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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올로스 Mar 12. 2020

문명의 붕괴, 말세론이 아닌 진정한 대비책(1)

제라드 다이아몬드의 <문명의 붕괴>를 읽고, 재해석 한 글입니다.

<총, 균, 쇠>라는 책으로 잘 알려진 "제레드 다이아몬드" 교수가 2005년에 쓴 책이다. 이미 15년 전에 쓴 책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까 싶지만, 제레드 교수의 통찰력은 선사시대부터 현대사회까지 쭉 아우른다. 인문도서답게 크게 시대의 흐름을 타지 않는 책이며, 인간의 본성과 환경이 쉽게 변하지 않는 한, 이 책의 가치 또한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무려 두께만 6cm에 달하고 800페이지에 가까운 책을 한국인의 입장에서 소화시킨 후, 서평보다는 이 책을 기반으로 필자의 생각을 기반으로 하여 글을 쓴다. 

 

 <문명의 붕괴>역시 <총, 균, 쇠>의 시작처럼 현재 제레드 교수가 서 있는 몬태나 주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시작을 한다. 광물자원, 수자원, 목재 자원이 나름 잘 갖추어진 곳인 몬태나 주가 왜 미국의 50개의 주 중에서 경제소득이 최하위에 처할 정도로 낙후된 지역이어야 하는지, 과거 골드러시가 있었던 그 시절의 번영은 어디로 갔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한다. 1장 몬태나 주에 대한 이야기는 지루할 정도로 현재 한국의 현실에서는 공통점을 찾기 힘든 글이다. 하지만 이 책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2장(과거사 회의 붕괴), 3장(현대사회의 위기)을 읽을 때는 그의 통찰력에 감탄을 금치 못하며, 15년이 지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모두가 패닉 상태에 있을 때 이 글을 읽으니 감동이 다르다. 

 2장 "과거 사회의 붕괴"에서는 과거 붕괴된 문명들을 여러 가지 과학적 기법을 통해서 그들의 삶을 복원해 보고, 그 찬란한 문명들이 왜 몰락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살펴본다. 

 우리 대한민국은 삼천리 금수강산, 삼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 있으며, 한강이라는 자원을 갖고 배산임수 지형으로 명당인 서울에 터를 잡고, 이 땅을 지키기 위해 투쟁의 역사로 살아온 우리로서는 대한민국이 위치한 북위 38도 부근이 얼마나 (지정학이 아닌) 지리학적으로 좋은 자리인지 알기 힘들다. 지금도 존재하는 외적의 존재, 반도국이라는 공간적 한계만 떠올리고 있지만, 5000년 전 혹은 1만 년 전 농경문화가 존재하기 전에도 나와 같은 종의 인류는 존재했고, 베어그릴스가 탐험한다고 돌아다니는 그 공간에 당신이 들어왔다고 생각을 해보자. 베어 그릴스(영국의 탐험가, 세계 오지를 돌아다니며 생존 법을 알려준다)는 고어텍스의 옷과 신발, 최소한 칼은 들고 돌아다닌다. 하지만 철기시대가 시작된 때가 약 2000년 전이니 그 조차도 없었던 열약한 시기에 우리 조상들은 탐험을 시작했고, 마야 문명과 같이 화려한 문명을 꽃피우기도 했다.

  

생존 전문가 베어그릴스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베이그릴스는 살아있는 개구리를 생존을 위해 그냥 먹는다.

 우리 민족이야 목재가 많아서 경복궁과 같은 목조건물을 짓고 살아왔지만, 처음 이 땅에 베어그릴스가 왔다고 생각을 해보자 우선 먹을 것을 찾아서 돌아다닐 것이다. 며칠 생존을 할 것이고, 집을 지을 것이며, 사회를 만들 것이다. 일단 부족이 형성되면 부족들이 먹고 살아갈 사냥감들이 풍족해야 한다. 또한 그 사냥감을 요리할 목재(땔감) 자원, 사냥을 할 돌화살촉이라던지(흑요석) 철분이 풍부한 자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철기문화를 꽃피운 가야 지방, 전라도 부근의 비옥한 평야, 강이 많고, 바다가 있어 수산자원이 풍부한 어쩌면 대한민국의 영토는 신이 내려준 유토피아다. 하지만 우리가 관광지로 가 있는 괌이나 사이판을 생각해 보자. 이 곳이 더 천국일 것 같지만, 전혀 낭만적이지 않다. 모래알로 인해서 물을 저장하기가 힘들며, 섬의 크기가 작으면, 사냥감도 적을 것이고, 그 섬에 철분이 풍부한 흙이 있다는 보장도 없으며, 집과 불을 얻기 위한 땔감(목재, 풀)이 사용량보다 빠르게 자라난다는 보장도 없다. 지금 사이판이나 괌은 여러 교역을 통해 사회가 유지되고 있고, 발전한 것이다. 

 결국 이 고립된 섬에서는 사회가 유지되기 힘들며, 인구는 늘었는 데 사용할 자원이 없으면 폭동의 수준이 아니라 카니발라이제이션 (동족 식인)의 상황도 충분히 발생한다. 제라드 교수가 이 책에서 문명이 유지되기 위해 몇 가지 중요한 사항 들을 언급하는데, 그중 하나가 주변 이웃과의 교역이다. 모든 것을 다 갖춘 땅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며,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 사회를 갖추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교역이 중요함을 언급한다. 

 (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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