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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커니

아버지의 소풍

by 별새꽃



다정하게 담소를 나누며
윗마을로 마실 가시는

아버지의 뒷모습
바라만 보다
깨어보니 꿈이구나

꿈이 현실이 되는 줄 모르고
집으로 돌아오니

겨울비와 함께 홀연히
소풍 떠나신 아버지

차가운 비 흠뻑 맞으며
우두커니 하늘만 바라보니

보이지 않는 별들 어디쯤엔가
내 아버지 계시려나


군인 두 명이 아버지의 팔짱을 끼고

고개를 넘어가는 꿈을 꾸었다.

학교에서 돌아왔는데 아버지는 홀로 별이 되셨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예지몽이라 생각하지도 못한

어린 나는 허망하기만 했다.

겨울비가 내리는 날 아버지는 나의 곁을 그렇게

떠나셨다.

믿기지 않은 꿈과 현실


그 후로도 많은 예지몽을 꾸며 살고 있다.

50년이 넘는 시간들

이젠 꿈을 꾸는 것이 두려울 때도 많다.

시할머니. 친구의 시아버지. 시아버지 등등

꿈을 꾸고 떠난 보낸 이들이 많기에

꿈이란 무의식의 세계라지만

왜 예지몽을 꾸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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