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거짓말

교사가 거짓말 할 이유는 무엇일까?

by 투덜쌤

상담시즌이다. 담임이 아니라 상담의 번잡함은 좀 벗어날 수 있어 다행이다. 올해도 참 여러 상담 사례들이 나온다. 그리고 역시나 담임과 학부모의 가장 큰 간극은 역시나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하는 행동과 집에서 하는 행동이 다름을 서로 인정하지 못하면 상담이 참 어렵다.

학교에서의 의외의 행동에 "우리 애가 그런다고요? 새롭네요. 집에서는 안 그래서 잘 몰랐어요"라고 대답해 주시는 학부모는 참 고맙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다르게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신다. 그렇게 생각하면 함께 문제점을 파악해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역시나 어려운 타입은 "우리 애가 그럴리가 없어요"라는 말로 방어벽을 치는 경우이다.

거기에 더해서 아이에게 확인해서 다시 선생님에게 따지는 경우이다. "우리 애가 그런 적 없다는 데요?" 이 정도면 문제가 심각해 진다. 아이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걸 전제로 학부모가 따지게 되면, 실은 교사는 아이가 거짓말 했다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자신의 아이가 그렇다는 걸 쉽게 인정하지 못하는 학부모를 설득하기란 쉽지가 않다. 결국에는 감정싸움이 되고 만다. 사실진위 여부와는 상관없이.


교사가 무엇때문에 아이를 일부러 나쁘게 볼까? 아니 왜 우리 애를 나쁘게 본다고 생각할까?

그건 아마도 학창시절의 나쁜 경험때문에 그렇지 않았을까 그냥 추측해 본다. 12년 동안 겪었던 학창시절에 이상했던 교사가 없었을리가 없지. 그랬던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교사의 불신으로 쌓였을 수 있겠지. 뭐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걸 아이에게 투영한다는 건 곤란한 일이다.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교사가 굳이 그렇게 이야기를 할 때에는 개인적인 감정보다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예전에는 담임교사가 학부모들을 나무래는 경우도 많이 봤던 것 같다. 집에서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학부모를 혼내기도 하고 심지어는 양육태도에 대해 시어머니처럼 혹은 시아버지처럼 나무래기도 한다. 저학년일 때에는 그래도 듣겠는데, 고학년인데도 (애도 통제하기에는 너무 머리가 커버리기도 했고) 그러면 '내가 어쩌라고'라는 마음이 들기도 할 것 같다. 그게 모두 부모 책임일까? 뭐 유명한 육아서적들을 보면 결국 양육태도의 문제라고는 하지만, 모든 것을 학부모 책임으로 돌리는 것도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함께 갈 길을 찾는 게 우선인거지, 누구를 탓한다고 해서 아이가 잘 할 리가 없다. 그것도 통제하기에는 너무 머리가 커버린 아이인 경우에는 더욱.


누구를 믿느냐가 참 중요하다. 아이일까? 교사일까? 교사의 입장에서도 아이일까? 학부모일까?

인간은 결국 자기가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하고 그러다보면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노력들이 불필요하다는 믿음을 주는게 가장 먼저일 거다. 그리고 그건 어른들이 해야 하지 않을지. 어른들이 먼저 서로를 이해하지 않는다면 아이에게 끼칠 영향이 나쁠 거라는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교사가 하는 말이 다르고, 학부모가 하는 말이 다르고. 그렇다면 아이는 어떤 말을 따라야 하는걸까?


상담은 서로를 이해하는 자리가 되어야 하지, 서로를 추궁하거나 나를 변명하는 자리가 되어선 안된다.

아이의 잘못한 점을 이야기하는 교사의 자세는 학부모와 그 문제를 함께 해결할 방법을 같이 논해야 하는 거다. 이론적으로는 이런데.. 실제로는 참.. 어렵다. 말 한마디에 서로 상처받다 보니 말이 곱게 안나간다. 코로나 상황이라 전화상담을 하다보니 더욱 더 그러하다. 하긴 대면을 해도 마스크때문에 얼굴표정을 못 보니 비슷할 거 같기도 하지만..


쓰다보니 교사 입장에서만 글을 쓴 것 같다. 학부모 입장에서 섭섭하지 않은 일이 왜 없을까?

하지만 서로의 상황이 충돌할 때 아이들의 말을 전부 다 믿을 필요도 없다는 말은 꼭 해 주고 싶다. 굳이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왜 그런 행동이 나왔을까에 대한 마음을 들어주면 어떨지. 시간을 가지고 대화를 하면 스스로 답을 찾기도 하는데.. 기다려주는 게 참 힘들어서 버럭해서 망쳐버렸던 지난 일들이.. 갑자기 생각나네.


부모도 부모인게 처음이라 늘 서툴다.

그게 참 당연한데, 다 안다고 착각하는 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니었는지. 지나고 생각해 보니, 참 그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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