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에 관한 그릇된 생각도 한 몫하는 건지
그린 스마트 스쿨이란, 기본적으로 낡은 학교를 고치는 일이다.
21세기의 아이들을 20세기의 교사가 19세기의 학교에서 가르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그만큼 학교의 건물은 꽤나 오래되었고, 새로운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 교육 환경도 바뀌어야 한다. 좀 더 시대적 요구에 맞도록 다양하고 개별적으로.
그래서 그린 스마트 스쿨이라는 게 생겼다. 교육부 사업이고 꽤나 많은 돈이 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학교 어디에서나 스마트 교육이 가능하고, 친환경으로 설계되어진 학교. 거기에는 학교마다 독특한 공간과 학생들이 즐겁게 생활할 공간들을 함께 담았다. 최근에 지어진 서울 하늘숲초등학교에 가니 정말 좋더라. (이건 그린 스마트 스쿨과는 관련이 없을거다. 그냥 신설학교. 하지만 잘 만들어졌다) 뻔한 학교가 아니라 무언가 비밀을 감춘 듯한 학교. 그리고 다양함이 있는 학교. 이런 학교는 더더욱 많아 져야 한다.
실은 여기까지라면 사람들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도 서울시에서 그린 스마트 스쿨에 선정된 학교 정문에는 근조화환이 올려져 있더라. 담벼락에는 현수막, 그리고 화환 문구들이 달려 있다. 그린 스마트 스쿨에 관해 서울시교육청에서 홍보하는 실시간 영상에는 반복되는 반대 문구 채팅들만 빽빽히 올라가고 있었다.
왜 반대를 하는 거지?
어찌보면 지난 강남에서 일어났던 혁신학교 선정에 관한 이야기가 일부분 있겠다 싶다. 혁신학교라고 해서 대단한 교육을 하고 있지도 않은데 너무 확대해석하는 게 아닌지. 그 사건으로 인해 혁신교육이라면 아이들을 망치는 교육처럼 느껴진다는 게 참 안타까운 일이 되어 버렸다. 실상은 혁신학교라서 학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물론 학력 외에 다른 부분도 함께 강조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학력을 폄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선에서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 모양이다. 혁신학교가 만병통치약이 절대 아니지만, 반대로 독약도 아님을 생각했으면. 그리고 이번 그린 스마트 스쿨은 혁신교육과는 전혀 상관없는 정책이다. 그러므로, 완전한 오해.
그렇다면 두 번째 반대 사유는 결국 리모델링 기간 동안에 학생들은 어디서 공부를 하는지에 대해서이다. 첨예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모듈러 교실이 잘 나왔다고 한다. 냉방, 난방, 환기까지 되는 건축쪽에서는 꽤나 혁신적인 제품인 듯 하다. 실은 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다녀오신 분들 이야기를 들으면 생각보다 좋다고 한다. 예전 교사로는 다시 돌아가기 싫을 만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991343#home
문제는 이걸 설치하면서 겪는 불편함이 크다는 거겠지. 일단 운동장이 많이 줄어들거다. 아니 없어진다고 봐야 하겠다. 그리고 리모델링하면 공사차들도 왔다갔다 할테니 등하교 기간 학교 생활기간에 안전이 우려되는 것도 맞다. 오래된 학교에 그냥 있을 때에도 안전은 문제되지 않는가? 게다가 그 학교에는 석면도 있다던데. 아무튼 그 기간이 1년이라고 한다면 1년 동안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분명 불편할거다. 모듈러 교실은 대안인거지 최선은 아니다.
그래서 학부모들은 반대를 한다. 왜 하필 우리 아이가 다니는 그 시기에 공사라니. 그것도 소규모도 아닌 대규모 공사를. 분명 지어지고 나면 그 이후 아이들은 혜택을 보겠지만 그 동안의 불편함에 대한 인센티브도 없다면 굳이 해야 하는가? 게다가 교육청과 학교는 제대로 설명도 하지 않았다. 학부모의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구조.
제일 큰 잘못은 결국 교육청이 아닐까 싶다. 학교는 오래된 노후화의 정도에 따라 절차대로 선정된거다. 교육청이 그 과정에서 학부모의 참여나 관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거지. 설득했어야 할 일을 그냥 밀어 붙였으니 반대할 명분이 되고 말았다. (어쩌면 설득이 제대로 되겠어?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학교가 오래되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있다면..) 차라리 대상학교를 두고 그 중에 학교에서 공모를 하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학부모들도 의사결정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학교에서 원하지 않으면 그 학교를 대상으로 빼면 될 거다. 모듈러 교실도 알고 보면 꽤나 예산이 들어가는 일이던데 안 하게 되면 예산이 남는거니 (지금까지 설계에 들어간 돈이 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딱히 상관없겠다. 대신 다른 학교를 선정하면 되겠지. 이제 이런 이야기가 널리 홍보(?)되었으니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하고 설득하면 된다. 오래된 교실을 언제까지 두고 있어야 하는가는 "내 아이는 괜찮아"라는 것과는 좀 다른 문제라고 본다. 학교의 안전을 위해 새롭게 짓는 건 교육청의 임무다. 그리고, 얼마나 부실한지를 학교 구성원들에게 이해시키는 일도 결국 교육청의 일이다.
설득의 시작은 왜 학교의 공간 혁신이 필요한가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해당되는 학교가 오래 되었다는 것, 1년의 불편함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많다는 것을 이해시켜야 한다. 학교가 더 좋아지고 누구나 이사오고 싶은 곳이라면 지역의 자랑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학교에서 인터넷을 사용하게 하는 게 문제로 볼 수도 있겠지만, 교육에 있어 각종 정보를 제공받고, 인터넷을 이용하여 소통하고, AI를 활용하여 자신의 개별적인 학습을 관리받는 것은 꽤나 의미있고 중요한 문제이다. 오히려 학교는 통제된 곳이 아니던가? 적어도 초등에서는 담임이 있어 학생들의 생활을 관리한다. 그렇기에 지나친 인터넷 이용이나 나쁜 스마트폰 사용습관이 형성될 까봐 걱정하는 건 기우일 듯 싶다. 오히려 학원가는 길에, 기다리다가, 집에서 더 많은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지.
우리 아이가 다닐 동안은 절대로 안돼! 라는 생각을 가진 학부모들도 있겠지만 좀 더 크게 설득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분명 접점은 찾아지리라 본다. 그렇지 않다면, 학교는 여전히 50년 아니 100년이 되어도 새로 지을 수 없다는 이야기인데.. 그렇게 하기엔 너무 아이들이 위험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