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지 니가 알 필요가 있을까?
익명성이라는 전제로 글을 쓴다는 건 신나는 일이다.
특히나 나처럼 공무원이고, 교사이면서 많은 민원인을 상대하는 사람으로써는 특히 더 그렇다.
딱히 영리목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공무원으로써 윤리기준을 위반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흠을 잡으려면 어디 흠잡힐 것이 없겠는가? 정책에 대한 투덜거림이 있기도 하고, 학교에 대한 불만 불평이 살짝 묻어나오기도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지.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자기검열을 하게 되는게 영 불편하긴 하다.
교사로서 보는 시선도 살짝 그렇다. 아무래도 교사이기 때문에 사안을 보는 눈이 사회에서 보는 시선이나 학부모들이 보는 시선과 많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내 생각도 일반 교사와 다를 때도 많기 때문에 늘 걱정한다.
이렇게 쓰면 사회에서 나 매장당하는 거 아냐?
물론 근거없이, 억지로 까대자는 건 아니다. 괜한 어그로를 피우자는 것도 아니다.
나름 조심하고 있고, 균형을 맞추려고 하지만, 요즘 세상에 어디 나만 조심하면 되던가?
그걸 보는 사람들이 나를 규정해 버리는 데. 참 어려운 세상이다.
내가 나인것 보다 내가 어떻게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는게.
하하. 물론 안다.
나는 전국 18만 초등교사 중에 하나일 뿐이고, 나를 아는 사람이 이 브런치를 누가 보겠으며 (뭐 내가 홍보하지 않는 이상 말이다) 그리고 브런치에 쓴 글 하나로 나의 신상을 공개하면서 문제 삼을지. 그래 이런 걸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하겠지?
맞다. 글쓰기 싫다보니 자꾸 쓰지 말아야 할 이유만 챙기는 듯 싶다.
학교마다 상황은 비슷하고, 학부모들도 비슷하니, 나온 내용들이 특정한 사람들을 지칭할 리도 없고, 개인의 의견 가지고 그렇게 신경쓰는 사람이 있을리가 없지. 그래도 만약 누군가를 저격하는 글로 읽혔다면.. 참 난감한 일인거다. 해명이 가능이나 할까? (그럴 필요는 있고?)
마음을 좀 편하게 먹고, 하고 싶은 일을 써야 한다는 다짐을 한다.
최근에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나만의 일이 아닐텐데. 이런 글들을 못 쓰고 삼키고 있다 보니 울화통이 터져 미치겠다. 다른 사람들이 알 필요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브런치는 누구에게 홍보하고자 하는 곳은 아니니. 일기장인데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거지. 공감해 주면 감사하고, 불편하면 그냥 넘기면 되는 거고.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익명으로 쓰는 글쓰기의 재미라는 건 포기할 수 없는 듯.
절대로 실명으로 SNS를 운영하며 인생 피곤해지고 싶지는 않다. 어그로마저도 돈이 되는 세상인건 알지만 공무원인 내가 굳이 그럴 필요는.
이제 슬슬 글쓰기 위한 예열을 마치는 중이다.
이제 쓰기만 하면 되는데 말이지.
다짐은 이래서 늘 새롭다.
왠지 처음에만 거창하고 끝이 흐지부지되는게 좀 흠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