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이 과학으로 자리잡기 위한 여정을 잘 설명한 책
경영학을 전공하고, 행동경제학, 진화 심리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선택한 책. 리처도 도킨슨의 <이기적 유전자>를 사고의 근간으로 삼고, 생물학에 대한 개념을 넓히고자 읽어 본 책.
문과를 나오고 경영학을 전공하고 IT회사에 있지만 마케터로서 철저하게 문과로서 코스를 밟고 살고 있는데, 지난 5년 정도는 지속적으로 이공계 쪽으로 안목을 넓히려고 노력하고 있다. 인문계 이공계 구분을 나누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세상은 융합되고 있고 단 하나의 학문만으로는 먹고사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세상은 변하고 있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원초적 진리가 존재한다. 인문학, 철학아 그것이고 생물학과 같은 순수학문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런 순수학문으로 접근하기 위해 이 책을 뽑아 들었다. 진화심리학에서는 인간이 왜 그런 심리를 가질 수 없었는지를 전통적 프로이트의 "심라학"보다는 "생물학"에 시점으로 설명한다. 소비자 행동론 → 행동경제학 → 진화심리학 → 생물학. 이 계보를 따라가다 보니 생물학 책까지 입문하게 되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느낀 결론은 사회과학이나 자연과학이나 둘 다 과학에 범주에 속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주된 내용은 생물학이 어떤 모델을 갖고, 일반화할 수 있는지 궁극적으로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에 적용할 수 있는 생물을 찾고, 그것을 다른 생물에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는지를 살핀다. 책 첫 페이지와 마지막 표지에는 "선수들끼리는 모델 생물이 먼저다!"라는 내용이 쓰여 있다. 모델 생물이 무엇인지 살펴보면, 생물학 연구 대상이 되는 생물을 의미한다. 초파리를 선택하느냐, 생쥐를 선택하느냐, 개구리를 선택하느냐 이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초파리를 통해서 얻은 생물학적 연구 결과를 인간 혹은 다른 생물에게 100%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장균을 모델 생물로 삼을 경우 단세포 생물에게 어느 정도 적용할 수 있지만, 인간에게는 적용할 수가 없다. 인간은 면역세포와 같이 다세포 동물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진화 심리학의 기반이 되는 실험 결과도 몇 가지 나온다. 우리가 학창 시절 난도질했던 플라나리아에 대한 이야기다. 1센티 정도 되는 무척추동물로 절반으로 자르면 그 잘라진 몸에서 눈이 나오고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며 재생되는 신기한 생물이다. 그런데 그 생물이 각 세포마다 기억력을 갖고, 그 세포를 갈아서 다른 계체에 뿌리면 그 세포가 다른 계체 속으로 들어가 기억 세포가 된다는 설명을 담고 있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품종 있는 개들도 인간의 필요성에 의해서 계량된 것이고, 우리가 먹는 치킨도 맛에 따라서 계량된 것이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 생물들은 개조되기도 한다.
코로나 19로 매우 시끄러운데, 치료제의 경우 먼저 동물실험이 우선이고, 그 대상 동물이 얼마나 인간과 생물학적 유사성을 갖느냐에 따라서 인간에 적용할 수 있고 없고 가 판단된다. 물론 일제시대에 731 부대에서는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고, 구제역이 사람에게 전염될 수 없듯 생물학적 일반화에 대한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어쩌면 생물이 진화하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속성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 상황에서 왜 그 속성을 잃어버렸고, 어떤 과정에서 잃어버렸는지를 찾아가는 마치 퍼즐을 맞추는 과정이 생물학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