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크리스마스는 12월 25일 인가?

by 농소

예수의 생일은 동짓날이다. 동지는 12월 22일이고 크리스마스는 25일인데 무슨 말이냐고? 황제 인적은 없지만 황제를 능가하는 권력을 휘둘렀던 전쟁 영웅이자 학자였던 시저가 만들었다는 율리우스력에는 동지가 22일이 아니라 25일이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16세기 들어 교황 그레고리가 새롭게 만들어 현재 사용하고 있는 그레고리력에는 지금처럼 22일이 동짓날이 된 것이다. 해서 동짓날이 25일이었을 적에는 크리스마스가 동지와 같은 날인 것이다.


그렇다 치고 동지와 크리스마스가 같을 수도 있는 일인데 그게 무슨 대수인가? 그렇다, 대수 맞다.


왜 동짓날을 예수 태어난 날로 삼았는가?

하지 때 그 세력이 최고의 정점에 오른 태양은 날이 갈수록 어둠 속으로 자지러들기 시작하다가 추분 때 빛과 어둠의 세력 균형이 0으로 되는 분기점을 맞이하고 이후부터 어둠의 세력에 밀려 점점 더 아득한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 마침내 최저점을 찍는 순간부터 어둠을 물리칠 수 있는 세력으로 다시 부상하기 시작한 날이 바로 동짓날이다. 하지의 0시부터 쇠하기 시작한 태양이 동지의 0시부터 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세례 요한이 기가 막히게 증언하고 있지 않은가! “예수는 흥하여야 하고 나는 쇠하여야 한다.” 예수가 동짓날 태어났다면 그보다 6개월 먼저 태어난 세례 요한의 생일은 하지이다. 그러니 예수는 당연히 뜨는 해요 요한은 지는 해가 된다. 다시 말해 예수가 동짓날 태어났다고 결정한(?) 이유는 동짓날이 태양의 탄생일이기 때문이다. 목하 예수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뭇 백성들은 태양이 생명의 원천임을 확신했다. 해서 나라마다 태양을 신으로 섬기는 종교가 탄생했으며 페르시아에서도 태양신 종교가 탄생했으니 바로 미트라교였다. 그런데 ‘태양신 미트라’가 ‘어머니 바위’에서 탄생한 날이 바로 12월 25일 동짓날이었다. 기상천외하지 않는가!


로마는 bc 1세기경 미트라교를 수입해 경배하기 시작하였고 특히 이러저러한 신들로 가득 찬 로마 세계에서 로마 군인들이 주신으로 섬긴 신이 바로 태양신 미트라였다. 전쟁 영웅이자 최고의 철학자이자 명상가였던,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아들에게 압살 당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시대에 미트라 숭배는 로마 군인 세계에서 최고로 번성했다.

로마 제국의 숱한 마이너 종교들 중의 하나로 명맥을 이어가던 기독교가 313년 콘스탄티누스의 정치적 결단에 의해 여러 공인된 종교들 중의 하나로 자리를 잡은 이래 황제의 음덕에 보답하듯 로마 제국의 충복 노릇을 빈틈없이 해오던 중 353년 교황 리베리우스가 12월 25일을 성탄일로 확정한 이래 현재에 이르고 있다.


처음 기독교의 성탄일 전통은 1월 6일과 12월 25일로 두 개였다. 1월 6일은 이집트 전통으로서 ‘처녀 코레’에게서 ‘아이온’이 탄생한 날이요, 12월 25일은 이미 말한 ‘태양신 미트라’가 탄생한 날이다. 예수 탄생을 축하하고 경배드린 동방박사들은 미트라교의 사제들이었다. 동짓날에 태양의 탄생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관습은 태양신 ‘미트라’ 숭배자들의 것이었는데 당시 기독교인들도 제법 많이 그 축하 행사에 참여했다. 해서 교회 권력은 아예 동짓날을 예수의 탄생일로 삼아버렸던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교도에 대한 정통 종교의 승리라고 궁색한 변명을 내놓으면서 태양을 섬기지 말고 태양을 창조한 신을 기념하라고 비틀었다.

예수가 태양신의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의사擬似 천문학인 점성술에 따르면 유대 민족을 상징하는 별은 토성 Saturn이었다. 유대인들이 토요일을 안식일로 지키는 이유이다. 그런데 예수가 태양신의 자리를 차지한 이후부터는 태양의 날 sun-day이 예수의 날이 되어 교회의 축제일이 되었다. 이름하여 主日聖守!

사실 예수가 12월 25일 태어났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성서 어디에도 예수의 탄생일을 정확하게 기록하지 않았다. 예수가 태어난 팔레스타인 지역의 12월은 장마철이다. 장마철에 밤하늘 별을 본다는 것도, 동방박사들이 별이 인도하는 대로 길을 따라 아기 예수께 경배하고 보물들을 예물로 드렸다는 것도, 목동들이 밤에 밖에서 양떼를 지켰다는 것도 도통 억지스러운 뿐이다.


그럼에도 그는 그날 태어나야 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교회 권력이 그를 25일 태어나게 만들었다.

갈수록 태산이라고?


인간은 신을 창조하고

신은 인간을 지배하고.

하여

인간은 신에게 무릎 꿇고 온갖 소원을 빌기 시작하고.


세상살이는 반드시 진실만이 끌고 가지 않는다. 진실만을 담지도 않는다.

종교는 마음의 작품이라지만 정치적 윤문 과정을 거쳐 백성들의 삶 속으로 깊이 들어왔다. 지금은 시들해졌지만 교회는 물론이거니와 웬만한 나이트클럽은 메리 크리스마스를 연말 대목 장사 호기를 삼았던 시절이 있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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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5천만 km, 8분.

허블 망원경으로 들여다본 지구와 태양 간의 거리요 태양 빛이 지구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여기서 단 1m만 틀어져도 지구 생명체는 살아남지 못한다. 46억 년 전 초신성 폭발로 탄생한, 직경이 140만 km인 태양 별은 우주 공간에서 보면 중간쯤 뒷자리나 간신히 차지할 정도로 그저 그렇고 그런 별이다. 그러함에도 태양 별은 단 1초에 3,800억 mw에 10억을 곱한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핵융합 원자력발전소로서 앞으로도 50억 년은 더 에너지를 생산할 것이다. 인간이 절대로 매달릴 수밖에 없는 별이 분명하다.


동짓날 ‘뜨는 해’로 탄생한 예수가 바로 태양 별 아닐까? 자신을 죽음으로 내몰면서까지 빛을 내는 그의 가르침과 행적이 곧 지구 행성과 지구 생명체들에게 생명 에너지를 주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하니 금년에도 크리스마스는 여전히 태양이 태어난 12월 25일이다.


인간의 삶은 이성이 지배할까? 감성이 더 지배할까?

크리스마스이브에 예수 탄생에 얽힌 비밀을 한번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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