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전담팀이 필요한가?

업무전담팀의 투덜거림

by 투덜쌤

발생자체가 참 재미있다.


업무는 존재한다.

그래서 업무는 누군가가 해야 한다.

하지만 교사의 일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맡기고, 몇몇은 업무를 모두 해 내자. 일종의 업무전사가 되는 거다.

그런데 그 업무를 하는 사람들도 결국 교사이다.

그렇다면 그 몇몇을 누가 할 것인가?


혁신학교를 시작하면서 이야기된 업무전담팀. 시도와 발상은 나쁘지 않았다. 업무총량으로 볼 때 많은 일들이 줄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해 더 많은 일들이 줄어들고 조율되고. 하지만 결국 그 일을 누군가가 해야 하는 일인데 모두 똑같은 교사 중에서 그 일을 할 사람을 뽑는다는 게 참 힘이 들뿐이다. 할 사람이 있는 학교에서는 뭐 잘 돌아가고 아닌 학교에서는 안 돌아가고. 뭐, 이런 것들이 반복되다 보니 학년말이 되면 겪는 담당자의 부재가 늘 감정싸움으로 치닫게 한다.


나는 업무전담팀 안 할거지만, 학교에는 필요해


학교를 위해, 교육을 위해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그걸 누가 할 것인가를 두고는 늘 이해관계가 갈린다. 결국 맘약한 사람, 혹은 업무전담팀이 있어 편리(?)한 관리자의 요구로 지속되게 마련이다. 그 아래에는 승진이라는 굴레를 쓴 누군가가 속박되어 있을 뿐이다. 그 구조가 정착화되면 사람들은 익숙해져 더 많은 것들을 요구한다. 이것도 해 줘야 하고, 저것도 해 줘야 한다. 모든 업무는 다 전담팀 몫이고, 나는 그냥 학급만 잘 돌보면 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결국 학급이 교육의 시작이자 끝이니. 하지만 그 때문에 누군가에게 요구만 하는 건 부당한 일이다. 학급의 일은 그냥 내가 알아서 하니까 신경쓰지 마를 외치면서 누군가에게 끊임없는 요구를 하는 걸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입장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순환제라는 말을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거지. 부장도 순환제, 전담팀도 순환제. 교장도 보직제, 교감도 보직제. 모두가 한 번씩 돌아가면서 역할을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하지만 이건 이상일뿐이다. 말이 그렇지 학급을 이끈다는 것과 학교를 이끈다는 건 틀리고, 수업을 잘 하는 것과 업무를 잘 하는 것도 틀리다. 완전히 별개인 일들을 다 같이 해야 한다고 우기는 건... 글쎄다.


행정실이 좀 더 커졌으면 좋겠다. 대학교처럼 교사들은 그냥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교감과 교장이 교사로부터 나와야 한다면, 교사였던 교감과 교장의 권위를 인정해 주었으면 좋겠다. 물론 꼰대스러운 발언과 참견으로 교사 사회로부터 배척(?)받는 존재임을 알지만, 실은 그건 선배로서의 조언이자 충고일수도 있지 않을지. 나이를 먹어가는 내가 하는 모든 말들이 그렇게 읽힐까봐 매우 걱정된다. 진심을 전하는 방법을 조금더 익혀야 하는데.


몇몇 희한한 부적격사례는 어느 사회나 있다. 하지만 쉽게 일반화하면 안되겠지.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교사였는지. 다른 사람에 대해 잘 평가하면서 막상 나의 평가는 쓸데없다고 느끼는 사람이었지나 않은지. 정작 감정이 다칠까봐 자신의 교원평가는 보지 않으면서 타인의 교원평가에 신랄하신 분도 있긴 하더라. 존중은 하지만 따라 하고 싶지 않다. 상처를 받아야 마음이 더 강해질거라고 믿기에.


나는 업무전담이 좋다. 아이들을 만나는 일도 좋다. 굳이 둘 중 하나를 꼽이라면 업무전담이 조금 더 좋은 것 같다. 그렇지만 이렇게 다른 집단 취급하고, 혜택받는 사람으로 여겨지는 학년말 상황이 매우 불편하다. 좋아하지만 더 좋아하시는 누구를 위해 그만둬야 하나 고민중이다. 내가 옳다고 생각해도 다들 아니라고 생각하면 결국 아닌것 아닌가?


아이들 옆으로 돌아간다는 건 언제나 설레는 일이다. 어찌되었건 나는 교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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