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고민할 시간을 절약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아침에 출근하는 길은 늘 정해져 있다. 그러다보니 차선도 어느 길을 타야지 좀 더 빨리 가는지를 안다. 그건 네비보다 빠르다. 다년간의 경험속에서 얻어진 지혜라고나 할까? 불필요한 끼어들기를 계속하지 않고도 쾌적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는 건 여유있는 아침의 필수 조건이기도 하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한쪽 차선을 도색을 하는 건지, 아니면 경계석을 박아넣는 건지. 내가 애용하던 차선 하나가 막혀있는 거다. 1차선으로 가다가 좌회전 전용 차선으로 바뀌기 전에 3차선으로 바꾸는게 내 노하우의 하나였는데, 3차선으로 바꿔야 하는 그 부분을 막아버리고 공사를 하니 좌회전을 하는 차들도 직진을 하던 차들도 모두 3차선으로 몰리면서 쨈이 되어 버렸다. 어떻게 가야 할 것인가?
3차선으로 미리 들어가버리면 우회전하는 수많은 차들때문에 기다려야 하고, 2차선으로 들어가지니 막히는 3차선으로 끼어들려는 차들때문에 더 막히는 현상을 이미 목격했고. 그래도 2차선이 더 빠르지 않을까? 쓸데없는 아침 실험이 시작되었다.
미리 2차선으로 끼어들었다. 역시나 바보같은 짓. 우회전 차선으로 끼어들려는 차들과 1차선으로 가다가 막힌 차들이 몰리니 제일 늦는다. 그래서 미리 끼어들지 않고 최대한 1차선으로 가다가 2차선으로 끼는 전략을 썼다. 전 날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문제네. 그렇다면 역시나 최후의 방법. 그냥 무식하게 1차선으로 가다가 막히면 3차선까지 끼어든다. 눈치는 많이 보지만 어쩌랴. 차도가 많이 막히는 건 내 탓이 아닌데. 그리고 차선이 줄어든다는 걸 모두가 인지하기에 적당히 끼어주어 오히려 원할하다. 그래 이게 맞네.
사전에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맞다. 예측되는 사건들을 미리 제거하고 최선의 길로 가도록 프로그래밍 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런데 그게 통할때가 있고 안 통할때가 있더라. 사람이 하는 일에는 특히나 그런 일들이 많다. 갑자기 태풍이 올지 갑자기 재난이 닥칠지 누가 알겠는가? 그런 일들까지 사전에 예상(?)하고 벌벌 떠는 일들은 결국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뿐이다. 닥치고 나서 비켜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리 고민하지 말고. 고민했던 시간이 아까웠던 일이 꽤 많았던 걸 보면 나는 프로고민러가 아니었는지.
갑작스러운 할로윈 사건으로 인해 다음 주에 있을 수많은 행사들, 체험학습, 교직원 연수 등에 대한 고민이 많다. 적어도 애도기간만큼은 모두 자제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하면서도 행사를 애타게 기다렸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쉽게 "안돼"라고 이야기하기도 어렵다. 이리 저리 고민하다 보니 나오는 답은 없고. 괜히 머리만 아파온다.
그래 내일 닥치면 공문이 와 있겠지. 그나저나 아이들을 위한 안전교육은 계속 필요할 것 같다. 이런 사태가 과연 개인의 안전의식으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학교는 학교의 할 일을 하는 거고, 나머지는 사회가 해야 하는 거겠지. 누군가가 해야 할 일까지 컨트롤 하기에는 내 머릿속은 너무나 작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