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어선 안되는데 엄마가 된 사람

혼자 사는 게 맞는 사람인데 결혼을 하고 가정을 만들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엄마가 되어선 안될 사람이 엄마가 되어버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안타깝게도 이런 사람이라는 걸 결혼을 한 뒤에야,

아이를 낳은 뒤에야 알아버렸다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생각이긴 했다. 하지만 말이나 글로 꺼내어 본 적은 없다. 그렇게 꺼내고 나면 속이 시원해지는 게 아니라 너무 슬퍼질 것 같아서.

나의 잘못된 선택이 남편과 아이의 행복을 막아버린 것이라는 죄책감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도 나는 지금까지 아등바등 노력하고 있는데 그 죄책감까지 인정해 버리면 더는 버티지 못할 것 같아서.


아이가 어릴 때는 좀 크면 낫겠지 싶었다.

그렇게 10년을 키웠는데도 가끔씩 불쑥 올라오는 생각.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혼자 살고 싶어... 가족도 친구도 없는 곳에서"


나에게 모든 것을 맞춰주는 남편과,

다행히 아빠를 닮아 밝고 명랑한 딸아이를 두고 이런 생각을 하는 게 또 죄책감이 들어 애써 지우려 노력하지만,

간간이 찾아오는 걸 막지는 못한다.

요 며칠 힘들었던 것도 해결되고 평안해졌다 생각했는데도 이런다.


'가족을 갖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아버려서'의 이유로 훌쩍 떠나기엔 용기도 없다.

내가 놓을 자신은 없으니 상대방이 나를 놓기를 기다리는 비겁한 태도로 버티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아이가 완전히 독립하고 더 이상 엄마를 찾지 않을 4-5년 정도 더 기다려볼까.


어디 나 같은 생각을 했던 사람.. 없을까..

붙잡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