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등교 대책 세우는 게 너무 힘들다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도 크다

by 투덜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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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에 등교 책임을 떠 넘겼다
옆동네는 원격, 우리 아이는 등교, 다른 동네는 미정
확진자가 17만명인데 개학앞둔 학교 학부모 멘붕


신문 헤드라인이 매일 아프게 와서 때린다. 그래 다 이해한다. 학교마다 다른 건 결국 학교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주기 위함이고, 학부모에게 설문을 하는 건 그들의 생각또한 내용에 담아보자는 것이다. 확진자가 17만명이라도 이제 지겨운 원격에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자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실은 학부모에 설문하지 않고 등교를 결정하면 학교장이 독재냐? 라는 말이 나올테고, 우리 학교는 소규모 학교인데 굳이 대규모 학교와 같은 기준을 정해야 하나 라는 반발이 나올 수도 있으며, 학원도 가고 어린이집도 다 가면서 왜 학교는 못가게 하냐고 볼멘 소리도 나올거다.


결국 드는 생각은 '어떤 결정을 해도 들리는 불만은 같다'는 거다. 그렇다고 그냥 하나로 밀어붙이자는 건 아니고.


오늘도 교무실에서 민원전화 열심히 받았다. 왜 학교를 나가가지고는 그런 욕받이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기다림에 지친 목소리들은 나의 머뭇거림을 그냥 편하게 받아주지 않는다.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건가요?"

"옆 학교는 벌써 안내가 되었는데 우리는 설문도 안하고 있잖아요!"

"도대체 왜 모든게 느리죠? 원격할 때도 그렇고, 일을 못하는 건가요 안하는 건가요?"


오늘도 방역상황이 수정 되었으며, 그로 인해 출결관리 규정이 또 바뀔거다. 오랜 논의 끝에 결정을 해서 안내를 했다. 누구는 굼뜨다고 이야기를 하겠지만 그걸 신중하다고 표현해 주시는 분은 없으려나? 결정이 마음에 들면 이해하시겠지만 아닌 사람은 또 다시 수화기를 잡고 그러신다.


"도대체 정신들이 있는 거에요? 지금 등교할 때가 아니잖아요. 당장 원격으로 바꿔요!"


이럴 때 말조심해야 한다. 너무 걱정되시면 체험학습이나 가정학습을 사용하여 일정기간 동안 출석인정결석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조곤조곤 말씀드린다. 그런데 결국 그럼 애를 누가 가르치냐고 물으신다. 음. 학교에 올 수 없는 그 한 아이를 위해서 교사가 원격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말일까? 기대가 너무 큰 것을 어떻게 낮춰드릴 수 있을지 열심히 고민해야 한다. 참 힘들다. 이래서 교사도 서비스 직인가?


조심스럽게 물어봐 주시는 분도 계시고 어려움에 공감해 주시는 분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말 하나하나에 상처받게 되는 건 아무래도 기대가 커서 그런게 아닐까. 어찌보면 나도 그 분들도 상대방은 이래야 한다는 기대가 확고한게 문제일지도 모른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이니...


그래도 오늘 전입 오신 학부모님께 오늘 결정된 내용을 가정통신문 인쇄해 드리면서 열심히 설명해 드렸다. 아직 반배정도 안 된 상황이라 온라인 가정통신문을 보지 못하실 듯 하여 안내해 드린건데 어머님이 너무 고마워 하시더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 이렇게 쉽게 풀리고 힘도 얻는데, 감정에 휩쓸린 전화나 문자, 홈페이지에 내가 너무 휘둘리는게 아닌지.


그래도 퇴근하기 전에 그 분의 눈웃음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아무리 원격이 편하다고는 하지만 사람은 결국 만나야 한다. 그래야 사람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그래야 공동체성이 이뤄지는 게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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