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공공의 적을 내 편으로 만드는 기술
서평 <이것이 공매도다 >
“공공의 적 공매도를 내편으로 만들 수 있는 비기(祕記)가 숨어있다. 공매도가 없다면 현재의 주식시장은 끊임 없이 오르기만 하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돌리기 게임이 될 것이다. 공매도의 참 기능을 제대로 파헤쳐 내 편으로 만들어 줄 책.”
주식을 해 본적이 있는가? 하루에도 수십 번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이 주식이라지만, 오르기만 하면 좋은 그 주식이 슬프게도 떨어질 때가 있다. 급격하게 떨어질 경우 “종목토론방”에 게시물들을 보면, 공매도에 대한 악평이 쏟아진다. 그들의 이야기를 매우 순화해서 표현 하자면 “공매도를 하는 세력은 주가가 떨어져야만 이득을 보기 때문에 주가를 개인 투자자들이 높이고 나면, 차액을 실현하기 위해서 시장에 거짓 정보를 풀어 주가를 낮춘다”고 말한다. 비단 한국의 일만 아닌 듯 하다. 책 내용을 보면 공매도 자들의 심장을 찢어 꺼내어 죽기 전까지 씹어 먹자”는 리만브라더스 전 CEO 딕풀드(Dick Fuld)의 매우 과격한 발언으로 책을 시작 한다.
“공매도” 청와대 신문고 게시판에는 공매도를 없애 달라는 청원도 끊임 없이 올라오는 상황인데 왜 공매도는 없어지지 않고, 도대체 공매도가 무엇이길래 이렇게 시끄러운 일을 만드는가? 이러한 공매도에 대한 궁금증을 싹 풀어줄 책이 드디어 나왔다. 용감하다 <이것이 공매도다 > 현재 상황에서, 매우 당차다 싶을 정도의 제목을 들고 나온 책에 대해서 몇 글자 적어 보겠다.
공매도(空賣渡) 말그대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空 주식을 賣渡 판매한다는 뜻이다. 주식을 빌려서 일단 판 후 나중에 그 주식을 갚으면 된다. A 회사 주식, 한 주를 100만원에 판매한다. (있지도 않은 것을 판매한다) 이후 주가가 50만원이 되건, 150만원이 되건 그 주식 1주를 메우는 방법 거래가 된다. 이러나 저러나 약속된 시간에 돈이 아닌 주식을 되돌려 놓는 개념으로 거래가 이루어 진다. 좀 더 간단하게 말해서 먼저 일정량의 주식을 비싼 값에 판매하고 나중에 주식이 싼 값이 되면 주식을 같은 양, 같은 자리에 되돌려 놓고 그 차액을 남겨 먹는 개념이다. 주가가 오르면 망하고, 주가가 떨어져야 살아남는 주식의 거래 방법이다. 보통 풋옵션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인버스 펀드의 경우가 비슷하게 주식값이 떨어져야만 이익을 보는 방법이다.
자! 이 공매도가 왜 생겨났는지 생각을 해보자. 주식의 경우 그 기업이 가치가 올라 갈 경우 (호재라던지, 미래가치가 올라간다 판단될 경우) 주가는 올라간다. “호재”, “미래 가치” 이 모든 것이 정보 싸움이고, 정보를 해석하는 일은 추후의 문제다.
이미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주가를 올리기 위해서 온갖 방법을 다 쓸 것이다. 증권가 찌라시에 루머를 날리는 것부터, 홍보팀을 이용해서 신문기사를 작성하여 보도기사를 날리는 것, CEO가 은근히 정보를 흘리는 등 엄청난 방법을 통해서 주가가 올라가기를 기다릴 것이다. 이미 주식을 가진 사람들을 주가가 올라가기를 바랄 것이고, 거품처럼 주가는 계속해서 올라갈 것이다. 말그대로 실속 없는 주가는 계속 올라가고 폭탄 돌리기 게임처럼 누군가는 폭락할 가치의 주가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거짓이건 진실이건 주가에 실시간으로 그 정보가 반영된다. 그 정보가 거짓일 경우 금융감독원에서 검사를 하고, 소송까지 가고, 증권 거래소 앞에서 플랜카드를 걸면서 여론 전을 하는 시간에 비하면, 거짓 정보가 주가에 반영되는 시간은 찰나의 시간이라는 표현도 부족하다. 하지만 주가가 떨어져야 돈을 버는 공매도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 부정적 정보가 실시간으로 주가에 반영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빠르게 그 정보가 주가에 녹아들 것이다. 결국 공매도를 통해 주가가 미친 듯 폭주하여 하루아침에 폭락하는 일을 막아준다. 정보와 정보의 싸움으로 주가가 폭주하는 것을 견제하는 장치가 바로 공매도다. 국가가 거짓 정보를 잘 막아주면 공매도가 필요가 없지 않겠냐고 묻는다면, 시간에 대한 반영이 늦는 다는 대답을 이미 했다. 대표적인 예가 몇 해 전 큰 인기를 끌었던 비트코인 열풍이다. 자고 나면 올라가는 가격을 견제할 방법이 없었다. 이미 거품이 많이 낀 그 비트코인을 누군가는 차익을 실현해야 했으며 신규로 들어오는 투자자들에게 넘겨야 했다. 결국 비트코인이 한창 재미를 볼 때에 비해서 현재 비트 코인 가격은 처참하게 떨어졌으며, 그 폭탄 돌리기에 피해는 늦게 진입한 사람들이 고스란히 떠맡게 되었다.
주식도 다르지 않다. 어쩌면 공매도가 더 위험한 투자일 수 있다. 삼성전자 주식이 하늘을 찌르고 올라갈 수 있지만, 현재 가격에서 떨어져도 0원이 된다면, 수익률은 100% 밖에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1980년대 전자 제품을 만드는 회사를 보면, 삼성, LG, 대우, 아남 이렇게 크게 네 개의 회사가 있었지만, 이미 두개의 회사는 사라졌으며, 우리가 모르는 사이 많은 회사들은 사라졌다. 장기적으로 보지 않더라도 공매도는 단기간에 치고 빠지는 방법이 대다수다. (실시간으로 부정적 정보를 파악해서 치고 빠지는 방법이다.)
공매도는 기업의 가치를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거짓 정보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다. 물론 개인이 공매도가 가능할 경우, 회사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는 도덕적 해이 현상이 발생 할 수 있고, 부정적 요소가 많기 때문에 공매도를 기업에 제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개미”라 불리는 주식 투자자들의 반발이 매우 강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공매도가 없다면, 주식 시장 자체가 비트코인과 비슷한 상황이 될 것이다. 물론 일본, 영국과 같은 국가에서는 공매도를 허용하지 않는다. 공매도 없이도 시장이 형성되는 국가도 분명 있다. 이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부정적 소식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손실 회피 성향 때문) 주가가 부정적 소식을 더 빨리 반영한다는 것을 반영한다면, 부정적 소식을 존재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공매도는 반드시 존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 이름만 들어도 적대시 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공매도의 존재의 이유 그리고 활용 방안(위험 헷지 역할)에 대해서도 알고 난다면, 공매도 그 자체가 왜 존재해야만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