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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올로스 Nov 16. 2018

블록체인 혁명 과연 장밋빛 미래일까?(1)

멀리하기에는 너무 가까이 온 블록체인. 현명하게 살아남는 법.

"비트코인"이란 이름으로 처음 접한 "블록체인"

▲ 비트코인 이미지 실제로 저런 동전이 통화로 쓰이지는 않는다.

주변에서 비트코인으로 거액을 벌었다는 이야기는 심심치 않게 들린다. 물론 그 금액이 커지면 커질수록 "지인의 지인"이라는 인맥의 다리를 많이 건너야 하지만, 작년 우리는 비트코인 이름의 투기 열풍을 경험했고, 일확천금을 쫒으며 많은 이가 투자를 했다. 내 기억으론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중동을 침공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비트코인의 값은 급격히 뛰었으며, 정부가 나서서 투기수요를 잡으려 한 이후로는 가격이 많이 하락한 상태다.

 필자는 그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그래픽 카드”를 제조하는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트렌드에 능하고 미래를 보는 예지력이 있었으면 좋았을 거지만, 무모한 배팅이라고 치부했던 비트코인은 나를 비웃듯 미친 듯 올라있었고, 끝물에 들어갔던 동료들의 투자금이 반토막이 났음에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었다. 정말 대박을 쳤다면, 세상의 발전을 위해 공부나 하고 있었을 텐데 하며 일이 한동안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이 투기 성이 매우 강한 비트코인은 도대체 무엇이며, 그 비트코인과 연계되었다는 블록체인은 도대체 무엇이길래 근로의욕을 뭉개고, 상대적 박탈감이 들게 하는가. 그것을 알기 위해서 『블록체인 혁명』(을유문화사)을 꺼내 들었다.


 

▲『블록체인 혁명』(을유문화사)

솔직히 말해서 이 책은 매우 어렵다. 필자는 비트코인과 가장 가까운 하드웨어 기기(그래픽 카드)를 판매하고, 금융에 밝은 경영학을 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혁명』을 이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실 이 책에는 몇 가지 가독성을 떨어트리는 요인들이 있다. 아직 블록체인 이란 것이 사회적 합의가 되었다기보다 전문가들이 이끌어가고 새로운 개념들을 적립하고, 창출해 나가는 과정이다 보니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인용하는 문구가 매우 많다. 그 번역투의 어조가 이해를 어렵게 하고 결국 같은 내용을 논조의 굳히기를 위해서 계속 반복이 되다 보니 매우 지루하다.  또한 이해를 돕기 위한 도식, 사진 등이 매우 적다. 마지막으로 블록체인에 대한 장밋빛 미래를 전제하고 글은 쓰여있다. 분명 블록체인이 좋은 기술이고, 큰 변혁을 가져올 기술임은 맞다 하지만, 부작용에 대해서 지나치게 간과한 점이 아쉽다.


 하지만 필자가 끝까지 이 책에 손을 떼지 못한 이유는 간단하다. 분명 읽을 만한 가치가 있고, 현존하는 블록체인을 가장 상세히 적어 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인문학적 관점에서 불러올 미래의 가치에 대해선 매우 현실적으로 접근을 하고 있다.  『블록체인 혁명』을 기반으로 최대한 알기 쉽게 블록체인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블록체인 혁명』의 논지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핵심 개념, 그중에서도 으뜸은 "분산"

이 책에서 강조하는 핵심 단어는 다음과 같다. 분산, 신뢰, 프라이버시 보호, 민주적…. 이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단어를 뽑으라면 단언컨대 “분산” 이란 단어이다. 이 "분산" 이란 개념을 도입함으로 나머지 신뢰, 프라이버시는 자연스레 보호가 되고, 더욱더 신뢰가 있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분산" 이 개념은 현재 우리 사회 시스템과 매우 대립되는 개념이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대부분이 "중앙 집권식"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민족은 특히 나라의 기틀이 매우 오래전에 만들어졌으며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개념처럼 작게는 아버지라는 중심을 기준으로 한 혈연 모임부터, 크게는 왕,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국가 시스템을 이루며 살고 있다. 또한 군대만 해도, 회사만 해도  피라미드 식의 상명하복 구조가 되어 있으며, 결국 1명으로 꼭짓점으로 귀결되는 삼각형 구조의 프랙탈(부분이 반복되어 일정한 패턴을 만들고, 전체의 모양과 같은 구조) 형식의 시스템 속에서 우리는 살아왔다. (부작용도 있다. 상명 하복 식 관료제의 폐해에 대해서 많이 들어 보았을 것이다. 블록체인은 이 폐해를 없애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밑면 부터 삼각형을 이루며 결국 꼭대기의 삼각형을 중심으로 모두 연결되는 프랙탈식 시스템

또한 삼각형의 프렉탈 구조를 입체적인 관점에서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듯하게 시점을 바꾸어 보면, 수레바퀴의 축 처럼 중앙을 기점으로 서로 다른 개체들이 연결되어 있는 허브(Hub)라는 모양으로 바뀌게 된다. 보통 중앙 집권식 패턴을 부정적으로 "문어발식~"이라는 표현을 자주 하기도 한다.

 결국 이 책은 블록체인이 등장하면서 "문어발식 경영"과 같은 폐해를 없앨 수 있다고 주장한다.

좋으나 싫으나 "중앙 집권 시스템"은 사라질 것이며, 각 원소들이 자유롭게 연결되어 그물망처럼 짜이지만 결코 "중앙 집권", "허브", "정점" 이렇게 가운데에서 힘을 갖고 각 원소들을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은 결국 사라질 것이라 주장한다. 고조선 이후 중앙집권 체제를 갖고 살아왔는데, 그 시스템을 깡그리 날릴 수 있는 것이 블록체인이라 이 책은 설명한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좀 더 논의를 해보자.


경제활동에서 "돈"이란 무엇인가?

한 덩이에 오천만원 두덩이가 1억

블록체인 그 중에서도 비트코인에 들어가기에 앞서, 당신이 관심 있는 주제 "화폐" "돈"이 무엇인지 스스로 정의해 보길 바란다. 신사임당이 그려져 있으면 모두 오만 원인가?, 푸른빛이 도는 세종대왕 초상화가 있으면 만원인가? 그 초상화를 들고 이마트에서 물건을 살 수 있을까? 물론 불가능하다. 결국 돈은 "한국은행"이라는 중앙기관이 보증하고 그 가치에 대해서 사용자들의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만이 돈으로 인정이 된다. 실물 화폐의 경우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조폐공사를 통해서 제작하는 방식으로 그 가치를 보증하고 공공의 신뢰를 지켜낸다. 하지만 전자화폐의 경우 어떠한가? 전자화폐라고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당신의 구매 패턴을 생각해 보면 매우 쉽다. 당신은 일을 하고, 회사는 당신에게 월급(노동력에 대한 가치)을 급여 통장에 기록해준다.. 그리고 그 월급이 지속적으로 기록되었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카드회사는 당신에게 신용카드를 발급한다. 그리고 당신은 신용카드를 통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식사를 하고, 쇼핑몰에서 구매를 한다. 자!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실제 세종대왕이 그려진 지폐와 동전이 오갔는가? 아니다. 그 실물화폐가 없음에도 당신의 노동력으로 인한 대가를 받으며,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당신은 지불하였다.

 

 결국 실물화폐는 우리가 생각하는 화폐에 대한 개념을 유형화 한 수단일 뿐이고, 돈에 대한 개념만 서로 오가며 사회적 약속에 의해서 당신의 자산은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정리를 해보면 돈은 지폐나 동전이 아니다. 돈은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척도이며, 그 척도를 사회 구성원 모두가 신뢰를 기반으로 약속하고 동의한 결과다. 더 단순히 말하면, 돈은 사회적으로 합의된 가치다.

 그 가치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보증한 화폐를 통해 "일반 은행"에 입금되며, "은행" 과"카드 회사"의 신용 보증 하에 사용 된다. 현재까지는 금전의 가치를 연결하고, 보장해 줄 중계인, 대리인, 감독자, 보증인이 반드시 필요했다. 그리고 그들은 엄청난 수수료를 받아왔고, 한 국가의 통화량(물가)을 조절했으며, 신용 등급을 확인하기 위해 엄청난 개인정보를 요구해 왔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핵심 개념인 "분산 원장"을 사용하면서, 앞서 언급한 중앙 감독자(보증인)의 역할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블록체인의 핵심 개념 "분산 원장"

 블록체인 개념의 여러 개념 중 화폐라는 개념으로 발현된 일부분이 가상 화폐다. 그 가상 화폐의 여러 종류 중 하나가 "비트코인"(이더리움, 리플 등 ...) 이다. 이 가상 화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채굴(Mining)"이라 하고, 누군가 고난도의 연산 활동을 할 때마다 그에 따른 보상으로 일정량의 "코인"을 받는다.

 이 가상화폐는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와 다른 점이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에는 "그 자체"에 위조를 방지하기 위해서 숨겨진 그림, 홀로그램 띠, 시야각에 따른 잉크색 변화 등 보안 장치를 넣는다. 또한 은행에서는 보안카드, 공인 인증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은행 서버에 대한 해킹을 방지하려 노력한다. 만일 은행의 보안 망이 뚫려서 통장에 숫자를 마음껏 기재하고, 조폐 기술을 습득하여 진짜 지폐와 동일한 지폐를 어둠의 공간에서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실제로 달러화는 슈퍼노트라는 이름으로 완벽에 가까운 위폐가 만들어지고 있다) 경제는 파탄이 날것이다.

불량국가에서는 달러화를 실제 제작방법과 유사하게 제작한다. 하지만 미 연방 준비 제도(FRB)에서 보증하지 않았음으로 설사 완벽하게 똑같을 지언정 화폐로 인정될 수 없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실물 화폐와 달리 돈자체가 아닌 "돈의 이동 흐름"을 암호화하여 분산하여 저장하며 위조지폐, 은행 전산망 해킹에 대한 우려를 완벽히 불식 시킨다.

간단히 말해 돈이 아닌 돈에 흐름에 대해서 철저히 기록하고, 그 기록을 암호화하고 한 곳이 아닌 여러 곳에 분산 하여 보관하여 일일이 대조하면서, 혹시라도 있을 해킹에 대비한다.


만일 저 증표가 양갈래로 부러진다면 부러진 부분을 완벽히 복제할 수 있을까?

 조금 어려울 수 있으니, 이해를 돕기 위해 사랑의 증표를 떠올려 보자. 영화에서 가족이나 연인이 옥으로 만든 목걸이 알을 두갈래로 딱 부러뜨리고 나서 우리가 다시 만날 때 이 증표를 합치며 서로임을 "증명"하자 이렇게 한다.

 무작위로 부러진 옥 목걸이 알 단면은 절대 복제가 불가능함으로 추후에 만났을 때 증표로 "신뢰"할 수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도 마찬가지다.  시각화 해서 설명을 하자면, "A가 B에게 100만원을 주었다" 이 증빙 서류를 A와 B가 찢어서 나누어 갖는다. B는 C에게 50만원을 주고, C는 D에게 25만원을 준다. 그러면서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서로 이 증빙 서류를 모아서 (각 부분에) 기록을 하고, 또 찢어서 증표로 삼는다. 이 과정이 무한대로 나누어지면 이 서류의 조각을 서로 맞추고 거래의 내역을 기록하고 또 찢어 갖기를 반복한다. 결국 거래에 참여한 모든 사람의 거래 내역이 그 서류상에 기록으로 남는다. 그 찢어진 서류를 누군가는 퍼즐을 맞추고 새로운 거래를 기록하여야 하며 그 사람에게도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것이 블록체인의 원리이다. 찢어진 조각이 "블록"이며, 각 블록을 퍼즐처럼 암수를 맞추어 연결함을 "체인"이라 한다.  여기에서 서류의 퍼즐을 맞추고, 새로운 거래내역을 기록하는 사람이 우리가 이야기 하는 "채굴자"가 된다.

 좀 더 실제 전자 화폐에 빗대어 정리하자면, 블록체인은 돈 자체를 암호화 하지 않고 거래 내역을 암호화(찢어서 조각을 복제 불가능하게) 하며, 거래 당사자들 모두가 거래 내역이 적힌 서류를 갖게 한다. 결국 해킹을 하려면, 찢어진 조각에 쓰여진 모든 거래 내역을 바꾸어야 한다. 찢어진 (=분산된) 조각을 연산을 통해서 맞추고, 새로운 거래를 쓰는 과정을 하는 자에게 금전적 보상을 주어야 한다. 그 보상은 비트코인 혹은 이더리움과 같은 전자 화폐 그 차체다. 또 채굴을 하면서 조각을 모으고 그 보상으로 서류에 이름을 올리고 또 찢어서 장부를 보관하고... 이 과정이 전자화폐의 기본 구조이다. 블록체인의 또다른 이름인 "분산 원장(Distributed Ledger)" 이라는 단어가 여기에서 나온는 것이다.


블록체인에서는 어떠한 중심점도 없이 암호화된 정보가 분산되어 저장된다.


또 다시 결국 핵심은 "분산"

10분에 한 번씩 전자화폐는 분산원장의 내역을 업데이트 한다. 전자화폐를 해킹을 하기 위해서는 수만개로 암호화 되어서 쪼개어진 분산 원장에 거래 내역을 모두 해커가 원하는 숫자로 바꾸어 놓아야 한다 그것도 10분안에...   결국 해킹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해킹이 불가능 하다 보니 가상화폐에 대한 신뢰도는 무한대에 가까우며, 모든 과정을 조선왕조실록을 적었던 사관(史官)처럼 임금이 적지말라 명한 것도 "임금이 적지 말라 명하셨다" 라고 적기 때문에 블록체인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높을 수 밖에 없다.

 이 모든 거래 내역이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 내역은 각각의 개인용 컴퓨터에 저장될 수 있으며, 전 세계 각지에 퍼저서 저장된다. 이런 이유로 이미 은행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을 해서 보안성을 크게 높였다.

 이렇게 거래 내역이 분산되면서 금융사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 지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대한민국에서 중앙은행이 발행하여 그 액면가에 대한 가치를 보증 하는 것이 원화다.

또한 미국에서는 달러고, 유럽에서는 유로화다.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조절할 수 있고, 물가 상승을 조절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전자화폐로는 "중앙 은행"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물가 상승, 통화량 조정이 불가능해 진다.

 또한 전 세계가 일원화된 전자화폐를 사용한다면 환전에 따른 환차익, 환율 수수료가 사라질 것이다. 또한 1971년 닉슨이 선언한 "닉슨쇼크"(미국이 금본위제 : 달러를 갖고 오면 금으로 바꾸어준다는) 처럼 특정국가가 기축통화(국제간 거래의 기본이 되는 통화)를 무한정으로 찍어내면서 부채비율을 조정하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카드회사가 중계인이 되어 신용보증을 하는 일이 사라짐으로 카드 수수료와 같은 비용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비트코인과 같은 전자화폐는 블록체인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통화를 기준으로 사회의 변화를 알아보았고, "분산 원장"의 개념을 다른 곳으로 옮기면 어떤일이 생길지 2부에서 살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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