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간사하게도
(무좀 걸린 발바닥을 보여주는 건 아무래도 예의가 아닌 듯 하다)
발바닥이 간질간질하고
물집도 잡히는 듯 하고
각질도 일어나더니만 요즘에는 따갑기까지 하다.
결국 연고를 바꿨다.
피부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참 꾸준히도 발랐건만
별로 효과도 없는데다 약의 설명서에 장기외용하지 말라는 글이 찜찜하더라.
그래서 다르게 처방받은 연고.
신기하게도 두 달 가까이 속 썩이던 무좀은 조금씩 차도가 보였다.
고작 일주일 발랐을 뿐인데 눈에 띄게 달라졌다.
그리고 나는 또 슬슬 약 바르는 시기를 잊기 시작한다.
신기하게도 간지러움은 스물스물 다시 시작되었고
또 다시 연고를 찾으며 빨리 낫기를 바라고 있다.
근본적인 처방을 해야한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나는 발 씻는 걸 가끔 잊어버리고 귀찮아 한다
도대체 완치하고 싶은 마음이 있긴 한가?
물에 빠진 사람 건져놓으면 보따리 내놓으라고 한다지?
간사하게도, 필요할 때만 약을 찾는다.
그러면서 낫기를 바라는 건... 너무 지나친 욕심인데.
약만 탓하고.
단기처방만을 좋아한다.
남을 탓하고 내가 변하는 것을 게으르게 하면
발전이 없다고 늘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면서
나는 왜 이러고 사는지.
나까지 혐오하게 만드는 끈질긴 무좀
다시 한 번 이겨보겠다
작심삼일도 꾸준히 하면 언젠간 빛을 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