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테세우스가 되자!

by 농소

평소에도 여기저기서 찌그덕거리며 볼썽사납게 굴러다닌 쇠침대가 선거철이 시작되니 유독 더 삐걱거리며 마음을 심란하게 만든다.


그리스 신화 이야기이다.

프로크루스테스 Procrustes는 아테네 교외의 케피소스 강가에 살면서 강도질하며 살아가는 자로서 그의 이름은 ‘늘이는 자’ 또는 ‘두드려서 펴는 자’라는 의미이다. 그는 지나가는 나그네를 초대한다면서 집으로 데려와 쇠침대에 눕히고는 침대 길이보다 짧으면 다리를 잡아 늘이고 길면 자르는 방법으로 죽여버렸다. 얼토당토않은 이유와 방법으로 사람들을 죽이는 그의 쇠침대는 남에게 해를 끼치면서까지 자신의 주장을 강제하는 아집과 편견, 독선과 독단으로 가득 찬 횡포를 상징한다. 이름하여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Procrustean bed’라고 불린다.


그런데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가 왕위를 물려받기 위해 아테네로 가는 길에 마지막 단계의 모험에서 프로크루스테스와 맞닥뜨리자 오히려 그를 잡아서 그의 침대에 눕혀 머리와 다리를 잘라 처치해버린 후 왕좌에 올라 아테네의 민주주의를 꽃피웠다. 하여 테세우스의 민주주의는 아집 편견, 독단과 독선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대신 상생과 공존이 뒹구는 사회를 천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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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아도 폭폭 한 살림살이인데 선거철이 시작되니 너도 나도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만들기에 정신이 없다. 도대체 다른 사람의 말은 듣도 보도 않으려 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가 여기저기 널부러져 굴러다닌다.

정치판이야 평소에도 권모술수가 분탕질하고 있는 형색인데 선거철, 그것도 대통령 선거철이 돌아오니 독기 품은 쇠침대들은 한 시도 쉬지 않고 더욱 거칠게 충돌하느라 정신을 못차린다.


빈부격차가 끝 모르게 심해지는 삶의 한 복판에서도 언제 어디서 어떤 모양으로 튀어나올지 도사리고 있는 모양새고.


북쪽을 악마라고 저주하는 이들의 마음에서도, 지방색 운운하면서 타지방을 냉소하는 이들에게서도 프로크루스테스의 쇠침대의 날카로운 쇳소리가 고막을 찢는다.


300만이 넘는 외국인들과 더불어 다민족 사회를 이루어가고 있는 중에도 흰색 말고 검은색만 골라서 피부 색깔이 다르다고, 우리들보다 못 사는 나라에서 왔다고, 말도 되지 않은 이유로 저 죽을 줄 모르고 프로크루스테스 침대를 만드는 부끄러운 짓을 저지르고 있고.


성취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비난하기에 악악거리는 것도 모자라 차별금지법이 역차별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반대한다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같은 소리나 쏟아내는 이들도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만들어놓고 거기에 누워야만 안전하고 평화를 누릴 수 있다고 억지를 부린다.

이처럼 여기저기 쌓이고 굴러다니면서 크고 작은 사달을 내는 수도 없이 많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가 끝 모르게 튀어나오는 대한민국은 상생과 공존이 살아 숨 쉬는 민주주의 나라일까? 과연 그럴까?

우리의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지금 당장 부숴 버리지 않으면 그것은 우리의 삶을 지치게 할 뿐이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위에 올라앉아 편 가르기 하는 어리석음을 이제 그만 멈추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더욱 거칠어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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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 선거철이 시작되었으니 ‘천심天心’을 불러올 수 있는 ‘민民’의 한 사람으로서 자칭 지도자가 되겠다고 사방팔방으로 얼굴 들이밀고 다니는 ‘그들’에게 충고 한마디 던진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로 당선될 생각일랑 애당초 거두고 독단과 독선, 증오를 조장하는 쇠침대를 단박에 부숴버리고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를 이룩한 테세우스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 ‘민’들도 우리 사회에 널려 있는, 독버섯처럼 웅크리고 있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부숴버리고 더불어 사는 테세우스 민주주의 사회를 이루어보자.


우리 모두 테세우스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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