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상처, 김현수, 에듀니티 (2013)
비동시성의 동시성 - 에른스트 블로흐 Ernst Bloch
과거의 질서와 미래의 질서가 동시에 존재하는 현상 (pp 39-41)
교사가 힘든 이유를 세상, 아이들, 직업병으로 이야기를 했지만, 내가 가장 눈길이 가는 건 바로 저 말이다. 이는 요즘 세상을 투덜거리면서 보는 내 시선과도 약간 맞닿아 있는 듯 하다. 신규 교사들이 교직을 보는 시선이 그냥 직업으로 여기기에 꽤나 고깝게 보곤 했는데, 그런 것들이 바로 저 '비동시성의 동시성' 현상때문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 조금 이해가 되었다. 그들이 처한 환경과 우리가 처한 환경은 너무나 다른데, 그걸 너무 일반화 했다 싶다. 그렇다고 그들이 아이들을 계산적으로 보는 것까지 동의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아주 특이한 상황이겠지만. 기존 교사들 중에는 그런 사람 없겠어?)
교사들이 자신을 성찰하기 위해 첫 번째로 마주해야 할 과제는
힘듦에 대한 자각이다. (p48)
힘들다. 정말 힘들다. 이게 투정인가 아니면 꾀병인가? 힘들면 그만 둬야지. 내가 남몰래 했던 소리. 나는 다할 수 있다고 믿으니까. 그래서 더 노력하니까. 그래서 행복하냐고? 아니다. 만족하지 않는다. 원래 만족은 끝이 없는거다. 나는 늘 모자라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노력하고 싶다. 그렇게 20년을 살아온 것 같다.
다시, 나는 힘든가? 만족하는가? 거기에 대한 답을 내릴 시점은 아니지만, 그래도 힘들다고 이야기할 만큼의 여유는 있는 거 같다. 쉼없이 달려온 것 같은데, 지금 내가 어디있는지 참 애매하다. 교사로서 부모로서 사회인으로서 내가 있는 곳은 어디일지. 어쩌면 그게 번아웃 증후근일지도 모르겠는데, 다행히 나는 여기서 잘 멈춘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을 만나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 모든 것을 치유하는 방법은 결국 공동체라고 이야기를 한다. 사람에게서 받은 아픔은 사람으로부터 푸는 게 맞는 듯. 면피만으로 만족하지 않으려면 그 사람들이 참 좋은 사람들이어야 한다. 그런 사람들을 찾는게 어렵긴 하지만, 안되면 책이라도 읽고, 강의를 보면 되지 않을까?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을 거라는 것, 나는 믿는다. 찾아 보자.
그게 바로 교원학습 공동체라면, 정말 바람직한 건데. 이상과 현실은 좀 멀리 있으니 상당히 아쉽기는 하다. 자연스럽게 만나야 할 공동체를 억지로 조직하라고 하니 그게 되겠니? (이렇게 조직이라도 하니 이야기라도 하지. 없는 것보단 낫지 않는가? 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