시 손을 잡았으나 결국 서로의 이해관계의 차이를 명확히 보고 갈라서게 되었다.


§한국이 THAAD 보복을 통해서 잃은 것은?


사드 보복 (중국식 표현: 한한령(限韓令))을 통해서 우리는 경제적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것이 사실이다. 한류스타들의 팬미팅이 통째로 취소되고, 중국 여행상품이 취소되어서 제주도가 텅 비었다는 하소연을 듣기도 했고, 꼭 한한령이 원인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사드 기지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은 롯데마트를 중국에서 철수시켰다. (모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약 2700억의 손실을 보았다고 한다)

여행과 화장품 사업은 아직도 회복이 더딘 상태이며, 항공업계도 마찬가지다. 문화 콘텐츠 사업에서 타격은 상상을 초월했다. 여행자 수가 줄면서 여행지의 체감 경기는 더욱 심각하게 얼어붙었다. 이유야 어찌 되었던 한국에 대한 호의적이었던 중국 내 여론은 중국 정부에 규제 때문에 무관심 혹은 부정적으로 변하는 비금전적 손실 역시 매우 컸다.

( 사드 보복에 대한 경제적 여파는 신문기사를 통해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으니,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자.)

 

언론에서 사드 보복으로 인하여 경기가 나빠졌다. 끊임없이 떠들고 있다. 나쁘기만 하다면 우리는 THAAD를 빨리 철수하고 한한령을 풀어달라고 중국에 요청을 해야 한다. (그런다고 언론에서 올바른 결정이라 할지는 의문이다.)

 중국에 대한 경제 보복은 이미 예견되었다.

UN을 통한 북한의 경제 제재를 할 때, 우리는 경제 제재라는 카드가 한 국가의 존립에 큰 타격을 준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우리가 하면서 남이 우리에게 경제 제재라는 카드를 꺼내지 못한다는 착각은 어리석은 짓이다.) 또한 2010년 중국과 일본의 분쟁 도서지역에서 일본이 중국어선을 나포하자 중국 정부는 일본 관광 제한,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며 일본 경제 전반을 흔들었던 이력을 갖고 있는 국가다. 또한 엄청난 자본력을 갖고 대만과 수교하는 국가와는 수교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으로 사실상 대만이라는 국가를 지도 상에서 표기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며 갑질의 맛을 제대로 즐기고 있는 있는 국가다.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삼국지라는 명저를 쓰고, 신봉하는 국가에서 눈에 뻔히 보이는 수를 쓰지 않는다는 점을 이번 기회를 통해서 확실히 배웠다.

 한국과 몽골에 달라이 라마 입국을 거부하라고 압박하고, 류샤오보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을 막아버리는(노르웨이는 1조의 손실을 보았다) 그들의 방식은 이미 유명하다.

 민주주의는 아직 갈길이 멀며, 공산당의 엄청난 파워에 하루아침에 약속을 깰 수 있는 국가, 이런 국가에 의존을 한다는 것이 옳은 일일까?

 THAAD 보복은 중국 신봉론자들에게 죽비와 같은 깨우침을 준 사건이 아닐까 생각된다.


§한국이 THAAD 보복을 통해서 얻은 것은? 

1) 중국을 선택하는 그 이유들이 베트남을 선택해야 할 이유가 되고 있다.


관료의 힘이 엄청나게 강한 중국, 그리고 기술 유출을 극도로 꺼리는 디스플레이와 같은 첨단 업체가 기술 제공을 감내하면서 까지 중국을 선택했던 이유는 단 하나다. 인건비가 싸며, 노동력이 풍부하다는 점.

하지만 그 중국의 노동력이 베트남의 노동력을 감내하지 못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베트남의 최저임금은 월 90~120달러로 중국(약 300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또 전체 인구 9000만 명 중 30세 이하 비율이 절반 이상으로, 젊은 노동력이 많다.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베트남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도 매력적이다. 기본 4~6년은 법인세 면제에다 이후 몇 년간은 5%의 최소 세율을 적용받는다.


▲ 삼성, LG 모두 핵심 생산 기지를 배트남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출처 한국경제 참고기사http://news.hankyung.com/article/2014093058851)


2) 우리가 사드 보복을 통해 배운 점은 무엇일까?


중국에 대한 의존을 사드 보복을 통해 낮추었다. G2(미, 중)의 무역전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며, 화웨이 사건만 보더라도 아직은 미국의 힘이 더 강하다는 것이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으로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기업에 돈줄이 될 경우 미국의 보복은 엄청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사드 보복을 통해 이미 중국의 생산기지들이 베트남으로 이동을 하여 관세 폭탄을 피했다. 또한 5G 시대를 맞이하여 화웨이 장비를 이미 설치 완료했다. 지금 화웨이 장비를 거부할 경우 대 중국 무역은 더욱 위험해질 것이다. 반대로 화웨이 장비를 지금 설치할 경우 대 미국 압박은 엄청날 것이다.

 사드 예방 주사 덕분에 G2 무역 전쟁에서 나름 선방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 무역 전쟁에서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지 빠르게 판단해서 움직였다.


 중국은 산아 제한 정책을 돌릴 정도로 젊은 인구가 급속도로 줄고 있으며, 빈부 격차는 엄청나서 정치적 경제적 불안함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배웠다. 또한 앞으로 10년 이상은 베트남과의 임금경쟁에서도 중국이 뒤처질 것이라는 것을 배웠으며, 미국이 연일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미 북한은 중국의 의도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배웠다.

 또한 남북관계의 훈풍이 불수록 미국과 중국의 싸움은 그들만의 싸움으로 끝나고, 우리가 대신 싸워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군사력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은 단 기간에 펼치는 전쟁이다.

하지만 경제력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은 보이지 않는 장 기간에 걸친 전쟁이다.

전쟁은 스포츠가 아니다. 룰(Rule)이 없다는 이야기다.  국가 간에는 헌법이 없고, 제제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오로지 힘 있는 자만이, 승자만이 지배하고 역사를 호의적으로 기록한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보이지 않는 장기적 경제 전쟁에서 정도를 논하기보다 승리하는 방법을 우선 시하는 혜안이 필요할 것이다.

그들이 공산주의를 버리고 자본주의를 택하며 외쳤던 흑묘백묘론처럼 말이다.(黑猫白猫: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으로, 1970년대 말부터 덩샤오핑[]이 취한 중국의 경제정책.)

 

우리 주위에는 엄청난 힘을 가진 기계들이 많다. 500명을 태울 수 있는 A380 여객기부터, 수천 톤의 화물을 싣고 움직이는 거대한 선박들까지, 그 힘을 적절히 우리가 원하는 대로 통제할 수 만 있다면 우리에게 큰 이익이 된다.

마찬가지로 좌우의 큰 힘을 내는 중국과 미국이란 엔진을 잘 통제할 수 만 있다면, 우리에게 떨어지는 이익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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