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필요한 건 초등학교에서 다 배우는 듯
4학년 도덕 첫 시간. '도덕공부, 행복한 우리'가 바로 단원명이다.
도덕을 왜 배워야 하는가라는 거창한 주제로 시작한다.
그러게 도덕을 왜 배워야 하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눠보니, '도덕을 배워도 잘 실천 안한다. 다른 사람들도 안하는데 내가 왜 하냐. 도덕을 배운다고 행복하지 않다.'는 분위기다. 하긴 도덕은 왠지 책으로만 익히는 것 같긴 하지. 도덕 시험 정도는 공부하지 않고도 100점이 가능했지 않는가? (물론 이것도 중고등학교로 올라가면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만)
교과서에서 배우는 도덕은 바람직한 행동규칙이나 마땅히 실천해야 할 사람의 바른 길을 뜻한다. '바람직한'이나 '마땅히 실천해야'라는 문구에서 살짝 고민이 되긴 하지만 4학년 수준이라면 그냥 상식선에서 이야기할 수 있을 듯 하다. 뭐 너도 알고 나도 아는 바른 길. 물론 실천이 힘들다는 것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래도, 그 길을 안다는 것과 아예 모른다는 건 차이가 있지 않을까?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잘 모르고 있는 게 아닐까? 그 바른 길로 상대방이 가지 않았다고, 내가 그 길을 가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적어도 잘못이 무엇인가를 판단할 줄을 알아야 하는게 아닐지.
내가 비록 나쁘게 행동하더라도 내 친구만은 도덕적이었으면 좋겠다는 건 결국 사람의 마음. 친절하고 배려깊고 단정하고 시간 잘 지키며 고운 말을 사용하는 아이들을 더 좋아하는 건 당연한 일인 듯 싶다. (내가 그런 사람인지 아닌지는 별개이고) 그렇기에 도덕적인 사람이 된다는 건 우리가 원하는 이상형에 가까운 일이고 모든 사람에게 호감을 주고 세상 사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일이 아닌지. 그건 상대방이 도덕적이지 않더라도 변하지 않는 진실이 아닌지. 결국 문제는 나야.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갑자기 이게 인생의 진리가 아닐까 떠오르는 순간이 있다. 이걸 가르치는 순간이 그랬고, 도덕을 가르치다가 내가 도덕적으로 결심하게 된다. 그래서 수업은 서로 배워나가는 순간이 아닌가 싶다.
누가 어떻게 하든 나는 내 할 도리를 한다.
내가 나인 것을 남에게 꼭 인정받을 필요는 없다.
나를 돌아보고 나를 가꾸고, 좀 더 나를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