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

향수선화 그리고 히야신스

by 투덜쌤


날씨가 따뜻해졌다. 왠지 가슴이 벅차오르면서 무언가 해야할 것만 같았다. 그러다 눈에 뜨인 빈 화분 하나. 작년에 텃밭코인(?)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유행일때 샀던 화분이다. 상추씨를 뿌려서 몇 번 수확해 먹고는 겨우내내 한 곳에 처박아 둔. (그래서 아내한테 구박도 많이 받았다. 쓸데없이 사기만 한다고...)


또 다시 상추를 심는 건 별로 의미없어 보였다. 저 작은 평수에 상추씨를 다닥다닥 뿌리니 자라는 것도 영 시원치 않고, 관리하는 것도 귀찮았으며, 상추가 자라고 나서 고기를 굽는 일도 다 내 일이되니 맘이 가질 않았다. 이왕이면 편하고 쉽고 기분은 좋은 가성비 좋은 식물. 그걸 찾아야 한다.


때마침 오픈마켓에 1+1 상품으로 떳다. 역시나 가성비는 좋다. 무료배송으로 히야신스와 향수선화를 주문했다. 식물도 배송되는 아주 편리한 세상. 게다가 구근식물이라 매년 꽃을 볼 수 있으며 (과연 겨우내내 내가 잘 보관을 하고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향도 나서 온 집안이 향긋할 거라는 행복한 상상. 만족할만한 가성비 쇼핑이다!


수선화는 세 개, 히야신스는 하나가 왔다. 벌써 꽃봉우리가 맺어있어 수선화는 금방 필 것 같다. 향이 궁금해서 코를 대보니 인조향 느낌. 내가 생각했던 향긋함이 아니다. 무슨 비누냄새 같았다고나 할까? 그래도 노란 꽃이 피면 예쁘겠다 싶었다. 겨우내 방치되었던 흙들을 손보고 물을 촉촉히 준 다음 구근들을 심었다. 고작 4송이지만 꽃만 펴 준다면 제대로 봄단장 한 기분이다.


너무 따뜻하면 금새 꽃이 진다지? 꽃이 잘 자라면 일부러 그늘에 두어야 하나.. 고민이다. 실내니까 춥지는 않을텐데 말이지.


무슨 크리스마스트리 만들 때 기분처럼 마냥 들뜬다.

어쨌든 무언가 새롭게 한다는 건 참 좋은 일.

햇살마저 따스한 걸 보니, 내 마음에도 베란다에도 화분에도, 봄은 오나보다.

오지말라고 해도 계절은 그렇게 성큼 다가오나 보다.

이제 두 팔만 활짝 벌리면 되는 건가?


어서 와라. 내가 너를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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