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내리더니 거리엔 가을자국만 가득하다
1.
지난 주말에 산에 다녀왔다. 집 근처의 산이지만 그래도 오르막 내리막이 있고, 산책로도 제법 잘 되어있는 곳이기에 재미있는 등산(?)을 했다. 1시간 남짓한 코스를 걸어갔기에 등산이라고 말하기엔 좀 그렇다. 알게 무언가. 고작 그것밖에 안되는 곳에 등산화도 찾고, 등산복도 찾았던 내가 좀 우스워졌을 뿐이지. 산을 너머 찾은 맛난 음식점에는 제법 사람이 많았다. 나처럼 일요일 오후를 자연과 보내고 싶었던 거겠지? 국밥 한 그릇 먹는 모습들이 다들 비슷해 보인다. 마음이 편안해 지더라.
2.
어제부터 내렸던 비에 낙엽들이 많이 졌다. 지난 주에 밟아서 바스락 거렸던 녀석들이 너무 땅바닥에 들러붙어 있다. 물기가 남아있으니 자칫하면 미끄러질뻔. 이럴 때 등산화가 필요하건만 난 왜 오늘 요런 신발을 골랐을까. 조금만 걷다가 중간에 내려올 요량이었지만 위태위태 했다. 안 넘어지고 내려온 게 다행.
고작 일주일 차이일 뿐인데 산은 완전한 가을을 살짝 넘어섰다. 나무들을 보면 딱히 티가 나지 않는 것 같은데 바닥을 보면 이 많은 낙엽들이 어디서 왔을지. 그러고 나서 나무를 다시 보니 듬성듬성한 기분이 든다. 논리가 기분도 바꾸는가? 바닥을 보고 난 후 산의 풍경은 달라져 있다. 다소 쓸쓸하구만. 어찌 보면 쓸쓸한 건 내 마음일텐데.
3.
이번 주에 수능이 있다지? 매년 수능날 추웠던 건 아닐텐데 올해도 어김없이 춥다는 말이 나올 것 같다. 아침 기온이 5도 밖에 안된다고 한다. 슬슬 학교도 난방을 켜야 할 시기인지. 에너지 요금이 많이 올라서 학교마다 공공요금 관리가 비상이라고 하던데 울 학교는 어떨련지 모르겠다. 이런 오나가나 직장 생각. 왜 이리 충성을 하는 건지. 이건 결코 내가 교감이라서 그런건 아닐거다. 그냥 오.지.랖.
4.
11월 중순이나 되었으면 가을은 이제 많이 지나간 게 맞는 듯. 하루 하루는 꽤 더딘 것 같은데 계절이나 일년은 왜 이리도 빨리 가는지. 벌써 겨울이 다가 오고, 달력도 한 장 밖에 안 남고 예년과 달리 슬슬 송년회도 고민해 봐야 할 시기인 듯 하다. 코로나는 점점 늘어난다는데 위기감은 1도 없으니 나도 큰 일이다. 8월에 걸렸으면 유효기간이 4개월인가? 12월까지는 걱정없겠다 생각하고 있다. (그 때 후유증을 생각하면 다시 걸리고 싶은 생각은 1도 없다!)
시간이 정말 하릴없이 지나간다. 그 하루를 정말 소중하게 써야 하는데, 대충 소비하고 지나간 후 그 중요함을 곱씹는다. 슬슬 반성의 계절이 돌아오는데 여전히 게으른 손가락과 머리는 자꾸만 핸드폰의 영상들만 찾곤 한다. 마무리라도 잘 해야 하는 것 아닐까? 부질 없을 지도 모르겠지만.. 조금 더 자주 글을 써야 겠다.
이 결심도 내일이면 또 잊겠지?
부질없음도 습관이 되어버린지 어언 50년. 이런.